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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삶 챙기는 경쟁을" 민생으로 뭉친 김기현·이재명, 협치 가능할까

입력 2023-03-1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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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15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김 대표가 당선된지 딱 1주일만인데,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여당과의 협치뿐 아니라 당내 갈등 봉합이라는 과제를 안고있는 이재명 대표는 오늘도 역시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당원 모임 '더미래' 간담회에도 참석했는데요. 관련 소식들을 류정화 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 만났습니다. 여야 대표의 회동 소식을 전해드리려니 '국회상황실'이 오랜만에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평소 여야 관계, "의회 독재다" "검찰 독재다" 사실 으르렁거리고 있지만요. 두 대표가 직접 만난 순간만큼은 '민생'으로 대동단결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지역균형 발전,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 근로 등 비쟁점 법안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자, 다양한 대화채널을 열어가자고 제안했고요. 이 대표 역시 대선 공통 공약을 위한 여야 정책 협의회를 만들자며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경쟁을 하자"고 화답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저희들도 이제 정상 체제를 복구했기 때문에 자주 찾아뵙고 격주 단위로 한 번씩 만나든지 또 식사를 해도 좋고, 어느 형태로 아주 다양한 형태로 협의의 대화 채널을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는 정치가 누가 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일을 더 잘 하는가를 경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통공약추진단을 좀 구성해서 정책협의회도 만들고 신속하게 입법할 건 입법하고, 정책으로 만들 건 만들어서 집행을 해보자는 말씀을…]

사실 두 사람, 과거엔 서로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었죠. 이 대표는 대선 후보시절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먼 땅으로 유배를 보내는 조선시대의 형벌인 '봉고파직과 위리안치'를 하겠다고 했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정 조준해온 김 대표는 최근까지도 이 대표 측근의 극단적인 선택을 두고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2021년 9월 29일) : 김기현 원내대표에게는 봉고파직에 더해서 남극 지점에 위리안치를 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3일) : 이재명 대표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와 조폭의 그림자, 마치 영화 아수라처럼 등골이 오싹하고 섬뜩합니다.]

두 대표의 비공개 회동에선 이런 날선 말도 다시 언급됐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첫 상견례인만큼 일단은 '협치를 잘해보자'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봉고파직하고 남극섬에 위리안치한다고 그랬더니 막 웃으시던데요. 후보 시절에 서로 경쟁하던 시절하고 달라서, 서로 지켜야 될 선도 있고 또 소통과 공감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되니까 과거 얘기 가지고 다시 또 논란을 더 이상 아니라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당선 후의 첫 방문이시기도 하고 민생에 관해서 열심히 하시겠다고 하시니까. '우리는 국민 삶에 관계된 것이라면 얼마든지 협조한다' 이런 말씀 나눴고요.]

여야가 협치를 잘하는지, 앞으로 상황실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고요. 이 대표가 직면한 과제는, 오히려 당 내부에 있죠. 당내 갈등을 일견 수습해가는 분위기였는데, 측근 전 모 전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이 트리거가 됐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당원들과의 유튜브 라이브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책임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델리민주' / 어제) : 저를 잡기 위해서 주변을 잡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져서 정말 안타깝고 죄송하고 그렇습니다. 제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사실은 당한 일이어서 저로서야 참 제가 책임, 어떤 방식이든 간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인데…]

그런데 모든 일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죠. 전 전 비서실장 소식이 오히려 당내 단합의 계기가 되고 있단 주장도 나왔는데요. 측근의 비보, 이 대표에게도 상처가 됐을 거란 겁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었던 건 사실이고 이재명 대표도 굉장히 어떤 심리적으로 타격을 좀 받으신 것 같아요. 그러나 도리어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조금 더 절제되고 분열적 언행을 자제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당원들과 소통하면서, 강성지지층 '개딸'들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습니다.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이른바 '수박' 색출에 나서고,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영구제명'을 청원하는 등 행동이 점점 과격해지는 데 대해섭니다. "자제해달라"는 메시지, 비공개 회의 발언을 수석 대변인이 대신 전하고, 페이스북 '글'로 표현하는 건 충분치 않다는 당내 일각의 시각 때문이었을까요. 이 대표는 징기즈칸의 예를 들며 '단결된 소수'가 중요하다면서도, 당 내부 갈등은 결국 당 전체의 피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델리민주' / 어제) : 칭기즈칸이 세계를 제패할 때 사실은 소수의 기병대들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결집된 힘으로 돌파해서 깨 나가는 거잖아요. 단결된 소수를 단합하지 않은 압도적 다수가 이길 수가 없습니다. 색출하고 청원해가지고 망신을 주고 공격을 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겠는데 당의 단합을 해치잖아요. 그럼 누가 손해입니까? {대표님.} 제 개인이 아니라 우리 민주당 전체 민주진영 전체가 사실은 점점 피해를 입는 거예요. 집 안에 폭탄 던지는 것과 똑같죠.]

