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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다시 민주주의'

입력 2016-11-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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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남녀 임금격차 1위, 그리고 출산율, 노동자 평균 근속기간, 사회적 관계 최하위.

좋은 건 빼두고 왜 나쁜 것만 내세우는가. 이렇게 힐난할만 하지만, 좋은 것이 있어도 이 나쁜 것들을 개선하지 않으면 좋아도 소용없기에.

이쯤에서 생겨나는 의문. 국가는 왜 존재하며 좋은 국가란 어떤 것인가.

학교에서 배운 홉스의 사회계약론은 이랬습니다. 인간은 자연에서 개인으로 살아갈 수도 있지만 고독과 불안을 피할 수 없어서 자연인으로 남는 것을 포기하고 사회적으로 계약을 한 것이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국가라는 공동체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양도해서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 받는다고 말입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 국가를 좋은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택한 것이 헌법을 기초로 한 민주주의 공화국이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우리를 괴롭혀 왔던 것들, 자괴감과 수치심, 분노와 허탈감 들이었습니다. 일일이 다 열거하는 것을 포기해야 할 정도의 최순실 국정농단의 증거들.

그렇습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그 의혹들을 모두 담아내지 못합니다. 이 모든 것이 그저 잘 알고 지낸 지인의 도움일 뿐이라는 대통령의 해명은 허허롭고 쏟아지는 의혹의 근거들은 그 허허로움을 국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꿔놨습니다.

정치권은 이번 주가 고비라고 이야기하고 있죠, 언론은 그 이야기들을 옮겨 놓지만 그것은 정치 공학적 접근일 뿐.

근본적으로 훼손되어 버린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치유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야 말로 지금의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아니냐고 거리의 시민들은 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야 온갖 나쁜 것에서 1위를 차지한 저 리스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그 이름. 다시 민주주의.

오늘의 브리핑의 모티브를 제공해 준 작가 강원상 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역사상 가장 '최순실과 무리들'이 살기 좋은 나라였던 이 땅에서도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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