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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출마설' 띄우는 여권…우상호 "지금은 불가능한 얘기"

입력 2022-12-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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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여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설을 띄우고 있죠. 조 전 장관이 차기 총선에 출마하고 나중엔 민주당의 대선 주자까지 될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민주당은 여권의 속내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2일) 3년을 끌어온 조국 전 장관의 결심공판이 진행 중인데,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1심 결심 공판이 오늘 열렸죠. 조 전 장관의 변론은 오늘로 종결됐는데요. 3년 넘게 진행된 1심 재판이 이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겁니다.

[조국/전 법무부 장관 : {결심공판 앞두고 계신데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 {입시비리와 감찰무마 혐의 관련해서 어떻게 소명하실 예정이실까요?} …]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는데요. 검찰의 구형과 조 전 장관의 최종 변론을 들은 재판부, 조만간 선고 기일을 정할 계획입니다. 이르면 이달 안에 1심 선고가 내려질 전망인데요. 유죄가 선고될 경우 항소심으로 갈 가능성이 크고요. 무죄가 나오면 일단 정치적 면죄부를 쥐게 되는 셈이죠.

이 와중에 여권은 조국 띄우기에 나선 분위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 조 전 장관의 차기 총선 출마를 예측했죠. 조 전 장관이 "모진 역경을 이겨낸 영웅으로서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서울 관악구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일부 여당 의원들도 동조하고 있습니다. 총선을 넘어 조 전 장관이 아예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가 될 것이란 예언마저 나왔는데요.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KBC 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지난달 30일) : 조국 가족이 보여줬던 불공정, 그다음에 조국 사태의 어떤 맹목적인 지지, 이거를 용인하는 게 더불어민주당이에요. 더불어민주당은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한 정당이에요. 그렇다면 다음에 차기 대선주자는 조국 씨 아니겠습니까.]

민주당은 여전히 '조국의 강'을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죠. 여권은 이젠 민주당이 상류인 '조국의 강'을 따라 하류인 '이재명의 강'까지 흘러왔다고 보는 듯합니다. 민주당이 '조국의 강'에서 조국을 지켰다면 '이재명의 강'에선 이재명을 지키고 있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 (2022년 10월 26일) : 당사 침탈 야당 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민주당은 검수완박, 감사완박, 예산완박으로 횡포를 부리고 국민이 주신 입법권을 이재명 대표의 방탄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의회주의 말살과 횡포가 정말 도를 넘고 있습니다.]

여권으로선 민주당이 이재명의 강에 머물든, 다시 조국의 강으로 역류하든 나쁠 건 없다는 입장인데요. 어떤 상황이든 꽃놀이패를 쥐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여권이 지금 '조국 복귀설'을 부각하는 것도 이 때문일 텐데요.

민주당은 여권의 군불 때우기가 영 못마땅했나 봅니다. 곧바로 차단에 나섰는데요. 어떤 일이 있어도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올라선 안 된다는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4년 전인가요? 그렇죠, 그때 굉장히 이제 권유도 많이 했는데 진심으로 자기는 정치권에 가고 싶지 않다. 지금은 사실은 전체적으로 다 불가능해졌습니다. {본인이 마음먹어도 불가능…}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런 얘기들을요, 본인한테 안 물어보고 주로 호사가들과 기자들이 얘기를 해요.]

우상호 의원, 역류는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지금 시점에 조 전 장관이 다시 대두되는 건 민주당으로서 득 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겠죠. 여당의 속셈을 파악한 듯한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 쪽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 잘 모르면서 얘기하잖아요. 우리가 상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 가지고 알지도 못하면서 저 사람 당대표 나올 거다, 저 사람 국회의원 나올 거다, 이렇게 떠드는 것이 본인들이 볼 때 얼마나 황당한 얘기겠어요. 국민들은 그런 얘기를 믿는다고요.]

민주당 내엔 역류도 안 되지만 순류 역시 안 된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조국 사태 당시 누구보다 검찰 비판에 앞장섰던 김종민 의원인데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년 10월 7일) : 조국 장관과 조국 장관 가족에 대한 두 달 동안의 언어폭력과 테러가 검찰, 그 여검사의 수백 배에 달할 거라고 봅니다.]

