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6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중 한 곳의 회장은 중국으로 밀항을 하려다 적발됐습니다. 퇴출 위기에 몰리자 5개월 전부터 밀항을 준비하는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줬습니다.
서복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경기도 화성의 한 선착장에 해양경찰이 들이 닥쳤습니다.
밀항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확인하러 간 곳에는 오늘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있었습니다.
소형 어선 선실에 숨어 있던 김 회장은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낚시꾼으로 위장하고 있었고, 가방 안에는 5만원 권 다발로 1200만 원과 여권이 들어 있었습니다.
김 회장은 공해상에서 화물선으로 갈아탄 뒤 중국 산둥성으로 도망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를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사업가 이 모 씨에게 부탁해 전문 밀항 조직을 소개받는 등, 5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 : 끝까지 (중국에)나가는 것이 아니라면서 자기 신분도 속였습니다. 조그만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OOO을 잘 알고 있고 돈을 가지고 내려오라고 해서 왔다. 배는 타라고 해서 얼떨결에 탔다.]
김 회장은 밀항을 시도하기 직전에는 회사의 예금 200억 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경으로부터 김 회장의 신병을 넘겨받은 대검찰청 저축은행 합동수사단은 김 회장에 대해 내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검찰은 미래저축은행과 함께 영업정지된 3개 저축은행의 경영진도 이번 주부터 불러 부당 대출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