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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의 늪' 탈출 막는 개딸들…국민의힘, 대선 자금으로 전선 확대

입력 2023-05-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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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내에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남국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강성 지지층과 절연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죠. 하지만 친명계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과 김남국 의원을 감싸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김남국 사태를 이재명 대표의 대선 자금과 결부시키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공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남국/무소속 의원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 지난 15일) : 법적인 책임하고 정치적인 어떤 도의적 책임은 또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제 문제로 우리 당에 누를 끼치고 여러 피해를 보는 것을 계속 이렇게 지켜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고요. 그래서 탈당해서 제가 여러 가지 모든 의혹을 홀로 광야에 서서 이것을 다 의혹을 해소하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죠. '재명이네 마을'의 공지 게시판인데요. '김남국 의원님 힘내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지난 14일 게재됐습니다. 이 게시물에는 약 4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한결같이 김남국 의원을 향한 응원 댓글인데요. "꾸기언님(김남국 의원님)을 응원합니다", "중꺾마 김남국", "크게 될 정치인의 시련이라 생각하고 당원들만 믿고 정진하시길" 등의 내용입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이번 김 의원의 코인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지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첫째,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윽박질렀습니다. 둘째, 코인 투자가 불법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말합니다. 셋째, 검찰의 야비한 표적수사의 결과물이라고 말합니다.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판단은 우리가 아닌 국민들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일부 개딸들은 김남국 의원을 비판하는 자당 의원들을 수박이라고 낙인 찍고 있죠. 주로 비명계 의원들이 대상인데요.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붓거나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 때문인데요.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민주당에 대해서 좀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에 대해서 그런 강성 팬덤들이 굉장히 공격이 심하거든요. 실제로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공격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알 수가 없습니다.]

당내에서는 개딸들의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이 대표가 개딸들과 확실히 절연하는 게 민주당이 살 길이라는 주장인데요.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지난해 5월 14일) : 소위 '개딸' 현상, '양아들' 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긴 한데 저는 이게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생각해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만약 이재명 대표가 계속 거기에 대해서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결별 선언 못 하겠다'라고 한다면?} 그럼 그냥 가라앉는 거죠, 늪에 빠지는 겁니다. 아니, 생각을 해보세요. 이런 식으로 좀 생각이 다르다고 그래서 막 집단적으로 공격을 하고 폭력을 하는데 일반 국민들이 내 주권을 거기 맡기겠습니까? 내 생각이 저기 가면 존중받지 못할 텐데 어떻게 거기다가 표를 보탤 수 있겠어요?]

강성 팬덤의 폭력 행위를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이제는 칼을 빼들 때라는 직언인데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개딸이다, 무슨 팬덤이다, 이렇게 해서 공격하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그 사람을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라 그 행위를 벌하는 겁니다. 그 행위를 벌해야 이 사람도 그런 행위를 안 하거든요.]

이 대표가 이 말을 어느 정도 귀담아 들은 걸까요? 최근 민주당 경북도당 소속 강성 당원 1명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지속적인 욕설 문자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자 폭탄을 이유로 당원을 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제명은 징계 가운데 최고 수위인데요. 민주당 관계자는 "폭력적이고 모욕적인 문자를 보내는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딸을 감싸는 의원들도 더러 있죠. 강성 친명계 의원들인데요. 개딸과 일치단결해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런데 어쨌든 김남국도 사람이고 인간이에요. 본인이 잘못한 부분은 또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아픈 사람이에요. 상처 난 사람이고, 어쨌든 김남국 개인을 보면. 거기에다가 계속 소금을 뿌려서 하는 것이 인간적인 면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어쨌든 어려움에 처한 거 아닙니까? 힘내라고 응원조차 하면 안 됩니까? 그런데 그걸 문제 삼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국민적 눈높이에서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의원을 맹목적으로 응원하는 게 능사일까요? 정청래 의원은 언론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유독 김 의원에 대해 언론이 가혹하다는 취지인데요. 라디오 인터뷰 도중 진행자와 옥신각신을 벌였죠.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김남국까기 해서 남는 게 뭐죠? 욕하면 그냥 속으로 '나 시원하다' 말고 뭐가 있나요? {알겠습니다.} 그래서 언론도 좀 경중을 따져서 보도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강시사'는 최대한 균형을 맞춰서 이쪽저쪽…} 이런 기계적 균형이… {기계적 균형 아니에요.} 기계적 균형이죠.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리고 김남국 사건은 나름…} 그러면 안 기계적 균형입니까? {아니… 양심적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양심적 균형을 맞추고 있고.} 그렇습니까?]