이쯤에서 이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여론 잠깐 보고가려고 합니다. 뉴시스의 오늘자 여론조사 결과, 차기 지도자 적합도에서 이 대표는 37.3%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여권에 속한 한동훈 법무 장관과 홍준표·오세훈 시장이 뒤를 이었고, 야권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4.1%를 기록했는데요. 민주당 지지층으로 대상을 좁히면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75.3%로 치솟았습니다.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될 때 얻었던 77.7%에 거의 육박한 수치인데, 최근의 '사법리스크'가 지지층 이탈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되죠. 민주당 지지층에게, 당 대표직 사퇴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땐 "안 된다"는 의견이 86.5%였습니다. 실제 이 대표의 유튜브 라이브에서 당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응원하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델리민주' / 어제) : 누가 저 보고 '혹시 윤석열 대통령이 밉냐' 이렇게 말하길래, 저는 밉지 않다. {왜요? 제발 미워하세요.} 그건 왜냐하면… {미워요! 미워하세요!}]

이런 가운데, 이 대표에 대한 당내 일각의 '사퇴' 요구는 일단 잦아드는 분위긴데요. 강성 지지층의 팬덤을 보유한 이 대표의 사퇴가 현실적으로 당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크고, 총선을 1년 앞두고 전당대회를 다시 열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비명계' 가 주도하는 모임 '민주당의 길'에서도 이 대표 사퇴에 대해선 말을 아꼈는데요. 다만 지금의 민주당이 정부여당의 대안 정당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민주당도 이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실정,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그런 대안과 신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안 하고 그냥 '졌지만 잘 싸웠다' 이런 분위기로 계속 당이 가는 거에 대해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많이 해주셨고요.]

당장 지금은 아니더라도 당내에선 '질서있는 사퇴'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보도가 여럿 나왔는데요. 총선 TF 단장을 맡은 '친이낙연계' 이개호 의원은 이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총선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이개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퇴장까지는 직접적인 워딩을 안 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고요. 다만 내년도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거 아니냐… 공적인 자리에서 본인이 '내년 총선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죠.]

반면 친명계에선 '질서있는 퇴진론'이 지금 언급되는 것 자체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는데요. 당 밖으론 민생문제가, 당내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 거취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만으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단 겁니다.

[김영진/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하는 거 자체가 가정법으로, 정치는 제가 보기에는 가정법을 가지고 정치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요.]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당이 단결해서 대응하는 것이 먼저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자꾸 나오는 것은 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 오늘은 현직 의원 50여 명이 모인 당내 최대 의원 모임 '더미래' 간담회에 직접 참석했습니다. 민주당을 출입하는 구혜진 마커의 표현에 따르면, 최근 당내에선 '친명'도 '반명'도 아닌 '중명계'가 부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조용히 당의 미래를 고민하는 '중명계' 의원들이 다수로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더미래'엔 이런 '중명계'의원들이 다수 포진해있단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더미래 소속 의원들 사이에선 이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들을 제외한 '전면적인 당직 개편'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갑석 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Q' / 어제) : 보통 우리가 예상하고 예측할 수 있는 수준과 범위를 굉장히 넓혀서, 정말로 선출직으로 뽑혔던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이외의 당직에 대해서는 정말 거의 다 활짝 열어놓는다라고 하는, 과감한 인적 개편과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 아닌가라고 생각…]

사실 '더미래'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었는데요.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비한 당내 전열 정비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개별 의원들의 고민은 있겠지만, 의견이 다른 의원들의 공통분모, 바로 '총선 승리'라는 당면과제입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총선을 대비한 그런 어떤 당직 개편의 필요성이 있다면 그 수요에 맞게 바꿀 수 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무총장이다, 전략기획위원장이다, 누구다, 이렇게. {정책위원장이다.} 뭐 이렇게까지 특정을 해서 할 필요는 없고 총선에서 누가 진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냐…]

여야의 협치도, 민주당 상황도, 정회원 여러분, 모두 다정회에서 확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생'으로 뭉친 김기현·이재명 대표, 협치 가능할까…이 대표 제외한 '전면적인 당직 개편'요구 솔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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