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생환 광부들 퇴원…"열악한 광산 환경개선 위해 일하고파"

입력 2022-11-11 20:1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경북 봉화 광산에서 열흘 동안 고립됐다 구조된 노동자 두 명이 오늘(11일) 퇴원했습니다. 두 명 모두 다시 갱도 안에서 일을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반장 박정하 씨는 동료들이 광산에서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고 싶단 뜻을 내비쳤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손을 흔들며 활짝 웃었습니다.

[박정하/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처럼 그런 기분입니다.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볼까 합니다.]

박씨는 어둠 속에서도 시간이 가는 걸 알게 한 그 시계를 차고 입원 일주일 만에 병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두 손엔 '생존식량'이었던 커피믹스가 들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자신을 살린 건 커피믹스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박정하/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24시간 구조작업을 해준 우리 광부 동료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생명이라도 살리려는 그 진심이 제 가슴 깊은 곳까지 느껴졌습니다.]

오늘 취재진 앞에 서진 않았지만 보조작업자 박씨도 퇴원을 하며 구조에 애쓴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또 갱도 안에서 느꼈던 감정을 처음으로 털어놨습니다.

어둠이 밀려오니 정신이 마비되고 발걸음 하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이런 공포를 느꼈던 두 노동자는 몸은 회복했지만 불안은 여전합니다.

신경정신과 치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둘 다 다시는 광산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반장 박씨는 광산 안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정하/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광부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그런 사회단체와 연계해서 활동을 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아 나온 두 노동자는 당장은 '함께 환한 바다를 보러가고 싶다'는 소원을 말한 뒤 집으로 향했습니다.

관련기사

생존자가 전한 '221시간'…"괭이로 파고 발파도 해보고" 밥 대신 커피믹스…몸 맞대고 체온 나누며 '땅속 투혼' "아버지와 소주 한잔"…아들의 간절한 소망 이뤄졌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