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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많아 실시간 집계 포기…21세기 5번째 대참사 '슬픈 기록'

입력 2023-02-13 19:58 수정 2023-02-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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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룸을 시작하겠습니다.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 일주일 됐습니다. 빠르게 늘던 사망자 숫자는 3만 6천 명을 넘었습니다. 2004년 스리랑카 지진 때보다도 더 많아지면서 21세기 들어 발생한 재난 가운데, 다섯 번째로 희생자가 많습니다. 더 걱정스러운 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이어진다는 겁니다. 저희 JTBC 취재진이 오늘(13일)은 진앙과 가장 가까운 도시에 나가 있는데요. 사망자가 너무 많아서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걸 사실상 포기할 정도라고 합니다. 바로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백민경 기자, 뒤로 현장 모습이 보이는데 정확히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네, 저희 취재진은 튀르키예 샨르우르파에서 아디야만으로, 또 가지안테프를 돌며 참사 현장을 전해드렸는데요.

그중 진앙과 가장 가까운 곳이 여기 카라만마라슈입니다.

강진이 가장 먼저 도달한 만큼 가장 피해가 큰 지역으로 꼽힙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거대한 돌무더기는 한때 9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이었습니다.

또 이쪽은 정육점과 옷 가게가 있던 5층짜리 주택가였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 맞은편은 원래 번화가였습니다.

우리로 치면 '명동', '강남역' 같은 곳으로 약 500미터 되는 길 양쪽에 온갖 상점들이 즐비했는데, 지금은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실종자 수색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기자]

제가 서 있는 이 공원에는 실종된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실종자가 아니라 시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바닥에 천을 깔고 기도를 드리다, 결국 울음을 터뜨렸는데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상황을 물어보니까, 해외에서 일하다가 소식을 듣고 돌아왔는데, 살아있는 가족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오늘까지 가족들의 시신을 8명이나 수습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는 재앙이다, 망연자실한 모습이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아브라함/카라만마라슈 주민 : 한 사람이 죽으면 사고지만, 이런 재앙은 무언가 사람들의 죄악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앵커]

그리고 지금 거기는 진앙에서 가장 가깝고, 또 사망자가 너무 많아서 사실상 집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검은색 가방들을 곳곳에서 봤는데요.

방치된 시신들입니다.

이미 병원이나 장례식장들이 포화상태기 때문에 가족들이 트럭에서 숨진 가족들의 시신을 직접 염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현지 관계자들에게 물으니, 시신들이 너무나 많이 늘어나서 실시간으로 사망자를 집계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신원 확인을 하고 장례를 하는 것이 절차지만, 일단 매장지로 보내서 지금은 집단으로 매장을 하는 상황입니다.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은 임시 천막에서 살아가게 되는데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리포트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지진피해 현장입니다.

대형 경기장을 빼곡히 채운 흰 점들이 회색빛 건물 잔해와 대조를 이룹니다.

강진이 훑고 간 도시의 공터마다 비슷한 모습입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임시로 마련한 천막입니다.

하지만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천막생활이 쉽지 않습니다.

바닥에 박스를 깔고 두꺼운 옷과 담요까지 껴입어도 냉기는 고스란히 전해 옵니다.

[이재민 : 천막 아래엔 물이 찹니다. 결코 따뜻해지지 않아서 몸이 얼고 있어요. 굶주린 지 이틀 만에 수프를 제공받아서 겨우 먹었어요.]

이마저도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차에나 길에서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는 지난 월드컵에서 관람객용으로 마련했던 컨테이너 숙소와 카라반 만 대를 튀르키예에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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