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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하게 뽑힌 600살 왕소나무 사경 헤매…1주일이 고비

입력 2012-08-2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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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진왜란과 6.25 한국전쟁도 거뜬히 이겨냈던 6백년 왕소나무가 생사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조민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틀 전까지만 해도 고고한 자태를 뽐내던 왕소나무입니다.

지금은 옆으로 드러누운 채 신음하고 있습니다.

태풍 볼라벤에 쓰러진 왕소나무 줄기가 보시는 것처럼 부러진 채 처참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왕소나무는 그동안 썩은 부분을 인공 나무껍질을 덮는 등 600년 동안 견뎌왔지만 이번 태풍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뿌리 보다 땅속 깊이 박혀있는 뿌리가 더 큰 문제입니다.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뿌리가 훼손됐다면 살리기 힘듭니다.

[박병배/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큰 뿌리는 주로 지탱하는 역할, 물리적인 역할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양분을 흡수하고 물을 흡수하는 것은 잔뿌리에요. 그것은 밖으로 노출이 되었을 때 건조하게 되면 금방 말라요.]

나뭇잎에서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약품이 쉴새없이 뿌려집니다.

영양분을 공급하는 수액 주사도 맞습니다.

[김창익/마을주민 : 천재지변이라 어쩔 수는 없지. 그런데 참 아주 참담해요. 내 팔 다리가 짤린 것 같아.]

왕소나무는 앞으로 1주일이 고비입니다.

잎이 얼마나 마르느냐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5미터 높이의 고목이 쓰러졌습니다.

[유정창/서울 성북구 삼성동 : 여기에 있던 큰 고목이 쓰러지는 바람에 차 위로 덮쳐서 차가 박살이 났고요. 여기 흔적들 보시면 나무 다 잘랐고….]

수십 년 된 나무지만 뿌리째 뽑히고 꺾여서 살릴 수 없는 상황

[김대성/서울 중구청 녹지과 : 어린 나무들, 다시 심어도 살 수 있는 나무들은 바로 심고요, 나무가 커서 심어서 또 넘어질 우려가 있는 나무들은 폐기처분….]

결국 몸통과 뿌리, 가지가 잘게 잘린 채 폐기물 처리장으로 보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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