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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대신 붙은 '번호표'…딸 잃은 아버지 "내 새끼인데.."

입력 2024-06-2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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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가 내 가족인지 몰라 아직 빈소도 따로 마련할 수 없는 유가족들을 위해 합동 임시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바로 가보겠습니다.

이은진 기자, 분향소 적막해 보이는데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분향소가 차려진 지 이제 3시간 정도가 됐습니다.

영정사진도, 이름도 없는 제단 앞에 국화꽃이 몇 송이 놓여 있습니다.

누가 누구인지 구분 안 되는 유해는 이름 대신 2번, 7번 등 식별 번호만 붙어 있습니다.

어떤 유해가 내 아들, 내 딸인지 조금이라도 빨리 확인되기를 바라야 하는 유족의 마음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신원이 파악될 때까지 여기 분향소 옆에 마련된 임시 공간에서 지내기로 했는데 제가 오늘 만난 26살 딸을 잃은 아빠는 말도 제대로 못 잇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유가족 : 피해자 명단에 있더라고요. 이건 내 자식인데, 내 새끼인데… DNA 했는데도 기다려라. 뭐 그 확인이 그렇게 어렵나요.]

[앵커]

시신 신원 확인은 언제쯤 다 됩니까?

[기자]

경찰은 오늘(25일) 오후 1시에 시신 22구를 국과수로 보냈습니다.

아직까지도 부검이 진행 중인데요.

신원을 찾기까지 최소 2주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대부분 불에 많이 상해서 검시가 쉽지 않고요.

또 시신에서 DNA를 잘 채취하더라도 이걸 이제 살아있는 가족들의 피를 뽑아서 거기 있는 DNA와 대조해 봐야 이 시신이 누군지, 또 내 가족이 맞는지 알 수 있어서요.

정확하게 사망 판정을 받으려면 꽤 시간이 걸릴 거로 보입니다.

[앵커]

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외국인 노동자였는데 현지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소식을 전한 상태입니까?

[기자]

네. 이번에 나온 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외국인 이주노동자입니다.

이 외국인들 신원을 확인하려면요.

외국에 있는 가족들이 들어와 DNA를 채취하거나 외교 당국을 통해 건네받아서 시신에서 나온 것과 대조해 봐야 합니다.

현지에 있는 유족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중이라, 아직 자기 가족이 사망했단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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