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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석연치 않은 해명…최순실 인터뷰 '뜯어보기'

입력 2016-10-27 21:10 수정 2016-11-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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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한 내용까지만 인정하고 모두를 부인했습니다. 언뜻 들어 봐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굉장히 여러 군데 나오는데요. 최순실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취재 중인 서복현 기자와 하나하나 뜯어보겠습니다.

서복현 기자, 결국 정리를 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문 수준까지만 인정을 한 걸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연설문을 받아서 수정한 정도이고요. 시점도 대선 당시나 그 전 당선 직후 초기 정도로 한정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박 대통령이 말했던 시점과 같고요.

[기자]

네, 시간상으로 정리하면 지난 25일 박 대통령이 사과했고 하루 만인 26일에 최순실 씨가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했고, 그 내용이 오늘(27일) 조간에 나온 것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박 대통령이 인정한 시점, 그리고 연설문 정도라는 수준에서만 인정을 한 것이죠.

[앵커]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게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는데 그 의도 역시 대통령과 최 씨의 해명은 모두 좋은 쪽으로 설명이 돼 있네요.

[기자]

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사과하면서 '순수한 마음'에서 그랬다고 했고 최 씨는 인터뷰에서 '신의' 때문이다고 했습니다.

어떤 목적이 아니라 좋은 의도였다는 공통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것 말고 인정한 부분은 또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저희 JTBC에서 청와대의 대통령 자료가 유출이 됐다, 최순실 씨에게 넘어갔다, 이런 보도를 했었는데요. 최 씨도 이 부분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서도 당선 직후에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대통령 자료가 국가 기밀이나 국가 기록인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 전에 제가 잠깐 떠오르는 의문인데 이메일은 누구에게 받았다는 얘기는 없었습니까?

[기자]

예, 오늘 해명에서 이메일로 받았다고만 했지, 누구인지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그 얘기는 함구를 하고 있다는 말이죠. 아무튼 지금 방금 말씀드린 국가 기밀이나 국가 기록인지 몰랐다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잘 납득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이 PC에 나온 자료 중에 예를 들면,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죠, 당선인 시절에 단독 회동을 했었는데 그 안에 우리 군이 북한 국방위원회와 세 차례 접촉했다, 비밀 접촉을 했다, 이미 비밀이라는 내용이 들어가고요. 그리고 어제 보도해드렸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보낸 특사단에 대한 우리의 시나리오도 당연히 비밀일 수밖에 없겠죠.

이런 문건들이 갔는데 기밀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요. 만약 몰랐다면 더 큰 문제입니다. 기밀인 줄 몰라 또 다른 곳에 유출할 수도 있었던 부분이니까요.

[앵커]

따라서 그 답변은 사실 너무 말이 안 되는 답변이라고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데요. 지금 의혹에 등장하는 핵심인물들과의 관계도 부인을 했잖아요?

[기자]

네, 먼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관계인데요. 이 전 사무총장은 재단 설립 초기에서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에 최 씨와 미르재단의 연결 고리가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 씨는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같이 일한 적도 없다. 저를 끼워 이슈를 만든 것 같다" 이 씨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는데요. 이 부분도 추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최 씨 측근 고영태 씨가 "회장의 취미는 연설문" 수정이라고 저희 취재진에게 말을 했고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회장은 최 씨, 그리고 연설문은 대통령 연설문"이라고 설명해 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연설문 유출 부분을 보도하기 전에 이미 정확히 알고 있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두 인물 사이가 어땠느냐, 친밀할 수밖에 없지 않았느냐, 이런 의문이 제기됩니다.

[앵커]

또 저희가 이 씨로부터 녹음파일 77개가 있다는 증언을 들었고 이 중 일부는 저희 취재팀이 직접 듣기도 했는데요, 이 씨가 최 씨와 함께 있을 때 말한 내용을 담은 녹음한 파일도 있었습니다.

[기자]

그 녹음 파일도 있었죠. 그러니까 이 씨가 최 씨가 있었던 자리에서 오갔던 대화들이 녹음 파일 형태로 존재했는데 녹음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둘 간의 만남이 있었던 것이라고 얘기가 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친분을 부인하는 것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좀 떨어집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차은택 씨와의 관계도 부인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다 부인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최순실 씨가 차은택 씨를 통해서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이건 진작부터 있어 왔고 이것도 아니라고 주장을 한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 씨는 차 씨와의 친분도 부인을 했는데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차 씨와 가깝지도 않고 옛날 한 번 인연이 있었을 뿐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차 씨는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씨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것을 부인한 겁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최 씨가 비밀 아지트로 사용했다는 강남 논현동의 사무실을 찾아가서 그 사무실 인근 상인을 만났는데요. 그 상인은 이곳에서 최 씨와 차 씨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사무실 인근 상인 : 얼굴 정면은 제가 못 봤고요. (누구요?) 최순실 씨. 제가 본 건 사진에 보면 핸드폰 들고 흰색 남방 입은 모습 기억나시죠. 옛날 사진이잖아요. 근데 그날 왔을 때도 같은 옷은 아닌데 흰색 계열 옷을 입고 오셨어요. 머리 스타일이랑… (또 다른) 차가 왔었지요. 내리시는 분은, 차은택 씨는 제가 봤고요.]

[앵커]

앞서 말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이 사람이 기자들한테 차은택 씨와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씨는 녹음 파일을 기자들에게 일부 들려주기도 했었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차은택은 지금 저만 살려고 한다. 차은택은 아직 갈 길이 먼데 벌써 그러면 안 된다. 이상하다. 우파, 좌파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이상하다. 이런 내용이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최 씨와 차 씨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친분을 유지하고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이런 부분이 되는 거죠.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른다라고 얘기하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데 K스포츠재단 직원인 노승일 부장하고 박헌영 과장은 뉴스룸에서 지난주에 보도를 해 드린 바가 있습니다. 최순실 씨는 이 사람들이 자신의 측근이라는 의혹도 부인을 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노승일 부장이나 박 과장의 이름은 들어서 안다, 본 적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거리를 둔 것인데요. 그런데 이 문서를 한번 보시죠.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독일 훈련 일지인데요. 이것은 대한체육회에 보고가 됐고요. 여기에 사인을 한 사람을 봤더니 바로 노승일 씨입니다.

딸의 코치 이름을 들어는 봤다. 이렇게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앵커]

박헌영 과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박헌영 과장의 얘기로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게 아니냐, 이런 의혹이 제기됐었는데요. 이런 증언도 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더블루K 관계자 : 여성분(최순실) 올 때는 항상 박헌영이 데려다주고 오고…]

그러니까 최순실 씨를 항상 사무실에 데려다주고 또 데려오고 이런 역할을 박헌영 과장이 했다는 증언인데 박 과장의 이름은 들어봤다, 이렇게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입니다.

[앵커]

아무튼 지금 국내에 들어올 생각은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소환을 시킬지 그건 두고 봐야 할 문제이고 오늘 나온 얘기 중에 역시 가장 뭐랄까요. 충격적인 것은 국가기밀을 받아놓고도 국가기밀인지 몰랐다고 얘기하는 부분인데 국가기밀인지 알았더라도 정말 큰일인데 몰랐다고 하니까 정말 섬찟한 그런 느낌이 드네요. 더 문제라는 얘기죠. 해명이 더 논란을 부르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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