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현직 대통령의 탄핵소추는 어떤 경우든 국가적, 국민적 불행이며…저는 이미 작년 '4월 퇴진, 6월 대선안'을 정치권 원로들이 제의했을 때부터 이런 정치적 해법이 탄핵 소추에 절대적으로 앞서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4월 말 퇴진, 6월 말 대선"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주장입니다. 탄핵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이 시점에 탄핵심판을 멈추자는 말입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검증을 꼭 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게 팩트체크 팀의 판단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현 가능성 없는 주장입니다.
오대영 기자! 하야를 통해 대통령의 탄핵을 막겠다, 이런 얘기인가요?
[기자]
3월 13일 전후로 탄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죠. 그렇게 되면 대선은 5월 쯤 치러집니다.
그런데 여당의 의원 1명이 아니라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한 말이기 때문에 중요한거거든요. 그 주장대로 한다면 대통령이 4월 말쯤에 하야를 하게 된다는 거고요.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됩니다.
또 '탄핵'이 아니라 '하야'가 됩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서 큰 차이가 나는 건 물론이고, 스스로 물러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앵커]
이미 탄핵심판은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이제와서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을 찾자,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기자]
그렇죠. 가능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하려면 절차를 봐야하는데, 절차상으로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탄핵 심판이 완전히 끝나지 않으면 취하할 수 있습니다.
그 근거가 형사소송법인데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탄핵심판은 이 법을 준용합니다.
그렇다면 취하는 누가 할 수 있느냐, 이건 청구한 국회가 합니다. 헌재 결정례에 "스스로 자유롭게 철회" 가능하다고 길을 열어두고 있죠.
기존 결정례는 권한쟁의, 헌법소원에 관한 것이고 탄핵심판의 취하는 전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앵커]
절차상으로 방법이야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국회가 불과 두달여 전 한 결정을 다시 뒤집을리는 만무하죠.
[기자]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죠. 한다 해도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탄핵소추는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했잖아요. 취하도 마찬가지로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게 다수의 헌법 전문가들의 판단이고요.
지난해 탄핵안 가결 때처럼 다시 한 번 본회의를 열어서 그 절차 진행을 해야 되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더더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건데, 야당이 찬성을 할 리가 있겠습니까?
[기자]
그게 결정적입니다. 지금 야당의 의석 수가 3분의 2 이상입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은 94석에 불과합니다. 물론 여당 출신 무소속 의원이 있긴 합니다만 극소수입니다. 100명이 안 됩니다, 그래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뿐만 아니라 바른정당도 명확히 반대입장입니다. 기각시에 의원 총사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주장은 그냥 주장일 뿐 실제로는 불가능합니다.
[앵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이 이제와서 이런 주장을 되풀이 하는 게, 결국 '시간벌기' 아니냐는 해석들이 많죠?
[기자]
여당 말대로 한다면 기존 일정이 한 달 반 정도 뒤로 밀려버리게 됩니다.
대통령의 거취 결정은 물론이고 대선 일정까지 늦춰질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가늠할 수 있죠.
지난해 12월 1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4월 퇴진 6월 대선" 그리고 어제 자유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 "4월 퇴진 6월 대선" 얘기했습니다.
새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던 여당, 하지만 내놓은 첫 메시지는 두달여 전과 같습니다.
[앵커]
헌재의 시계는 계속 앞으로 가는데 여당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모습이군요. 오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