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5일) 헌법재판소 9차 변론은 재판관 9명이 참여하는 마지막 심리였습니다. 오는 31일 퇴임하는 박한철 소장은 "헌법적 비상상황"이라고 규정하며,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까지 탄핵심판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죠.
오늘 야당발제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대통령 탄핵심판을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박한철/헌법재판소장 : 헌법재판소 구성에 더 이상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늦어도 3월 13일까지는 이 사건의 최종 결정이 선고되어야 할 것입니다.]
3월 13일. 31일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소장이 밝힌 탄핵 선고 시점입니다. 헌재소장이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데요. 탄핵안이 접수된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온 박 소장. 국정공백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3월 13일. 소장 대행을 맡게 될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게 되는 날입니다. 헌재소장 공석에 유감을 표한 박 소장은 이마저도 지나고 나면 재판관 7명이 심리해야 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박한철/헌법재판소장 : 재판관 각자가 9분의1 이상의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재판관 1인이 추가 공석이 되는 경우, 이는 단지 한 사람의 공백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심판결과를 왜곡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사건 심리와 판단에 막대한 지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로써 탄핵심판은 3월 13일을 '디데이'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측, 공정성을 걸고 넘어졌습니다. 대통령의 방어권 행사가 불가능하고 특히 권성동 소추위원과 박 소장의 입장이 유사하다는 점을 문제삼았는데요. 박 소장 "헌재 모독"이라며 격노했습니다.
[이중환/대통령 대리인단 (음성대역) : 권성동 위원이 어제 JTBC에서 3월 9일 이전 선고를 예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권성동/국회 탄핵소추위원장 (음성대역) : 저는 국회 대표 소추위원으로서 희망사항과 추측을 방송에서 얘기했을 뿐입니다.]
[이중환/대통령 대리인단 (음성대역) : 법사위원장이란 자리가 헌재와 다 관계되는 겁니다. 이 심판 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한철/헌법재판소장 (음성대역) : 방금 그 주장은 매우 무례합니다! 대통령 측 입장을 최대한 받아들여 진행하는데, 재판의 공정성을 무시하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물밑 소통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재판부에 대한 모독 아닙니까?!]
[이중환/대통령 대리인단 (음성대역) : 오늘 소장 발언과 권성동 위원 발언 대부분이 대부분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박한철/헌법재판소장 (음성대역) : 어떻게 그런 근거 없는 말을 합니까. 있을 수도 없는 일을.]
박한철 소장,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은데요. 박 소장, 대통령 측의 무리한 증인 신청도 다 들어가줘가며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대통령 측이 뒤늦게 대거 신청한 증인 중 문형표, 김형수, 이기우, 김홍탁 4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앞서 채택한 김기춘 등 6명을 포함하면 39명 중 10명을 받아들였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에 대해선 "사실조회 결과가 도착했고 관련 진술이 이미 충분하다"는 이유로, 그 외 증인들도 "이미 채택된 증인과 입증 취지가 중복된다"며 기각했습니다.
현재 변론 일정은 2월 9일까지 잡혀있는데요. 하루 2~3명의 증인신문을 진행한다면 두 차례 추가 변론이 예상됩니다. 2월 중순쯤 증인신문을 끝내고 한 차례 최종 변론 기일을 연 뒤, 심리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재판관회의와 결정문 작성에 필요한 약 2주의 시간을 고려하면 3월 7일, 또는 9일 최종 선고가 가능하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의 헌재 출석 등 변수는 남아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유진룡 전 장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헌재에 출석했습니다. 대통령이 지목한 '나쁜 사람'의 존재를 가장 먼저 폭로하고, 해외 출장 중 돌연 면직 통보를 받는 등 '인사 전횡'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심판정에선 "대통령이 수첩을 보며 노태강-진재수를 '나쁜 사람'이라 지목했다" "인사조치를 지시했다", "세월호 참사 뒤 국무위원 사퇴를 주장했지만 김기춘 전 실장, "불경하다"며 화를 냈다"는 등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의 '스모킹건'으로 불리는 유 전 장관. 사실 블랙리스트는 탄핵 사유는 아닙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인사 전횡과 블랙리스트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유진룡/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 : 찍어내기 인사는 분명히 있었죠.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그거는 계속 김기춘 실장이 부임한 이후로 계속 문화예술계에 대한 정부 비판 세력을 불이익을 주라는 지시를 했었고 거기에 응하지 않은 문체부의 간부들을 그런 식으로 인사 조치를 한 것이 분명하다고 저희는 믿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작성에 협조하지 않는 직원들을 부당하게 인사조치 했다는 겁니다. 오후 증인으로 채택된 또 한 명의 '스모킹건' 고영태 씨, 그동안 자취를 감췄었는데요. 오늘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하겠습니다. < 박한철 헌재소장 "탄핵심판, 3월 13일 전 결론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