국민의힘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이 '남국의 늪'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비꼬기도 했는데요.

[김재섭/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5월 22일) : (민주당은) 약간 늪에서 머드 마사지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별로 그렇게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전에 당 지도부나 당, 소위 말하는 친명계 인사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가졌던 분들이 대개는 김남국 의원도 같이 비판을 하는 상황이고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를 결사옹위했던 분들이 김남국 의원도 비슷하게 결사옹위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른바 지금 당내 주류분들은 남국의 늪을 벗어날 생각은 없어 보이고…]

사실 여당으로선 민주당이 '남국의 늪'에 오래 빠져 있으면 있을 수록 땡큐겠죠. 개딸과 친명계 의원들의 남국 수호가 그저 감사할 따름인데요.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 와중에 개딸이나 처럼회 등의 어떤 강경파들은 비상식적인 옹호 발언을 하고 있고 이 과정 속에서 민주당이 헤어 나오지 못할 상황으로 계속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되는 거 국민의힘에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에 김남국 의원은 일종의 꽃놀이패가 된 모양새입니다. 김 의원을 이용한 반사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요. 스스로 빛나는 발광체는 어려우니 김 의원과 민주당을 공격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자는 구상입니다. 오늘도 김남국 때리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김성원/국민의힘 의원 : 온 국민들께서 털어도 털어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김남국 먼지에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이번 사건이 코인 중독자 김남국에 대한 정치적 심판에서 이제는 중대 범죄자 김남국에 대한 법적 책임 의혹으로 이렇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2차 회의 열었죠. 이 자리에는 게임 회사인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의 정용 대표도 참석했는데요. 김남국 의원이 마브렉스 코인 10억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마브렉스는 지난해 5월 상장했는데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사전에 상장 정보를 알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성원/국민의힘 의원 : 마브렉스와 넷마블 대표와 전무께서 방문하셔가지고 회의를 한 결과 (김 의원이) 상장정보, 즉 사전정보를 취득했을 가능성, 또 자금세탁을 시도했을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 같이 공감하면서 그 회사에서도 자체조사를 통한 그런 내부감사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선 확대에 나섰는데요. 남국 사태를 민주당의 대선 자금 문제와 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 의원,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선캠프 온라인소통위원장을 맡았죠. 국민의힘은 대선 국면에서 김 의원이 거액의 위믹스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바꾼 것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는데요.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김 의원이 대선 직전에 위믹스 코인 약 51만개를 클레이페이 59만개로 교환한 것도 매우 의심스러운 정황입니다. 발행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생코인 클레이페이에 몰빵을 해서 약 15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알려졌는데 실상은 자금세탁 목적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개인 자금이 아니라 이 대표의 대선 자금을 세탁할 목적으로 코인을 교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김 의원이 대선 전후로 거액의 현금을 인출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고 보는 눈치입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김남국 의원은 처음 코인 관련 의혹이 불거졌을 때 대선 기간 동안 440만원만 인출했다면서 스스로 통장 거래내역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작년 2월과 3월 대선을 전후한 기간에 무려 2억5천만원 이상의 코인을 현금화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자, 오늘 '줌 인'은 '김남국 사태'를 중심으로 여야의 대치 상황을 살펴봤는데요.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가능한 오래 '남국의 늪'에 붙들어두고 싶어하는 분위기죠. 사실 발버둥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게 늪의 특성인데요. 민주당으로선 가만히 있을 수도,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몸부림 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자발적으로 더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생존전문가 베어 그릴스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베어 그릴스 (디스커버리 '인간 VS 자연') : 보세요. 내가 몸을 자꾸 움직이니까 더 깊이 빠져 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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