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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경에서 만난 북한 병사 "돈 주세요, 50원만…"

입력 2013-09-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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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 취재진은 북중 국경지대에서 북한 군인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폐쇄적인 북한 체제를 지탱해주는 게 군부지만, 군인들의 모습은 폐쇄적이지 않았다는 손용석 기자의 전언입니다.

[기자]

백두산 근처의 북한 마을. 앳돼 보이는 북한 병사가 개울가에서 빨래를 합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선 낚시를 하는 북한군과 마주쳤습니다.

[(고기 있는가?)…]

손을 흔들기도 합니다.

중국 상인의 배를 타고 좀 더 가까이 가보기로 했습니다.

한 북한 군인이 가까이 오라고 손짓 합니다. 왜일까.

[중국 상인 : 뭐를 달라는 거예요.]

담배를 가져온 중국 상인이 북한 땅으로 담배를 던지자 두 명이 쏜살같이 달려옵니다.

그러다 카메라를 발견하고 황급히 얼굴을 가립니다.

하지만 배가 떠나자 담배를 챙겨 갔습니다.

취재진은 철조망 하나가 전부인 국경지대를 다니다가 뜻밖의 만남을 경험합니다.

북한쪽에서 들린 중국어 인사.

[니하오?(안녕하세요?)]

취재진이 한국인임을 확인하자 스스럼없이 인사를 건넵니다.

[북한군인 : 조선 사람입니까? (네.) 고향이 어디입니까? (연변 길림입니다.) 중국 말고 조선 고향은 어디입니까?]

잠시 후 돈을 요구합니다.

[북한군인 : 돈 주세요. (얼마?) 50원. (중국돈?) 중국돈.]

철조망 사이로 중국돈 50위안을 건네자 숨어 있던 북한 군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북한군인 : (보초 서나? 뭐하나?) 각종 근무 이것 저것 다 수행합니다. (살기 좋아?) 살기 좋습니다. (돈 벌기 힘들지?) 돈 벌 수 있겠습니까? 돈 쓸 데는 투성입니다.]

취재진이 차고 있던 손목시계까지 요구합니다.

[북한군인 : 그것 주세요. 손목시계. (시계는 안돼.)]

그러자 손목시계를 사오면, 북한산 송이버섯과 골동품을 가져오겠다며 다음 만날 시간을 정해줍니다.

[북한군인 : 수요일 11시에 만납시다.]

이틀 뒤 취재진이 약속한 시간에 다시 찾았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규모 행사가 열린 탓으로 보입니다.

[김영옥/평양백두한라예술단장(탈북자) : 북한에선 시계가 남성의 상징이예요. 인민폐도 인기 좋아요. 어린 병사가 나와서 그렇게 했다는 건 상관이 시켰기 때문이죠.]

국경을 지키는 북한 군인들, 그들도 서서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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