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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 와일드카드 3인방, 4년 전 실패는 없다

입력 2012-07-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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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 와일드카드 3인방, 4년 전 실패는 없다



역시 형들은 듬직했다. 형들의 솔선수범한 플레이에 동생들도 함께 신이 났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3인방 박주영(27·아스널), 정성룡(27·수원), 김창수(27·부산)가 14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 데뷔해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모두 선발 출장한 이들은 각 포지션에서 후배들과 녹아든 모습으로 우려를 잠재우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홍명보 감독도 이들의 활약에 "각자 포지션에서 맡은 임무를 잘 소화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홍 감독의 말대로 이들은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지난 2월 29일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예선 이후 136일 만에 실전에 모습을 드러낸 박주영은 전반 18분 만에 윤석영(23·전남)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감각적인 왼발 힐킥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오른쪽 측면 수비로 나선 김창수는 풀타임을 뛰면서 공·수 양면에서 활발한 몸놀림으로 측면을 지배했다. 골키퍼 정성룡은 비록 1실점했지만 뉴질랜드의 빠른 역습, 슈팅을 잘 막아내며 성인대표팀 주전 골키퍼다운 면모를 보였다.

형들의 활약에 동생들도 힘을 냈다. 중심을 잡아주는 형들 덕분에 동생들은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2골을 넣고 경기를 이겼다. 주장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은 경기 후 "형이 있어 편하게 경기했다. 주위 선수들이 좋은 포지션을 차지하게 만든다. 경험이 많아 확실히 달랐다"고 말했다. 중앙 수비 김영권(23·오미야)도 "창수형이 많이 도와주고 말도 많이 하고 있다.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나란히 4년 전 실패를 경험했다. 1승1무1패 조 3위로 탈락했다. 박주영, 정성룡은 3경기에 모두 출장해 좌절을 맛봤고, 김창수는 단 한 경기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더이상 기회를 얻을 수 없을 줄 알았지만 이들은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험 있는 선수들이 필요했다. 국제 대회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의 역할이 큰 도움이 된다"며 이들을 나란히 중용했다.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팀과 한 번도 호흡을 맞추지 않아 우려됐지만 이들은 먼저 솔선수범하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4년 전에 비해 팀 분위기도 좋다며 이들은 자신감을 보였다. 정성룡은 "4년 전보다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려고 하는 게 눈에 띈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이라 받아들이는 반응도 빠르고, 의욕들이 넘친다"며 "뒤늦게 들어왔지만 정말 이번에는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김창수도 "선수들끼리 정말 말도 많이 하고 분위기도 훨씬 좋다"면서 "나도 기회를 얻었고, 뭔가 보탬이 되고 싶다. 선배로서 많이 도와주며 마지막에 좋은 결과 내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올림픽 와일드카드를 통해 효과를 본 적은 없었다. 부상, 부진 등으로 재미를 못 봤다. 그러나 뉴질랜드전을 통해 와일드카드 3명은 그동안의 잔혹사를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4년 전 탈락을 딛고 한국의 올림픽 축구 첫 메달이라는 꿈을 위해 다시 뛸 3인방이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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