김 의원, 한때나마 조국의 강에 몸 담았던 걸 후회하는 걸까요? 지금은 민주당이 서둘러 '이재명의 강'에서도 빠져 나와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재명 방탄은 '제2의 조국의 강'과 다름 없다는 주장입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달 23일) : 우리 조국 사태 때도 10개 중에 8개는 다 사실이 아니었어요. 이거 가지고 결국은 다 뒤집어 씌워서 민주당을 조국을 옹호한 부도덕한 정당으로 몰고 가고, 거기에 적어도 절반의 국민들은 또 수긍을 해 버린 거예요. 이런 싸움을 또 되풀이하면 안 됩니다.]

지금 민주당은 정확히 여권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달 23일) : 윤석열 정권이나 윤석열 검찰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다고 하면 정치적 목표는 딱 한 가지입니다. 이재명 제거가 아니에요. 민주당을 방탄정당으로 만드는 겁니다. 민주당을 방탄정당으로 만들어서 민주당 전체의 신뢰도를 깨는 게 결국은 이제 어떻게 보면 정치기획이라고 한다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쓴소리 본능을 되살리고 있는 청년 정치인이죠.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가세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애초부터 '조국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7월 15일) : 우리는 아직도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우리 모두 기득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조국을 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습니다.]

민주당이 '이재명의 강'에 흘러 들어가기 전부터 발도 담가선 안 된다고 누차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 대응에 당의 공력을 허비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이재명 대표의 그런 수사는 이재명 대표의 개인으로 이제 대응을 하는 게 맞다고 제가 여러 번 이제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당은 민생 투쟁에 집중을 해야 하는 거고요. 이재명 대표가 사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예상을 했기 때문에 저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그렇고 당대표를 말린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야권 내에는 박 전 위원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이도 있습니다. 조국의 강을 따라 이재명의 강까지 순류를 따라 흘러온 인사인데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입니다. 조국 사태 이후로도 꾸준히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죠.

[유시민/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지난해 8월 13일) : (조국의 시간에) 제 얘기도 한 두어 군데 나오고 하기 때문에, 거기다가 (조 전 장관이) 이렇게 포스트잇 붙여서, 표시를 해서 저한테 보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제 그 책을 받아 보면서, 첫 번째는, '하, 이 책이라도 썼으니 (조 전 장관이) 살지…']

지금도 수사기관이 윤 대통령의 정적인 이재명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건 당연하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유시민/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MBC '뉴스외전' / 지난달 10일) : 이재명 야당 대표를 감옥에 보내기 위해서 검찰이 모든 것을 터는,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이 이렇게 이렇게 범죄에 연루되었다, 이 사람들이 됐기 때문에 이재명도 알았을 것이다, 이렇게 구조물을 짜는 쪽에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어요, 지금.]

이런 유 전 이사장 입장에선 박 전 위원장이 곱게 보일 리는 없을 텐데요. 박 전 위원장이 마이크 파워를 키우기 위해 일부러 이재명을 때리고 있다고 꼬집었죠.

박 전 위원장도 다시 마이크를 잡고 반박에 나섰습니다. 지금 민주당에 해가 되는 건 오히려 유 전 이사장이라고 반격했는데요.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민주당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데도 사실 저도 욕을 먹으면서까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게 저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에게 비판을 하는 유시민 작가가 오히려 민주당에 지금 해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박 전 위원장은 유 전 이사장의 비판 대상이 잘못됐다고 했습니다. 비판의 화살은 자신이 아니라 폭력적 팬덤과 사이버 렉카에 포섭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야 한다는 건데요. 유 전 이사장이 당내 민주주의를 저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유시민 작가는 말 그대로 이제 그런 힘이 있으신 분이잖아요, 목소리에. 근데 이 자체로, 그런 글을 쓰신 것 자체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는 그런 글을 올리신 것만으로도 사실 해가 되는 발언이었죠.]

박 전 위원장의 말을 듣고 있던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동의했는데요. 유 전 이사장을 한층 더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어제) : 박용진 의원이 얘기했잖아요. 유시민 작가 말대로 해가지고 민주당이 망한 것이 아니냐라는 거고 좀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아니 자기가 지식인이라고 한 그 순간에 설사 박지현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해도 이런 의견을 낼 수 있는 자유는 당내에 보장되어야 된다, 이런 말을 해야 되거든요. 이분이 맛이 많이 간 거죠.]

자, 오늘은 '조국의 강'과 '이재명의 강'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 차를 살펴봤는데요. 여권에선 민주당이 어떤 강이든 건너지 못하기를 바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여권의 속마음으로 정리합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그렇게 같이 가면 얼마나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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