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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한 환자들 참변…'투석 장치'도 발목 잡았다

입력 2022-08-05 19:58 수정 2022-08-0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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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길이 크지 않았는데도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현장에서 이가혁 기자가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가혁 기자, 지금 현장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습니까?

[기자] 

제 뒤로 불이 난 4층 상가 건물이 보이실 겁니다.

유리창이 깨져 있습니다.

연기가 가득 찼을 때 유리를 깨고 구조대원들이 굴절 사다리를 통해서 안에 있는 사람을 한 명씩 밖으로 구조해냈던 그 흔적이 아직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오후 3시에 현장 감식이 시작돼서 오후 5시에 끝났습니다.

하루 종일 통제됐던 건물 앞 도로는 지금은 차가 원활하게 완전히 통행하고 있습니다.

불이 완전히 꺼진 지 8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조금씩 탄 냄새는 느껴지고 있습니다.

[앵커] 

큰 불길은 40분 만에 잡혔습니다. 아주 큰 화재라고 보기가 어렵죠. 그런데 사망자가 5명이나 나온 이유는 뭡니까?

[기자] 

사망한 5명 모두 4층에 혈액 투석 전문병원에서 나왔습니다.

4명은 투석 환자, 1명은 간호사였습니다.

모두 연기를 많이 들이마셔서 숨진 것으로 현재까지는 추정됩니다.

불이 병원 밑의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나서 연기가 위쪽에 병원으로 많이 찼습니다.

그러면 연기를 뚫고서라도 1층으로 계단을 통해서 빨리 탈출하거나 아니면 아까 보여드린 이 깨진 유리창 있는 쪽으로 탈출을 해서 바깥으로 대피를 기다렸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투석 환자의 경우에는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이번에 사망한 사람들도 다리 절단 환자이거나 또 허리 디스크 환자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 당시 연기가 4층 병원으로 차올랐을 때 그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침대에 누워서 혈액 투석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투석을 받을 때 커다란 주삿바늘 2개를 팔에 꽂고 장치를 달고 있는데 이걸 빼내려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워낙 급박한 상황이다 보니까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일반 가위로 그냥 혈액관을 자르고 급하게 탈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탈출한 생존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당시 투석 환자 : 언제 이거(혈액관) 빼고 해. 나는 1초가 급해 죽겠는데. 그거 내가 가위로 자르고 내 옆에 아줌마 둘이 있었는데 같이 가위로 자르고 같이 나와 가지고 살았지.]

불이 난 병원 아래층의 스크린골프장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닙니다만, 만약 설치가 돼 있었다면 불이 좀 빨리 꺼져서 위층으로 연기가 많이 올라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뒤늦은 후회 섞인 분석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 또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이 모인 곳 또 노인이 많이 모인 곳, 병원 이런 곳에서 연기가 차거나 또 불이 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지적 또 한 번 나오게 됐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생존자의 얘기도 들어봤는데, 그곳에서 혈액 투석을 받아온 환자들 걱정인데 어떻게 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혈액 투석 환자들은 주 3회 한 번에 4시간씩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합니다.

이번 화재로 차질이 우려가 됩니다.

그래서 이천시와 또 병원 관계자들이 일일이 연락을 돌려서 인근의 혈액 투석이 가능한 4개 병원에서 투석을 받으라고 안내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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