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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도박 파문, 비상걸린 방송가…MC가 없다

입력 2013-11-12 08:01 수정 2013-11-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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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도박 파문, 비상걸린 방송가…MC가 없다


방송가가 불법 도박으로 초토화됐다.

방송인 이수근(38)이 10일 수억 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방송인 탁재훈(45·배성우)과 아이돌 가수 출신 방송인 토니안(35·안승호)도 이수근에 앞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방송인 붐(31·이민호)과 그룹 신화의 멤버 앤디(32·이선호)도 같은 이유로 지난달 검찰 조사를 받았다.

문제는 이 5명으로 끝이 아니란 거다. 검찰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과 같은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연예인이 2~3명이나 더 있다. 이들 대부분이 현재 방송가에서 맹활약 중인 스타급이라 사건의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검찰 측은 도박 금액에 따라 각각 법적용을 어떻게 할 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들은 모두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해외축구 경기 등을 두고 한 번에 수십만∼수백만 원씩 걸고 수억 원의 '맞대기 도박'을 상습적으로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맞대기 도박'이란 도박 운영자에게 스포츠 경기 승리 예상팀과 베팅액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받거나 베팅액을 운영자에게 송금하는 '후불제 도박'이다.

11월 도박 파문에 뒤숭숭한 연예가의 표정을 짚어봤다.

▶예능 프로그램에 빨간불

연예인들의 불법 도박 사건은 개인적인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해당 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을수록 피해를 보는 방송사와 제작진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이수근의 경우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KBS 2TV '1박2일'·tvN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이하 마이턴)' 등 출연 중인 세 프로그램으로 모두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비교적 신속한 대응을 했지만 제작진들이 풀어야할 숙제는 여전히 산더미다. 당장 이수근의 빈 자리를 채울 후임 MC를 섭외해야하고, 미리 찍어둔 이수근의 분량을 어떻게 편집할지도 결정해야한다. '우리동네 예체능'과 '1박2일'의 경우 각각 19일과 24일 녹화분까지 촬영을 끝낸 상황. '마이턴' 역시 25일 방송분까지 찍어둔 상태다.

KBS 측은 "미리 찍은 녹화 분량을 어떻게 할지 대책를 회의하고 있다. 일단 19일 방송되는 '우리동네 예체능'은 통편집은 아니지만 최대한 이수근의 분량을 편집할 계획이다. 다음 주 방송에는 이수근이 아예 안나온다. 당시 이수근이 손가락 분량으로 녹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이턴'은 당장 11일 방송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마이턴' 측은 "첫 회에서 이수근이 우승을 했다. 전 회 우승자가 다음 회 게임에 참여하는 시스템이라 11일 방송 예정이었던 분량에서 이수근을 편집하고는 프로그램 내용을 풀어낼 수 없어서 결국 결방하기로 했다. 향후 분량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토니안이 출연 중인 QTV '20세기 미소년' 측은 "토니안이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 최종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토니안의 출연분을 예정대로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일 '20세기 미소년'은 토니안을 편집하지 않고 정상 방송된다.

앤디는 토니안과 비슷한 상황이다.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만 인정했을 뿐 혐의와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향후 방송 출연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 결과가 나올 때 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앤디가 출연 중인 JTBC '신화방송' 측도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KBS 2TV '출발 드림팀 시즌'와 SBS '스타킹' 등에 출연중인 붐은 이수근과 마찬가지로 "검찰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출연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탁재훈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없지만 최근까지 논의 중이었던 Mnet '비틀즈코드' 시즌3 출연이 사실상 물거품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탁재훈을 대체할 새 MC를 섭외중이다.

11월 도박 파문, 비상걸린 방송가…MC가 없다


▶믿고 맡길 MC 없다

검찰이 추가 조사를 할 대상 중 상당수가 예능인이라는 점에서 예능 PD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이수근·탁재훈·토니안·붐·앤디를 비롯해 거론되는 연예인은 총 7~8명.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2~3명의 연예인들 역시 현재 예능에서 활약 중이다. 이들 중 일부는 제작진에게 미리 언질을 주긴 했지만 딱히 대책방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한 방송사 PD는 "불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해당 연예인이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얘기를 해주긴 했다. 하지만 일단 기사가 나오고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제작진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답답할 따름이다. 만약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하차를 시킨다면 해당 연예인이 네티즌들의 표적이 되지 않겠나"며 답답해했다.

잇따른 불법 도박 사건으로 예능 PD들은 믿고 프로그램을 맡길 MC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김용만도 '맞대기 도박'과 불법 도박 방식의 불법 도박으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탁재훈과 같은 컨츄리꼬고 출신의 신정환(38)도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지상파 PD는 "올 초 김용만이 불법 도박으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을 때부터 함께 거론된 연예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루머만 듣고 그들을 캐스팅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또 이들 대부분이 활발히 방송 활동을 하고 있어서 이들을 제외하고 캐스팅하는 것도 사실상 힘들었다"며 "계속되는 도박 논란에 이제는 믿고 맡길 MC가 거의 없다"고 답답해 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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