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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차갑게 식은 푸들 지키던 시바견…강추위에 버려진 10여 마리

입력 2022-12-26 19:17 수정 2023-01-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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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정도 됐을 거예요. 그날이 엄청 추운 날이었어요."


지난 17일 버려진 강아지들이 있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수락산으로 향한 박희준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이 당시를 회상하면서 한 말입니다.

박씨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쯤, 같은 시간 노원구 일대의 기온은 영하 6.5도였습니다. 같은 날 최저 기온은 영하 11도, 강아지들이 발견된 장소가 산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온은 더 낮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총 17마리가 있었어요. 죽은 애(토이푸들)를 지키는 시바견도 한 마리 있었고…"

박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토이푸들이 있었습니다. 엄동설한에 온기가 사라진 토이푸들 곁에는 시바견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산 한가운데 집단 유기된 것으로 보이는 강아지들을 본 박씨는 곧바로 노원구청과 노원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당시 당직을 서고 있던 구청 직원 3명을 포함해 시민, 경찰관 등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정주연 노원구청 당직사령은 "(강아지들이) 밤새 추위에 떨어서 손발이 빨갛게 얼어 있었고 다리를 저는 강아지들이 많았다"라고 말하며 그날 처참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박씨를 비롯한 구청 공무원들과 시민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강아지 살리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며칠 동안 굶었을 강아지들에게 물과 간식을 줬고 살인적인 추위로 꽁꽁 언 몸을 담요로 녹였습니다. 이후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직원이 도착해 구조 작업을 펼쳤습니다.

구조된 유기견은 현재 한국동물구조협회와 노원반려동물문화센터 '댕댕하우스'에서 보호 중입니다.

지난 19일 시작된 입양 공고 기간은 오는 29일까지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유기견은 안락사 절차에 들어갑니다. 추위 속에서 죽다 살아난 강아지들이 계속해서 살 수 있을 거란 보장조차 없는 겁니다.

박씨는 "큰 죄가 된다고 인식이 되면 유기가 줄어들 텐데, 우리나라는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해) 너무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 강아지들을 물건 취급하고 학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소유자 등은 동물을 유기해서는 안 되며, 유기 시 제46조에 의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지난 17일 수락산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과 유기동물 홈페이지 '포인핸드'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상제작 최종운 / 인턴기자 박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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