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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보조금 경쟁 주도한 이통사는?

입력 2013-12-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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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가 이동통신사의 불법 보조금에 대해 강력하게 제재하고 나섰지만 과열 현상은 연말까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마지막 달인 이달에도 시장 과열 기준치 이상의 번호 이동이 이뤄지면서 이통3사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SK텔레콤이 12월 보조금 경쟁을 이끌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2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달 방통위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고 있는 1일 2만4000건 이상의 번호 이동 건수를 기록한 날은 22일 현재까지 8일이다. 이통3사 간의 번호 이동(알뜰폰 제외)은 지난 3일 6만8000여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2일 5만9000여건, 9일 5만3800여건, 16일 5만3100여건, 12일 4만6000여건 순이었다. 모두 과열 기준치보다 2배 이상 많은 번호 이동이 이뤄졌다.

이같은 번호 이동 과열 양상에서 눈에 띄는 이통사는 SK텔레콤이다. KT에서 가입자를 끌어오면서 현재까지 4970명의 순증을 기록하고 있다. 1~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평일 14일 중 8일 간 KT를 상대로 순증을 기록했다. 번호 이동이 가장 과열됐던 3일 KT를 상대로 가장 많은 3925명이 순증했으며 지난 16~19일까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순증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심지어 LG유플러스의 가입자를 빼앗아 오기도 했다. 3일 1139명, 18일 184명이 각각 순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다량의 보조금을 뿌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달초 가입자를 많이 빼앗긴 이후 2일 오후부터 많은 보조금을 살포해 3일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6만8000건의 번호 이동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잠시 잠잠하던 SK텔레콤 보조금은 9일 오전부터 이틀 간, 17일 오전부터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심지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가입자까지 뺏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이 적용되는 휴대전화의 종류나 액수에서도 SK텔레콤의 보조금 주도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휴대폰 카페 등을 보면 SK텔레콤의 보조금폰은 '갤럭시S4 LTE-A', '옵티머스 G2', '베가 LTE-A' 등 5~7종으로 2종 가량인 KT와 LG유플러스보다 많다. 보조금 액수도 주력 모델에 대해 많게는 70만~80만원까지, 일부 모델의 경우 100만원까지 지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SK텔레콤이 12월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다양한 추론을 내놓고 있다. 올해 40만명 이상 빼앗긴 가입자를 연말을 맞아 만회하기 위한 것과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CEO와 중국의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 이슈로 내부가 복잡한 상황에서 격차를 벌이려고 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도 있다. 번호 이동 현황을 보면 SK텔레콤은 매주 월요일 큰 폭의 순감을 기록한 다음날인 화요일 순증으로 돌아서는데 이는 주말 동안 빼앗긴 가입자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보조금을 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가 보조금을 주도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만약 그렇게 했다면 전체적으로 가입자가 순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19일까지 전체적으로 1만3000여명의 순감을 기록하고 있다. 또 그는 "KT에서 가입자를 뺏어온 것은 서비스 품질 등 KT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 보조금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 5~10월까지의 불법 보조금 실태를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오는 27일 이통통신사에 대한 제재를 내릴 예정이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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