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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쥔 떡 '뒤탈'…나경원, 별의 순간? 힘든 순간?

입력 2023-01-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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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손에 떡을 쥐려 한다는 당내 비판을 받았었죠? 당권 도전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나경원 저출산 부위원장이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제(10일)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도 연출이 됐죠.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반윤 후보'로 찍힐 수 있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별의 순간이냐? 힘든 순간이냐? 비윤계와 친윤계에선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어제) : 제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라는 뜻을 표시했고요. 사실 이제 그 관련되어서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드렸기 때문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저출산 대책을 놓고, 대통령실과 잇딴 파열음을 냈었죠. 결국 나경원 부위원장이 사퇴의 뜻을 밝혔는데요. 이 과정도 순탄치 못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들은 바 없다"고 부인을 한 겁니다.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어제) : {대통령실에서는 사의를 받은 적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어떤 형식으로 누구한테…} 저희가 두 가지 방법으로 사의를 표명했고요. 문자와 유선으로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김대기 비서실장에겐 나 부위원장이 문자로, 이진복 정무수석에겐 나 부위원장 측 인사가 유선으로 사의를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대통령실은 오늘(11일)에서야 사의를 표명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진한 뒤끝을 남기며 말입니다. "전화도 아닌 문자로 사의를 표하는 건, 고위공직자로서 예의를 갖추지 않은 거 아니냐"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는데요. 나 부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트랜드를 따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신년인사회 때 이런 일이 있었죠?

[천준호/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지난 2일) : 다만 좀 안타까운 것은 야당 지도부를 초청하면서 전화 한 통 없이 이메일 띡 보내고, 그런 초대 방식은 좀 이해할 수 없다…]

문자가 아니라 이메일로 '띡' 보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 부위원장의 사퇴 여부를 놓고 벌인 대통령실의 신경전! 여권 내부에서조차, 유치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들과 당원들이 보기에 얼마나 유치하다라고 느껴지시겠어요. 본인께서 사의 표명을 했고 문자로 보냈다고 하는데, 물론 비서실장께서 확인은 못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뭐 언론을 통해서 시시각각 다 보고를 받으실 걸로 알고 있고요. 그런데 굳이 대통령실에서 그런 워딩을 하실 필요가 있었나…]

나 부위원장, 기후환경대사직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죠. 대통령실에선 이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여전히 양손에 떡을 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습니다. 당내 시선도 곱지만은 않습니다.

[허용진/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명예직이든 명예직이 아니든 간에 하여튼 공식적으로 정부의 한 축을 대표하는 신분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공직이라고 하는 것일 텐데, 그걸 어떤 것은 버리고 어떤 것은 취하고 하는 것은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고 싶습니다.]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틀어진 표면적인 이유! 이 양손에 쥔 떡 때문이란 데는 이견이 없는데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나경원 의원이 자기가 대표 경선 마음이 있었으면 부위원장, 기후대사 안 받아야 돼요. 이걸 다 지금 양손에 딱 들고 그것도 먹으려는, 이건 잘못이야.]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우선 양손에 떡을 다 쥘 수는 없어요. 인구절벽이라고 하죠. 여성이 합계출산율, 그러니까 평생 자녀를 출산하는 비율이 지금 1이 훨씬 안 돼요. 심각한 문제란 말입니다. 경륜이 있는 중진 국회의원을 지낸 나경원 전 의원이 여기에 아주 합당하다, 이렇게 맡겼을 거예요. 그리고 그게 불과 두 달 전 아닙니까.]

그럼에도 기후대사라는 떡은 꼭 쥐고 있죠? 나 부위원장 측은 "한꺼번에 직을 모두 내려 놓으면, 항명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해명을 내놨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친윤계에서 이런 공격을 받고 있긴 합니다.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어제) : {친윤계로 불리는 의원님들께서 유승민의 길을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비판에 대해서…} 뭐, 이번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의 오해에 대해서는 충분히 제가 '아,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다'라고는 생각을 하지만 제 진위가 굉장히 다르게 알려졌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충분히 논의할 부분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대사직! 비록 명예직이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연결된 유일한 끈이기도 합니다. 만일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이 끈을 붙잡고 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죠.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출마를 한다 하더라도 뭐 대통령 선을 확 긋기보다 '이게 다 충정에서 나왔던 것인데 조금의 미숙함이 있었다. 결국 내가 그걸 풀기 위해가지고 이렇게 한다' 그런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어제) : 본인의 목표 지향은 친윤이잖아요. 친윤으로 돌아가는 거거든요. 그런 점을 솔직하게 당원들한테 이야기를 하고 하면 기회가 저는 없지 않다…]

나 부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당대표에 도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어제) : 나경원 의원 입장에서는 대통령하고 신뢰 회복을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신뢰 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되는데 당대표 출마 안 하면 기회가 안 주어져요. 그래도 당대표 도전해서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하고 다시 소통을 많이 할 수 있고 또 신뢰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잖아요.]

다만, 친윤 주류 후보에서 비주류 후보로 정치적 입지가 바뀐 상황이죠.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입니다.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나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이 저출산 대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직후에 조사가 실시됐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30.7%가 나 비대위원장을 차기 당대표로 지지를 했습니다. 김기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오차범위 밖에서 그 뒤를 따랐는데요. 지금의 지지세가 유지된다면, 승부수를 띄워볼 만하다는 분석입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어제) : 주류에서 비주류로 완전 신세가 바뀐 건데, 나 의원이 그렇다고 지금 당원 지지도가 갑자기 확 다 빠지지는 않거든요, 일부 빠질 수도 있고. 하지만 비윤 쪽 당원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당원들은 지지율이 또 좀 플러스되는 면도 있거든요.]

