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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트럼프식 모델 따를 것"…북 달래기 나선 미국

입력 2018-05-17 18:41 수정 2018-05-1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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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에 대해서, 미국은 정면충돌 대신 진화를 일단 택했습니다. 백악관은 "여전히 회담을 원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리비아'가 아니라 '트럼프식 모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17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는 북·미관계, 또 남북 고위급회담 무산 대책을 논의한 청와대 NSC회의 소식 등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돌이켜보면 북·미관계는 항상 롤러코스터였습니다. 90년대와 2000년대에 벌어진 1, 2차 북핵위기는 한반도 정세를 벼랑끝으로 몰았고, 급기야 올해, 새해 벽두부터 '핵단추' 설전이 오가며 위기가 고조됐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1월 1일 / 신년사) :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말 그대로 살벌했던 북·미관계는 비핵화를 위한 대화 테이블에 앉기로 전격 합의한 뒤부터 확 달라졌습니다. 두 정상이 서로를 띄워주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9일) : 그들을 석방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해 들으시고 사의를 표하시었습니다.]

여기에 북·미회담 일정까지 발표가 되고 나니, 한반도 비핵화, 진짜 거의 다 왔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습니다. 이제 관심은 과연 둘이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할지, 어떤 '세기의 장면'을 연출할지에 쏠렸는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신혜원/반장 (JTBC '정치부회의' / 지난 11일) : 남북의 '도보다리 독대'에 큰 관심이 쏠린 만큼 이곳에서 북·미의 오붓한 '오솔길 독대'가 성사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김칫국을 너무 빨리 마신 것일까요? 순항하던 북·미관계에 북한이 급 제동을 걸었습니다. 미국 볼턴 보좌관에 대항하는 북한의 '강경파 어르신', 김계관 부상이 긴급 담화문을 낸 것인데요. 일방적 핵포기와 리비아식 선례를 강요한다면 북·미정상회담을 안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갑자기 훅 들어온 공격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었습니다. 기자의 샤우팅 질문 세례를 받고도 저렇게 침묵을 지켰는데요. 오늘은 답을 내놨습니다. '정면 충돌' 대신 '신중론'을 택한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6일) : (김정은 위원장이 엄포를 놓고 있다고 보나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봅시다. 알게 될 것입니다. 시간이 말해줄 것입니다. (여전히 비핵화를 주장하는 것인가요? 한반도 비핵화 주장을 여전히 고수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지켜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적어도 미국이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들립니다. 또 여전히 비핵화는 유효하다는 것은, 미국이 완전히 물러서지도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백악관은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리비아식 모델'에 선을 그으면서 정해진 틀은 없다, 다만 '트럼프식 모델'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16일) : 이것(북한의 비핵화 해법)은 트럼프 대통령 모델입니다. 그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운용할 겁니다. 우리는 100% 자신 있습니다. 전에도 여러 번 말했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는 최고의 협상가이고 우리는 그 부분에서 매우 자신이 있습니다.]

백악관은 '트럼프식 모델'의 구체적 의미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북한이 협상 1순위 조건으로 '체제보장'을 내걸은 만큼 선 폐기, 후 보상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비핵화 과정에서의 테러지원국 해제, 대규모 민간 투자 등 부분적인 보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타겟이 된 볼턴 보좌관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입니다. 북·미회담의 목적은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이며, 여기에 한발짝도 후퇴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을 '사이비 우국지사'라 부른 김계관 부상을 향해서는 '문제있는 인간'이란 말로 응수했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16일 /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 : 이런 반응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2003년 부시 행정부 당시 6자회담을 진행하며 제가 김정일을 '독재자'라고 했더니 북한은 저를 '인간쓰레기'라고 불렀습니다. 또 저를 '흡혈귀'라고 부르며 못났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런 것에 익숙합니다. 북한은 원래 그렇게 행동합니다.]

볼턴 보좌관은 한국의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 다만,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 끝없는 대화에 빠지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협상의 다른 한 축,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통화를 가진 뒤 "북측의 조치에 유의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위급회담 취소 통보에 북한의 진의 파악에 나섰던 청와대도 오늘 새벽, 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고위급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북과 협의하고 북·미회담에 대해서도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 : 상임위 위원들은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간과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미 간 '상호존중 정신' 언급에 대해서 "서로 역지사지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북한도 대화를 하겠다는 기본자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북한 달래는 미국…"트럼프식 모델 적용할 것" > 으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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