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퍼나 단추 대신 옷을 여미는 데 일명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가 많이 쓰이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쉽게 접히고 펴지는 곤충의 날개 구조를 본따 벨크로보다 훨씬 강력한 잠금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차진용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무당벌레가 날개를 펴고 날아 오릅니다.
이런 딱정벌레류의 속날개를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미세한 섬모가 빽빽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들 섬모가 맞닿거나 떨어지면서 날개가 접히거나 펴지는 겁니다.
국내 연구진이 딱정벌레의 속날개구조를 생체모방해 잠금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얇은 필름에 폴리우레탄 소재를 1백 나노미터, 즉 1만분의 1mm 굵기로 촘촘이 배열한 게 곤충 속날개의 섬모 역할을 하는 겁니다.
1제곱센티미터 당 수억 개의 섬모가 배열되도록 만들면 수평 방향으론 웬만한 힘을 가해도 안 떨어지지만 수직 방향 힘엔 금방 떨어집니다.
4kg 정도 무게의 소형 소화기를 매달아도 거뜬히 버틸 정도로 강력합니다.
새 잠금장치는 붙이거나 뗄 때 소음도 전혀 없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 1월호 표지 논문에 실렸습니다.
[방창현/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박사과정생 : 기존 벨크로보다 접착력이 3배 정도 좋기 때문에 각종 생활용품이나 스마트기기, 의료장비 등에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분자를 미세 성형하는 기술과 나노 수준의 초정밀 금형기술을 적용한 이번 연구결과는 특허 출원 중이며 중소기업에 이전돼 조만간 상용화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