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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개입 없었다" 대통령 답변서 뒤집는 최순실 수첩

입력 2016-12-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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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저희가 태블릿PC 보도 초기부터 보도를 해드렸고, 또 많은 언론사들도 최순실씨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전했는데, 이를 박근혜 대통령은 전면 부인한 바가 있죠.

[기자]

네, 박 대통령은 헌재에 제출한 탄핵심판 답변서를 통해 "최씨가 공직자 인사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입증된 바 없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대통령은 믿을만한 지인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서 인사에 참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동안 공개된 최씨의 인사개입 정황 증거들은 모두 종이 문서나 파일 형태입니다. 이를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서 최씨가 받아봤다는 건데요.

하지만 최씨가 고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박 대통령도 이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는 건, 최씨가 인사 관련 원본 파일을 직접 수정했다는 증거가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보도해드리는 메모는, 문건 등을 건네받은 게 아니라 최씨가 직접 쓴 것이잖아요? 그래서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고요. 그런데 최씨가 이 역시 "내 수첩이 아니다" "내 글씨체가 아니다" 주장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이 수첩은 여러 사람이 같이 드나들던 사무실이나 회사가 아니라 최순실씨가 최근까지 머물었던 자택에서 나온 겁니다.

명함 등 최씨의 개인 물품들과 함께 압수된 상황인데요. 최씨의 딸 등 가족 관련한 일정도 많이 적혀 있고, 무엇보다 최씨의 평소 필체와 같다는 점에서 검찰과 특검 모두 최 씨 소유의 수첩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앵커]

이러면 또 태블릿PC처럼 최씨 것이 아니다, 어디서 훔쳐왔다, 절도했다는 얘기들이 나올 수 있겠으나… 하도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니까 드리는 말씀이긴 합니다마는. 그러나 심수미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누가 봐도 최순실 씨의 것임이 틀림없다라는 쪽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일시가 정확하게 기록돼 있진 않지만 자필로 메모한 시기가 수첩에 등장하는 공직자 두 사람이 차관 승진 전이라는 점은 분명히 추정이 가능하다는 거죠? 왜냐면 자필 메모가 있은 직후 승진해야 인사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되니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기가 굉장히 중요할 텐데요. 이 부분에 대해 승진 전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점은, 정관주라는 이름 옆에 '현', 그러니까 현재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이라고 적혀 있다는 점입니다. 그 위에 '1차관'으로 보이는 글씨가 흘림체로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올해 2월 문체부 1차관으로 승진을 했습니다.

[앵커]

이래도 아니라는 사람들은 최순실 씨 것 아니라고 주장하겠습니다마는. 시청자분들께서 감안해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능력이 정말 뛰어나서 승진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꼭 최순실 씨가 승진시켜주지 않았다 하더라도요.

[기자]

그럴수도 있습니다만, 문화체육관광부 내부에서는 차관 인사 당시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변호사 출신인 정 차관은 문화계나 체육계에 모두 아무런 연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최순실씨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나온 건 아니지만 특검은 최씨가 대통령의 문화융성 사업에 깊이 관여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 정 차관의 인사 배경 등을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앵커]

백번 양보해서 최순실씨가 인사개입을 안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최순실 씨가 가지고 있는 수첩에 이게 적혀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은 거잖아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주장대로, 국정에 개입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아까 말씀드린대로 평범한 가정주부, 평범하진 않습니다마는, 그 수첩에서 고위 공직자의 실명이 적혀있다… 이와 관련해서 박 대통령의 해명 논리는 더 있습니다. 믿을만한 지인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서 인사에 참고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키친 캐비닛'. 조금 이따 상세하게 팩트체크하겠습니다마는, '키친 캐비닛'이라는 말 자체가 비선입니다. 그걸 박 대통령이나 변호인들이 알고 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팩트체크에서 상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냥 의견을 들어 인사에 참고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기자]

지금까지 상황에서 여러 명의 의견을 종합해서 참고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은 아직까지 드러난 바가 없고요. 국정조사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공개된 최순실 씨의 녹취록 등을 살펴봤을 땐, 최씨가 국정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키친 캐비닛'으로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 의문이 많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심수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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