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정원 국조 특위) 경찰청 기관보고 도중 불거진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막말논란과 관련해 여야간 설전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 사안이 공개적으로 불거진 것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원이 자신을 향해 "야 너 인간이야?", "사람으로 취급 안해", "양의 탈을 쓰고 아주 못된 놈이야, 저거"라고 막말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면서부터다.
그러자 박 의원은 같은날 반박 자료를 내고 "김 의원의 회견 내용은 왜곡되고 조작된 것이어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조작해서 까지 브리핑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9일 다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의원의 왜곡·조작 주장에 대해 "속기록에 나와있는 내용"이라고 재반박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김 의원은 "속기록을 확인했더니 '사람 취급을 하지 마', '그런 사람이 인간이야. 인간?', '저는 사람 취급 안 한지 오래됐어요'라고 나와 있다"며 "무엇이 조작됐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다만 "'못 된 놈이야 저거'라고 발언했다고 밝혔던 부분은 속기록에 '못 됐어요 진짜로'라고 확인됐다"며 "나머지는 속기록에 다 나와 있는데 박 의원이 왜곡·조작 됐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인간적인 비애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원은 '야', '너'와 같은 반말은 전혀 한 적이 없다"며 "또 '못된 놈'이라고 한 적도 없다. 오늘 김 의원도 이런 표현은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이 두 가지가 없다는 점은 맥락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박 의원은 편집이라 얘기했고 짜깁기라고 한 것"이라고 박 의원을 대신해 반박했다.
그는 "당시 정회 직후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 있었던 밝히기 어려운 일도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더 이상 비본질적 논쟁으로 결국 국정조사를 흐리기 위한, 물타기 위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문제제기하고 개탄의 말은 전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박용진 대변인도 가세했다. 김 의원의 도를 넘는 편협함과 거짓말을 비판하며 새누리당은 김 의원을 국정원 국조특위에서 사퇴시켜야 한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박 대변인은 "김 의원의 비뚤어진 세계관과 이분법적 편가르기 정치,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박 의원에게 받았다는 작은 지적에는 모욕감을 느끼는 김 의원이라면 후배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준 자신의 태도와 문제가 되자 거짓말을 늘어 놓는 행위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지금 부딪히는 말 몇마디를 핑계 삼아 국정조사 일체를 방해하려는 국회판 침대축구를 하려고 한다"며 "새누리당은 검찰수사 전체를 부정하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 행위를 감싸고 도는 김 의원의 이 발언이 당론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개인의 발언이라면 김 의원을 국정원 국조특위에서 사퇴시키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다시 8초 짜리 동영상을 첨부한 보도자료를 내고 "박 의원이 분명히 '야, 너' 라고 발언을 했으며 영상 회의록에 명확하게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국정조사장이 저질 막말로 혼탁해 지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박 의원이 이에 대해 사과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시 함께 제기된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과 민주당 박범계 의원 사이의 욕설 논란은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당시 회의에서 "박 의원이 (회의가 중단됐을 때) 옆방 휴게실에 와서 '씨×'이라고 하고 갔다"고 폭로해 논란이 불거졌었다.
이날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조금 전에 김 의원실 보좌진이 저희 보좌진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며 "김 의원이 '다시 생각해보니 그런 말 없었다. 그래서 의원님께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