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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세돌 1승, 알파고 상대 '인간의 마지막 승리' 될 듯"

입력 2017-05-23 21:56

목진석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이 본 '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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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석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이 본 '알파고'

[앵커]

"이세돌은 인류 바둑기사의 대표 자격이 없다, 알파고가 나를 꺾을 순 없을 거다" 이렇게 자신만만했던 커제도 결국 알파고 앞에 첫판부터 무릎을 꿇었습니다. 오늘(23일) 대국을 지켜본 국제 바둑계는 이제 알파고의 수가 계산이 아닌 예술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던데요. 바둑 국가대표팀 목진석 감독과 잠깐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중계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이미 알파고의 승리가 좀 점 쳐졌기 때문에 사실 이긴 게 그렇게 놀랍지는 않은데 실력을 좀 들여다봐야 될 것 같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얼마나 강력해진 걸까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작년에 비해서 좀 실수가 줄어든 게 느껴지고요. 작년에는 사실 좀 화려한 수법이라든지 깜짝깜짝 놀라는 수들이 나왔다면 이번 알파고는 좀 화려하지는 않지만 좀 더 상대를 압박해 오는 느낌이랄까요. 쉽게쉽게 오면서도 상대로 하여금 힘을 못 쓰게 만드는 그런 수법들이 돋보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경기 내내 알파고가 뭐랄까. 조금 몰아세우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하는데 이세돌 9단하고 작년에 대국을 준비할 때 왜 알파고가 인간 기사들이 뒀던 기보를 다 막대한 양을 학습해서 나왔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기보를 보지
않았다는데 그거는 어떤 얘기입니까?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사실 그런 설이 있었는데 사실은 인간 대국 16만 판을 공부를 한 다음에, 습득을 한 다음에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그다음에 자가학습이라고 하죠. 알파고와 알파고끼리 끊임없는 대국을 통해서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간 기보를 아예 배제한 것이 아니고요.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이제 얼핏 드는 생각이 이 정도라면 내년부터는 인간 바둑기사들하고는 더 이상 게임은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프로바둑기사들 경우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게 점점 희박해지는데, 이길 가능성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회의감이 들 것 같은데.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저희 프로기사들 입장에서도 인공지능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있는데 그래도 계속해서 높은 레벨의 바둑을 볼 수가 있고 사실 인간의 레벨에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인공지능이 이르렀기 때문에 저희 인간 기사들 입장에서도 좀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는, 높은 레벨에 도달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렸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요.
그래서 승부 차원에서만 본다면 조금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간이 더욱더 바둑에서 더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좀 희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25일하고 27일에 커제 9단과 두 번 더 대국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26일, 그 사이에 있는 단체전, 그러니까 기사 5명이 팀을 이루어서 알파고하고 대국을 치르는데 이게 인간 복식이죠. 알파고는 혼자 하지만. 이거는 좀 이길 가능성이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그것도 이제 상담기라고 해서 5명이 좀 머리를 맞대고 좋은 수를 짜내고 알파고를 상대하는 방식인데요. 이게 팀워크가 잘 맞는다면 한 사람이 두는 것보다 조금 더 좋은 내용을 둘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5명이라면 조금 의견이 엇갈릴 수도 있고 또 팀워크가 안 맞을 수도 있고 해서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고요. 그 5명의 기사들의 장점을 잘 고루 발휘를 할 수가 있다면 좀 더 좋은 내용 또는 근접한 승부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역시 예측은 그래도 알파고에게 승리를 거두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예측을 해 봅니다.]

[앵커]

그 5명에 커제 9단은 안 들어가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네, 커제 9단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앵커]

제가 옛날에 70년대에 조지 포먼이라는 프로 권투선수가 5명을 차례로 눕히는 그런 경기를 본 기억은 있지만 그 이후에 이렇게 이런 경기는 정말 처음 봅니다. 아무튼 좀 지켜봐야 되겠고요. 아무튼 그렇다면 결국 이세돌 9단이 작년에 알파고에게 거둔 1승이 인간의 마지막 승리가 될 가능성, 그렇게 봐야 될까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아무래도 이세돌 9단의 승리가 마지막 승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요. 물론 2국과 3국 남아 있어서 지켜봐야 되겠지만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나 그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래도 한번 지켜보도록 하죠. 여기까지 듣죠. 바둑 국가대표팀의 목진석 감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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