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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답변 '모순' 지적한 헌재…대답 못한 대통령 측

입력 2017-02-10 18:57 수정 2017-02-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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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법재판소가 어제(9일) 국회와 대통령 측을 향해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오는 23일까지 사실상의 최종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요구였죠. 또 예정된 증인신문에 출석하지 않는 증인에 대해선 재소환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증인 출석 변수를 재판 지연책으로 악용되는 것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죠. 특히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대통령 측이 제출한 답변에 '모순'이 많다며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는데요.

탄핵 결정을 둘러싼 각종 움직임을 야당 발제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2월 9일 목요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입니다. 재판관 8명이 앉아 있고요. 한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재판석을 기준으로 오른쪽엔 대통령 측, 왼쪽엔 국회 측 대리인단이 앉아 있습니다. 어제는 조성민, 노승일, 박헌영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열렸는데요. 오늘 주목할 부분은 바로 소장 권한대행인 이정미 재판관과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입니다.

강일원 재판관, 대통령 측이 제출한 '대통령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12페이지 분량의 해명자료가 의문점, 모순, 허점, 빈틈투성이라는 겁니다.

2014년 12월 '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 유출을 이렇게 지적합니다.

[수석비서관회의/2014년 12월 1일 : 이번에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도 어떤 의도인지 모르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 문란 행위입니다. 이런 공직 기강의 문란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적폐 중 하나입니다.]

궁금한 강일원 재판관, "그 이후에도 많은 자료가 나갔다" "어떻게 민정수석실에서 체크가 되지 않았냐" 질문했지만 이중환 변호사, 탄핵심판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 이제서야 "한 번 알아보겠다"고 답합니다.

대통령은 또 미르, K스포츠 재단은 국정과제의 일환이었고 좋은 일이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3차 대국민담화/지난해 11월 29일 :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또 궁금해진 강일원 재판관, "그럼 왜 안종범 전 수석은 증거 인멸을 지시했냐" "공약 실천이고, 좋은 사업이다"라고 해야 하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중환 변호사 "확인하지 못 했다"고 말끝을 흐립니다.

또 대통령은 정유라 친구 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 대해선 "정호성 비서관으로부터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라고 민원을 보고받았다"고 했는데요.

궁금한 강일원 재판관, "부속비서관실이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를 파악해 보고하는 일도 하느냐"고 물었지만 "확인해 봐야 한다"며 답하지 못했습니다.

이중환 변호사, "검찰 수사 기록을 읽어보고 증인 신문을 준비하느라 바빴다"고 해명하는데요. 대통령 대리인단, 무려 14명이나 됩니다. 이 변호사는 앞서 대리인마다 역할 분담이 나뉘어져 있다고 했는데 업무분담이 제대로 안 되는 걸까요.

대리인단이 재판관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 분, 서석구 변호사는 어제 증인과 한바탕 설전도 벌였습니다.

[서석구/대통령 대리인단 (음성대역) : 증인은 왜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박영선 의원에게 USB를 건넸습니까? 혹시 정치적으로 이용할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닙니까?]

[노승일/전 K스포츠재단 부장 (음성대역) : 청문회도 안 보셨습니까?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똑같은 질문 했었는데…똑같이 말씀드리면, 여러 의원님들 다 훌륭하지만 세상에 진실하게 밝힐 수 있는 건 박영선 의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답답해서 한 말씀 드리겠는데요. 이경재 변호사, 백승주 의원이 질문했던 걸 또 중복돼서 이렇게 질문하시면…!]

[서석구/대통령 대리인단 (음성대역) : 증인!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서 증인에게 얼마든지 신문할 권리가 있습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이 중대한 재판에서 어떻게 증인이 대통령 측 변호인에게 무례하게…!]

[노승일/전 K스포츠재단 부장 (음성대역) : 그러면 대통령은 윗분이고 국민은 하찮은 인간입니까?]

양측이 고성이 오가자 이정미 재판관이 "조용히 하시라"며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강일원 재판관이 '질문 폭탄'이었다면, 이정미 재판관은 이처럼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이 재판관, 어제 출석하지 않은 고영태·류상영 증인을 직권 철회했습니다. "예정된 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재소환하지 않겠다"고도 했는데요. 증인 불출석이 재판의 지연책으로 악용되는 걸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또 "심판정 밖에선 재판과 관련한 언행을 삼가라"는 등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도 단호하게 밝혔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하겠습니다. < 헌재, 대통령 답변에 '모순' 지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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