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세금이 예상보다 59조원 덜 걷히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세금을 잘못 계산한 탓에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부족한 세금을 메우기 위해 환율 방어에 써야 할 기금 20조원을 끌어 써야 하고, 지자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김민 기자입니다.
[기자]
기획재정부는 올해 400조5천억원의 세금이 걷힐 걸로 보고 예산안을 짰습니다.
그런데 오늘 기재부는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연말까지 341조4천억원만 걷힐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예상보다 59조1천억원 부족한 걸로, 역대 가장 큰 폭의 오차 금액입니다.
3년 연속 두자릿 수 오차이기도 합니다.
기재부는 세금이 안 걷힌 건 전세계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반도체 부진과 부동산 경기침체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정훈/기획재정부 세제실장 : 미국·일본이 다시 큰 폭의 세수 감소에 직면하는 등 주요국들도 당초 전망보다 세수 변동 폭이 확대된 상황입니다.]
세수 구멍을 메우기 위해 기재부가 꺼낸 카드는 기금 투입입니다.
환율 방어에 주로 써서, '외환 방파제'라 불리는 외국환평형기금에서 20조원을 끌어오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이 기금에 빌려준 돈을 일찍 받는 것뿐이란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돌려막기라고 지적합니다.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돈을 빌려오나 집에 쌓아놨던 적금을 깨나 실질적으로 마찬가지다. 돈을 빌려오지 않을 때는 부채 비율이 올라가지 않는 것일 뿐 전체 재정 운영 측면에서 보면 같은 거다.]
펑크난 세수 때문에 지방재정도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원래 나눠 받아야 했던 23조원을 못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행정안전부는 각 지자체에 꼭 필요한 예산만 쓰는 '세출 구조조정'을 요청했습니다.
[영상디자인 홍빛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