반면, 나 부위원장이 전대에 나오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죠. 특히 친윤계에서 강한 비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윤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는 겁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윤석열 대통령은 '당신은 내 편이 아니다'라는 그런 입장이 지금 확실히 드러났잖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이제 어떻게 할 거냐. 그렇다고 제가 보기에 나경원 전 대표가 유승민 의원처럼 그렇게 반대운동을 하듯이 그렇게 갈 수는 없을 거고…]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나 부위원장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대통령과 각을 세워서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키우려는 사람, 당 지도부 될 자격 없습니다.]

정 비대위원장의 말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건, 다름 아닌 김기현 의원이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정진석 비대위원장님이 정확하게 말씀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말 안 해도, 눈빛만 봐도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도록 당 지도부를 잘 구성해야, 이게 손발이 척척 맞아서 돌아간다.]

대통령의 뜻과 맞지 않은 당대표 후보, 나 비대위원장을 누가 도와주겠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차기 총선 공천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서 현직 의원이든, 원외 인사든 선뜻 돕겠다고 나서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일부에선 나 부위원장이 별의 순간을 맞았다는 평가도 있죠? 별의 순간은커녕 힘든 순간이다, 꼬집기도 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지금 별의 순간은 아니고 굉장히 힘든 상황이죠. 별의 순간은 뭐 눈만 뜨면 구름떼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찬양할 때.]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오히려 그분들이 힘든 순간이겠죠. 왜냐, 줄을 서야 하니까요. 나경원 전 의원이 이제 출마하게 되면 그분들이 복잡해지는 거예요. 양다리 세다리 네다리를 걸쳐야 되는데…]

그런데 말입니다. 나 부위원장만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건 아니죠. 당권주자 가운데 유독 김기현 의원 주변에만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있는 상황입니다.

[김용남/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국민의힘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 쪽에 가 있다고 보면 되거든요. {이른바 '김장연대' 쪽에 지금 가 있다?} 그렇죠. 그런데 이 쏠림이 너무 심해 보여요. 역대 전당대회에서 이랬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쏠림 현상이 심해 보여요.]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 영남 출신이죠. 공천은 곧 당선이다! 영남 의원들이 '윤심'을 따라 빠르게 줄을 선 게 아니냐는 겁니다. 총선 본선에서 경쟁력이 중요한 수도권 인사들, 걱정이 큰가 봅니다.

[김용남/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21대 총선은 그때 황교안 대표 시절에 희한하게 당대표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다 영남 쪽으로 도망가는 거예요, 총선을 앞두고. 완전 망했죠, 21대 총선. 그래서 이렇게 쏠림이 심하면 결과가 조금 걱정스러운 것 같은 부분이 있더라고요.]

김기현 의원의 수도권 경쟁력! 뭔가 보여줘야 할텐데요. 서울 양천갑에 지역구를 두고 있죠. 친윤계인 조수진 의원도 물음표를 달았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김장연대, 김장연대 하니까 누가 배추냐. 그러니까 주역이 누구냐. 김기현 의원이 당권주자인데 많은 사람들이 장제원 의원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당대표 후보가 누구에게 가리는 것, 이건 굉장히 그러면은 또 장점이라고 볼 수만은 없거든요.]

안철수 의원! 이 틈을 파고 들고 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수도권연대 대 PK연대의 싸움으로 규정을 했는데요. 수도권에서 승리할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중입니다. 김기현 의원의 세과시! 자신이 없어서라고 직격을 하기도 했죠. 최근 인산인해를 이뤘던 선거 캠프 개소식도 '버스 떼기'다, 평가절하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사람들을 모아서 세 과시하는 거를 보면은,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저렇게 보여주기로 세가 있는 것으로 그렇게 사람들에게 각인을 시키려고 할까, 그런 걸로 받아들입니다. {자신이 없어서 사람들이 보여주려고 하는 과시다. 아니, 사람들이 모인 거 아니에요? 자발적으로 그게.} 자발적 아닙니다. 버스로 이렇게 많이 동원했습니다.]

수도권연대의 핵심 키! 바로 나경원 부위원장(서울 동작을)인데요. 그동안 친윤계로 분류됐던 나 부위원장! 지금 출마를 포기한다면, 그 지지세가 김기현 의원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죠. 나 부위원장이 비윤계 후보로 나서야 수도권연대의 파이가 커집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수도권에서 승리해서 다수당이 돼라' 이제 그 열망이 너무나도 강하십니다. 제발 좀 수도권에서 이겨달라고. 그래서 저는 만약에 저하고 그다음에 또 비수도권, 영남 쪽 의원과 1대 1로 대결을 한다면 저는 저한테 표를 많이 줄 것이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안 의원! 나 부위원장이 출마하면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거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부에선 유승민 전 의원까지 포함한 '유안나' 연대설도 등장을 했는데요. 서로 직접 손을 잡지는 않더라도, 결선투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지세가 모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동병상련이라고 할까요? 유 전 의원이 나 부위원장을 지원사격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대구 '뉴스 7' / 어제) : 나경원 전 의원이, 부위원장이 임명직 장관급 공직자인데, 그 사람이 정책에 대해서 한마디 한 걸 두고 지금 용산의 대통령실이 몇 날 며칠을 두고 계속 노골적으로 거칠게 이렇게 비난하고 이런 모습을 보고 대통령실에서 딱 이렇게 지목을 하니깐 윤핵관들이 그냥 달려들어가지고 집단 린치를 하고 왕따를 시키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국민의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청띠를 나눠주면서 윤핵관인 분들만 청군으로 나누고 나머지를 지금 백군으로 다 몰고 있는 기세잖아요, 유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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