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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글로벌 팩트체커 공동 리포트…'G20 발언 분석'

입력 2015-11-16 22:05 수정 2015-11-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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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월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팩트체크서밋 세미나에 저희 JTBC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가 참석했던 소식 전해드렸었죠? 이 사람들이 모여서 한번 끝낸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 30여 개국에서 70여 명의 팩트체커들이 활약하고 있는데, 터키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해 특별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저희하고도 상관이 있는 문제인 것 같아서 김필규 기자에게 직접 얘기 좀 들어보시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지난해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기자]

지난해 열렸던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끝나고 나서 그 직후에 팩트체커톤이라고 해서 9개 나라 팩트체커들이 각국 정상들의 발언을 분석했던 내용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이때 보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경우 그해 1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자랑했는데, 체크해본 결과 실은 9만 개 수준이었다는 게 밝혀졌고요.

[앵커]

2배 가까이 부풀렸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본인이 다른 선진국들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돌려줬다고 말했는데 폴리티팩트 검증 결과 IMF 기준 36개 선진국을 합친 것보다 많지 않았으며 설사 그렇다 해도 경제규모가 큰 미국이 이런 비교를 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는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독일 공영방송인 ZDF, 그리고 한국의 JTBC 팩트체크 등 13개국에서 14명 팩트체커가 참여해 G20 정상 발언을 체크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사실 다른 나라 정상이 내놓는 발언은 사실관계 확인이 좀 어렵다. 다른 나라 언론일 경우에. 그러니까 우리가 예를 들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하는 걸 다 이렇게 체크하기는 어렵잖아요. 또 그럴 필요가 없을 때도 있고. 그런데 이걸 좀 공유하자라는 차원의 기획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첫 세션에서 8번째로 나와 연설을 했는데요, 저희 팩트체크에선 창조경제 성과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짚어봤습니다.

청와대에선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있는 한국의 가시적 성과를 소개했다면서 그 결과 '올 상반기 역대 최고인 4만6천개 기업이 창업했으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으로 세계 10대 미래기술로 뽑힌 사례가 나올 정도로 성과를 냈다. 그래서 OECD가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성공적 혁신사례로 소개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그 회의에서 이런 내용으로 연설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내용이죠, 그러니까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올 상반기 역대 최고인 4만6천개 기업이 창업했다는 부분부터 보면, 일단 숫자는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창조경제의 성과냐. 연령별로 보면 30대 미만에서 신규법인 만든 게 전년도보다 많아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숫자를 끌어올린 것은 40대와 50대의 창업입니다.

실제 비율로 봐도 40대 이상에서 새로 법인을 차린 경우가 70% 이상입니다. 그러니 젊은 벤처기업이 많아진 거라고 볼 수 있겠느냐 의문이 나오는데, 전문가에게 들어봤습니다.

[우광호 선임연구원/한국경제연구원 : 청년층은 어차피 지금 새로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럽고 조기 퇴직이나 희망퇴직해서 나온 퇴직금을 가지고 (나온 분들이) 영세사업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쪽으로 접근하는 게 통계치로 나온 게 아닐까요. 오픈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게 얼마나 지속해서 남아있느냐를 봐야 하는데. 지금 현상을 진단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데이터인 거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올 상반기 역대 최고의 창업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은퇴 후 사업 시작한 분들의 숫자도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우광호 연구위원 이야기대로 처음에 개업한 것뿐 아니라 나중에 얼마나 살아남느냐도 중요합니다.

지금 청년 자영업자의 수는 16만3천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가 채 안 됩니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7년에 비해 오히려 5만명 이상 줄었는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역대 최저치입니다.

이 역시 지금 청년창업이 활성화돼 있는 건지 의문을 품게 하는 통계인데, 그래서 젊은 벤처를 발굴, 육성하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임정욱 센터장은 "숫자만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구글 같은 기업을 만들 창업의 질도 중요한데 지금 정부의 정책은 국민들에게 그저 공평하게 창업 기회와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혁신센터 도움으로 창업한 기업의 기술이 세계 10대 미래기술로 뽑혔다는 발언도 있었는데, 이 내용은 기사로도 소개됐던 부분이죠?

[기자]

맞습니다. 대전 혁신센터 지원을 받은 업체의 기술이 지난해 말 유네스코의 '2015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 내용은 맞는 거고요.

그리고 연설에서 'OECD가 한국의 창조경제를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성공적인 혁신사례로 소개했다'는 내용도 앞서 있었죠?

보고서 원문을 확인한 결과 '성공적'이라거나 '다른 나라에 적용할 만하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지만 정부 주도로 혁신전략을 마련한 나라 중 하나로 소개한 부분은 있었습니다.

[앵커]

아마 정부는 이런 부분을 좀 더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죠?

[기자]

아마 그래서 대외적으로도 그런 부분을 자평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은 것 같은데요.

하지만 바로 일주일 전에 한 취업포털이 취업준비생 대상으로 '정부정책에 공감해 창업에 나서겠느냐' 물었더니 61%가 '아니오'라고 응답한 바 있습니다.

또 작년 조사이긴 하지만 '현 정부 임기 내에 창조경제가 잘 실현되겠느냐'는 질문에 82%의 청년이 부정적인 응답을 했거든요.

선진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놓은 우리 정책 성과가 정작 그 대상이 되는 이들에게는 아직 잘 체감이 잘 안 되는 모습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목요일에는 다른 나라의 팩트체크 한 것까지 저희가 다 알 수 있겠군요.

[기자]

다 취합해서 간단히 그 결과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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