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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망하고 싶나"…공공의 적, 블랙컨슈머 급증

입력 2013-12-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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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갔다고 허위신고를 해서 보상을 요구하거나, 몇 년 된 물건을 막무가내로 새 물건으로 바꿔달라고 하거나, 이렇게 악성민원을 넣는 블랙컨슈머 때문에 골치가 아픈 기업들이 많습니다. 도를 넘어선 악성 소비자들의 횡포,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4일, 부산, 양산, 김해 등 경남의 한 전자업체 서비스센터 직원들을 벌벌 떨게 한 악명높은 소비자 양 모 씨가 공갈, 갈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신삼성/부산 연제경찰서 형사과 : 2008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범행횟수가 68회이고 피해액은 8,200만 원 상당입니다.]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 블랙컨슈머.

부산에 사는 양 씨는 지난 5년간 전자업체 서비스센터를 돌며 중고물품을 막무가내로 환불해달라고 하거나 최신형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한 번은 다른 사람 명의의 중고 휴대전화를 가져와 통화할 때 열이 난다며 100만원 상당의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달라고 욕설과 위협을 가했습니다.

[악성 소비자 : 아 이 XX. 내가 지금 전화하면 요금이 안 올라가나?]

[박 모 씨/00서비스센터 직원 : 상소리를 엄청 하면서 욕도 하고 때릴 듯이 (협박도 했었고) 통화할 때도 진짜 죽인다는 소리까지 했었으니까.]

또, TV가 고장났다고 허위 신고한 뒤 출장 나온 서비스센터 수리직원에게 온 몸의 문신을 보여주며 협박해 200만 원을 갈취하기도 했습니다.

[장 모 씨/00서비스센터 직원 : 무조건 욕설과 위협적인 언행을 하면서 제품을 교환하든지 환불을 하든지 자기 요구를 안 들어주면 윽박지르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 교환한 물품은 인터넷에서 고가에 팔아 이득을 취했습니다.

양 모 씨의 행패가 점점 심해지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왜 양 모 씨는 서비스센터를 상대로 협박 갈취를 일삼았을까?

[신삼성/부산 연제경찰서 형사과 : 중고 휴대폰을 최신 휴대폰으로 교환하면 그만큼 수익이 남으니까 빨리 벌 수 있고 쉽게 벌 수 있으니까 (협박한 것이죠.) 민원을 제기하면 민원을 받는 서비스센터의 평가 (점수)가 낮아집니다. 그걸 악용한 겁니다.]

밝혀진 피해자만 20여 명에 피해 금액도 8,000만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피해 건수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삼성/부산 연제경찰서 형사과 : 피해자가 인정한 것이 68건입니다. 실제로는 100건이 넘습니다. 피의자의 보복이 두려워 진술 안 하는 피해자들이 많습니다.]

사실 블랙컨슈머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에게 더욱 타격이 큽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블랙컨슈머의 악성민원을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수용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영애/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 기업 측면에서는 기업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구축되는 것들이 어떤 형태로든 타격을 줄 수 있기에 악성 소비자들의 요구가 과도하거나 허위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의 요구를 어떤 형태로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협박과 갈취 유형도 다양합니다.

빵이나 음식물에 이물질이 들어갔다며 음식점이나 기업을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들.

심지어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한 뒤 휴대전화가 폭발했다며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결국 보상은커녕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철창 신세를 졌습니다.

홈쇼핑이나 백화점에서는 상품을 훼손하거나 몇 년이 지난 물건을 반품해달라고 생떼를 쓰는 고객들도 많다보니,

[홈쇼핑 담당자 : 100번 주문했는데 90번 반품을 하거나 사은품을 착복하고 상품을 보낸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에서는 악성 고객만 모은 블랙리스트 즉 '거래 거절' 고객을 따로 관리까지 하고 있습니다.

[홈쇼핑 담당자 : 일부 도를 지나치게 다른 선의의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고객들에게는 거래 거절을 하고 있어요. (거래거절에 해당하는 사람은 몇 분 정도 되나요?) 그건 밝힐 수가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큰 업종은 하루 100여 통의 전화를 받는 콜센터 상담사들입니다.

욕설에 성희롱까지, 아무리 고객이라도 받아주는 건 쉽지 않습니다.

[콜센터 악성 소비자 : 너 까부냐? 왜 까불어? 아 이 XX. 그쪽으로 전화하라며?]

[콜센터 악성 소비자 : 아기가 생기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콜센터 악성 소비자 : 힘드니까 빨리하시고 XX. 나랑 자든가.]

[콜센터 상담원 : 막무가내로 욕설을 대개 많이들 하세요. 화를 무조건 내고. (그러면) 저희도 기분이 되게 안 좋습니다.]

[이영애/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 기업 측면에서는 고객대응을 위해 추가로 서비스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다수의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반영돼서 비용을 구조적으로 같이 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개인의 욕심만을 편취하려는 악성소비자들.

기업과 직원들에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이로 발생한 비용이 고스란히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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