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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포츠에 70억 요구받은 부영…세무조사 무마 청탁

입력 2016-11-02 21:23 수정 2016-11-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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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씨의 구속영장에는 최씨가 대기업을 사금고처럼 여겼던 내용이 상세히 담겨 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정체불명의 재단에 수십억 원씩, 사실상 뜯겼던 기업의 관계자들은 전두환 정권 시절이 떠올랐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순전히 피해자인가. 지금부터 전해드리는 내용들은,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정권의 숨은 실력자 최순실 씨에게 거액을 헌납한 것이 다른 대가를 바라고서였다면, 또 출연한 돈이 비정상적 용도에 쓰일 걸 뻔히 알면서도 그랬다면, 순전히 피해자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내용이 그렇습니다.

유명 건설회사 부영이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70억 원을 내라는 요구를 받고, 사실상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게 사실일 경우, 대가성이 개입되기 때문에 사건의 성격은 확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K스포츠재단 정현식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이 모였습니다.

이 세 사람이 만난 사람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과 김모 사장.

K스포츠재단 측이 작성한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정 사무총장은 부영 측에 "70~80억원 규모의 재단 사업에 재정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사실상 수십억원의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면서 "다만 현재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는데 도와주실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대화 내용은 최순실 씨에게 보고 됐지만 재정 지원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당시 부영그룹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수개월째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상황.

청와대 경제수석과 대기업 회장이 만나 사설 재단에 대한 재정 지원과 세무조사 무마를 논의한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 만남 9일 전, 부영은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명목으로 3억 원을 입금한 상태였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의 대화록을 토대로 다른 기업의 투자 요청 과정에도 대가성이 논의됐는지 확인중입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측은 "제안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안종범 수석은 참석하지 않았고, 이중근 회장도 정 사무총장에게 간단히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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