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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하야정국' 급물살…청와대, 여야 영수회담 제안

입력 2016-11-07 17:36 수정 2016-11-0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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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촛불 민심', 그리고 잇따르는 시국선언에 정치권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야당에선 탄핵, 하야 주장이 공식적으로 터져 나오고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도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야당은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시각 차가 커서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오늘(7일) 여당 발제에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정치권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주말, 전국을 뒤덮은 30만 촛불 행렬. 국민의 명령은 '대통령 하야'였습니다. 더 강경해진 '촛불 민심'에 정치권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먼저 집권 여당의 대표부터 보겠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한 간교한 사람을 분별하지 못함으로 인해 대통령 포함해서 여러 사람이 평생 쌓아온 모든 명예와 업적과 수고를 다 잃었고 우리 새누리당은 폭탄 맞은 집이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변한 게 없어 보입니다. 거대한 촛불을 목격하고도 "간교한 한 사람" 때문에 대통령이 명예를 잃었다는 식의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최순실 씨의 개인 비리로 선을 긋는 대통령과 꼭 닮았습니다. 이정현 대표의 절절한 호소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힘들게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시고 괴로워 신음하시는데 나 혼자 마음 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 없는 사람이 되기 싫습니다.]

이정현 대표는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의리 없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였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보도가 있습니다. "언니 옆에서 의리 지키니까 이만큼 받잖아." 최순실 씨가 측근에게 했다는 이 말. 박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은 의리를 유난히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의리'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오늘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최고위원직을 던졌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도부 사퇴와 더불어 대통령의 탈당까지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 헌법 가치를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의 길로 가는 것이 헌법정신이나,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당의 제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당적을 버려야 합니다.]

비박 좌장의 입에서 대통령은 '탄핵감'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비박계는 이처럼 더 강경해졌습니다.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야당도 이 대표를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 대표는 궁지에 몰린 모습입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지난 4일) : 의지하던 3인방도 없어지고, 우병우도 없어지고, 최순실도 없고 이렇게 한다고 하면은 그 되지도 않는, 하지도 못하는 당 대표 내놓고 청와대 들어가서 비서실장 하면서 대통령의 심기 관리도 해주고 여러 가지 일을 해주는 것이 이정현 대표의 마지막 할 일이지, 새누리당 대표하면서 저게 지금 대표예요?]

야당은 '탄핵'과 '하야'에 더 바짝 다가섰습니다. 오는 12일 민중총궐기 대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장외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민심이 '탄핵'과 '하야'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배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사시는 대통령님. 이제는 국민이 당신을 배신하는 대통령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끝까지 외면하면 불행하게도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국민의당 :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퇴진은커녕 자신이 국정을 주도해 가겠다는 고집을 전혀 꺾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에 따른 탄핵에 착수해야 합니다.]

청와대는 여야에 영수회담을 제안했습니다. 김병준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설득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이를 통해 '하야'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의도도 깔려있습니다.

오늘 한광옥 비서실장이 국회를 찾아 설득 작업을 벌였습니다.

[한광옥 비서실장/청와대 : (영수회담 시점은 언제로 제안을 하셨어요?) 빨리 우리는 얘기를 하죠. 내일이나 모레. (대통령께서 직접 국회로 오셔서 하는 방안으로 제안을 하신 건가요?) 그렇죠. (민주당 쪽 반응은 어때요?) 아니야, 지금 이제 가봐야죠.]

그러나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한광옥 실장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야당은 "김병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가 합의하는 총리에게 전권을 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지명 철회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으로선 영수회담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 마침표 -황인숙 >
찍는 것이지요.
그리는 게 아니구요.
질질 끄는 게 아니어요.

황인숙 시인의 '마침표'란 시입니다. 지금 절대 다수의 민심은 대통령에게 '마침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질질 끄는 게 아닌 한 번에 찍는 마침표 말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에 응답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마땅한 해법이라도 내놔야 할 텐데 그것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부 기자로서 무력감을 느낍니다. 내가 이러려고 여당 반장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하야' 정국 급물살…청와대, 영수회담 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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