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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위에 며느리 드러눕고…65억 두고 '아버지 쟁탈전'

입력 2012-07-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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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일이었지요, '분당 할아버지 납치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알고 보니 범인은 할아버지의 큰아들 부부였습니다. 그런데 큰아들은 '아버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벌인 일'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할아버지를 두고 벌어진 형제의 납치극.

이상재 기자가 그 내막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50대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잠시 뒤 세 사람이 백발의 할아버지를 끌고 나옵니다.

66살 할아버지는 거칠게 반항해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납치 사건 때문에 경찰서로 간 할아버지를 놓고 희한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둘째 아들 : 아버지가 (엘리베이터에서 큰아들을) 막 때리고 안 간다고 했어요. 그래서 (경찰에) 신고가 된 거예요.]

할아버지를 납치한 이는 누굴까? 바로 첫째아들 가족입니다.

분당의 아파트는 둘째아들 부부의 집.

첫째아들은 동생 집에 있던 아버지를 납치한 것입니다.

납치사건이 벌어졌다고 신고한 사람은 둘째아들인데 어쩐 일인지 할아버지는 한사코 둘째를 만나지 않겠다고 합니다.

[둘째 : 아버지 찾으러 왔어요.]

[할아버지 : 아버지? 내가 어디 도망갔냐?]

[둘째 : 아버지 정신 차려요.

[할아버지 : 내가 정신 나갔냐? ○○.]

[둘째 : 아버지.]

[할아버지 : 나, (둘째 아들) 안 만나.]

이때 큰아들 가족이 나타나면서 경찰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형제들이 다투는 사이, 할아버지가 조사실에서 나와 조용히 자리를 옮깁니다.

[할아버지 : (어디로 가세요?) 서울로 가지요. 우리 집이 있는 곳, ○○○. 내 집이 있어요.]

이때 할아버지의 딸이 나타나자 상황이 뒤바뀝니다.

[딸 : 아버지, 어디 가실 거예요? 저랑 같이 가시지요? 엄마랑?]

[할아버지 : (둘째 아들이 있는) 분당 가야지.]

[딸 : 거봐요. 거봐요. 분당 가신다잖아요.]

둘째아들 일행이 경찰서를 떠나려는 순간, 또 한 번 볼썽사나운 광경이 벌어집니다.

큰며느리는 자동차에 올라타고 큰아들은 차 앞에 드러눕습니다.

[큰며느리 : 이럴 수는 없어요. 조사가 다 끝나고 (큰아들)집으로 가겠다는 분을 납치해 가지고…. 경찰서에서 납치해 간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아버지를 두고 벌어진 아들들의 납치극.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건의 발단은 서울에 있는 한 상가 건물입니다.

겉으로 봐선 허름해 보이는 3층 건물이지만 한 달 임대수입이 1000만원이 넘는 알짜배기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그쪽으로는 평당 매매가가 토지 기준으로 5000만원 정도 됩니다. (토지와 건물 값이 얼마나 되나요?) 시가 65억원 정도입니다.]

할아버지가 평생에 걸쳐 모은 재산이지만 이제는 형제간 갈등의 주범입니다.

형제는 서로 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렸다고 주장합니다.

[큰며느리 : 동생이 미국에서 살고 있었어요. 이민 가서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한국으로) 들어와서 (할아버지 소유의 건물을) 가등기 해놓고 도망 갔어요. 형하고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하지만 둘째아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둘째 아들 : (지난해) 2월부터 (형 측이) 돈을 빼가기 시작했어요. 재산은 재산대로 아버님 통장에서 다 빼갔어요. 아버님 건물 신축한다면서 돈 빼 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한국으로) 들어온 거예요.]

'분당 할아버지 납치 사건'은 지난 7일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누가 아버지를 모시느냐에 따라 법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아버지 쟁탈전'을 벌인 겁니다.

서로 '아버지를 위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식들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표정은 애처롭기만 합니다.

오는 일요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탐사코드J'에서는 '분당 할아버지 납치사건'의 전말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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