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돌연 귀국→일괄사표…총력대응 나선 청와대, 배경은?

입력 2016-10-29 21:59 수정 2016-11-03 16:5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청와대와 국회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요, 정치부 기자와 함께 그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성태 기자, 확실히 어제(28일)부터지요. 청와대 입장이 나오고 그전하고 굉장히 다른 상황인데, 그리고 최순실 씨가 갑자기 귀국을 하겠다고 밝혔고, 어떻게 보면 일련의 흐름처럼 보이는데 배경은 어떻게 봐야될까요.

[기자]

잠시 그래픽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JTBC가 최순실 씨의 PC 안에 있는 파일을 보도한 것이 24일입니다.

이후 20시간 만인 25일 오후 4시에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대통령 사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국민은 모두 참담해 했고,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을 배제한 '거국내각' 구성 요구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한동안 청와대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동시다발적이다' 이런 표현이 정확할 것 같은데요. 입을 당사자들이 열었는데 문제는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두문불출했던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갑자기 자진해서 기자들 앞에 섰고요, "최순실을 전혀 모르고, 연설문 수정은 일부 표현에만 국한됐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조인근 비서관 또 논란이 됐던 게 일부 표현, 논란이 됐던 표현은 "기밀이다", "보안사항이다"라고 해서 말을 안 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적한 표현이 바로 "우주의 기가 모두 도와줄 것이다." 또는 "혼이 비정상" 이런 표현들인데요.

이 표현을 조인근 전 비서관이 직접 썼느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청와대 보안이다"라고 말해서 오히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죠. '우주', '기', 이런 게 보안사항하고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대답을 머뭇거리다가 했던 부분이고요.

[기자]

네,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안 됐고요.

그리고 신경쇠약으로 비행기를 탈 수 없다던 최순실 씨. 이틀 전 세계일보 보도에선 그렇게 얘기했는데 어제 갑자기 변호사를 통해서 "귀국해서 조사를 받겠다"라면서 다른 태도를 보였고요.

귀국 의사가 없다던, 중국에 간 차은택 감독도 KBS 취재진을 통해 "귀국해서 검찰에 나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사람은 바로 이 사람인데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입니다. 이 사람이 사실 최초의 폭로자이고, JTBC를 포함해 많은 매체, 그리고 심지어 의원실에까지 본인이 최순실 씨의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했는데, 어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지금까지 전해들은 이야기를 한 적밖에 없다." 그리고 이미 보도됐던 녹취 파일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삭제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젯밤에 청와대의 일괄 수석 비서관들의 사표 제출, 그리고 오늘 검찰 일제 압수수색이 있었습니다.

[앵커]

박성태 기자 얘기에서 핵심은 이성한 전 사무총장인데, 사실 이성한 사무총장은 지난주 심수미 기자가 직접 만나서 녹음 파일이라는 걸 직접 듣고, 심 기자에게 "녹음은 하지 말아라" 해서 듣기만 하고 전하지 않았습니까? 77개 파일이 이번 사건을 풀 핵심 열쇠라고 지목이 됐었는데, 상당히 입장이 바뀐 것이군요.

[기자]

네, 말씀하신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사실 폭로자였는데, 본인은 폭로자가 아니라고 입장을 바꿨고요. 그것 말고도 여러 당사자들이, 귀국하지 않겠다더라던 당사자들이 자진해서 귀국을 밝혔으면 우연하게도 동시다발적으로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은 뭐 핵심인물들이 들어온다면 다행스러운 일인 건 맞는데, 그런데 갑자기 잠적했던 인물들이 들어오겠다고 하고 청와대도 빨리 돌아오고, 이렇다 보니까 약간 의아하다는 지적들이 나오는 거죠.

[기자]

정치권에서는 조심스럽지만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긴박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던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는 해석인데요.

구체적으로는 어제 오후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90분 간 독대를 합니다. 이 자리에서 인적 쇄신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고 이정현 대표는 밝혔는데요.

그런데 이정현 대표는 지금 새누리당 내 비박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물밑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다음주부터는 표면적으로 사퇴를 얘기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오늘 한 비박계 중진과 얘기를 했었는데, 이정현 대표가 물러나게 되면 새누리당은 비대위 체제로 바뀌고 그렇게 되면 여야 협의로 거국내각을 요구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앵커]

물러날 분위기가 있습니까?

[기자]

이정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려왔고, 지금 많은 청와대의 의혹들에 대해서도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당내 여론은 상당히 안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정현 대표가 만약 물러나게 되면 거국내각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큰데요. 이 말은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남게 된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청와대로서는 우선 흔들리는 당심을 잡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앵커]

박성태 기자가 식물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일단 거국 내각을 막겠다는 생각이라는 거죠, 그런데 지금 어떻게 보면 일단 거국내각이 출범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국정을 끌어갈 수 있는 동력을 잃었다고 봐야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게 많은 정치권의 해석인데요. 어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 앞에서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결국 민심을 회복하고 거국내각이 아닌 대통령이 지명하는 책임총리를 통해서 임기후반, 내년까지를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데요, 정치권은 청와대가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이 아닌 국정개입, 그것도 연설문의 일부 표현을 수정한 정도의 극히 미미한 개입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아직까지 그런 얘기를 한 건 아니죠?

[기자]

네, 이건 정치권의 해석입니다. 청와대가 발표를 한 적은 없고요. 진상규명은 검찰의 몫이기 때문에 어제 일어났던 동시다발적 사건들의 배후에는 이런 의도가 있는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해석이고요, 여기에는 일부 비박계 새누리당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 근거로 대통령의 지난 25일 사과 발언, 27일 최순실 씨의 세계일보 인터뷰 내용, 그리고 어제 조인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연설문에 대한 발언. 여기에선 모두 연설문의 일부 표현에 수정만 있었다고 맞춘 듯이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국정개입까지는, 연설문 수정까지는 부인할 수 없지만, 국정농단은 아니라는 수준에서 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습니다.

[앵커]

어제부터 사흘간을 돌아보면, 특히나 어제 이어지는 것들이 그렇게 볼 만한 의심이 충분히 간다는 얘기고요.

[기자]

방어만 할 수는 없고 이제는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는데, 그래서 하나의 방향, '국정농단은 아니다. 일부 표현 수정이다'라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게 일부 정치권의 해석이고요.

[앵커]

그런데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면 지금까지 나온 여러 가지 언론에 제기된 의혹들, 충분히 해명할 수 없는 부분인데 그걸로 여론 수습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걸까요?

[기자]

우선 그렇게 의도는 하겠지만 가능하겠냐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최 씨나 차은택 감독 등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해서 전방위적으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한 달 전부터 시작된 의혹이 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합리적인 해명이 가능하겠냐라는 것도 있고요.

민심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냐 여부인데, 결국 검찰이 진실규명을 하겠는데 오늘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두고 청와대와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는데, 정치권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깁니다.

[앵커]

그러니까 검찰 수사, 압수수색, 여러가지 흐름이 있는데, 일단은 압수수색이 끝나고 수사 진행상황을 좀 살펴봐야 정치권이 어떻게 굴러갈 수 있을지 전망할 수 있겠군요.

정치부의 박성태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박 대통령, 수석비서관 전원 사표 지시…대응 본격화? 검찰, 최순실 핵심관계자 조사…우병우 부인 소환통보 청와대가 자료 주는대로 받아오는 압수수색…실효성 논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