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북한 대규모 열병식으로 '김정은 시대' 선포

입력 2012-04-15 15:25 수정 2012-04-15 15:26

군-당-정 승계후 조부생일에 '새 지도자' 존재 과시
김일성·김정일 후광 의존 `유훈통치' 한동안 불가피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군-당-정 승계후 조부생일에 '새 지도자' 존재 과시
김일성·김정일 후광 의존 `유훈통치' 한동안 불가피


북한 대규모 열병식으로 '김정은 시대' 선포

북한이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은 15일 대규모 군 열병식을 통해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알렸다.

북한 조선중앙TV와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이날 행사를 이례적으로 실황 중계했다.

인민군 육해공군 외에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등이 함께한 이날 열병식은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실패 이후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행사여서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북한에서 `민족 최대명절'인 김 주석 100회 생일에 이런 대규모 행사를 벌인 것은 주민들에게 새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존재감을 각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병력과 각종 무기가 동원된 열병식 행사를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북한 전역에 실황중계한 것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김 1위원장이 이날 행사에서 축하연설을 한 것도 당·정·군은 물론 주민에게 새 지도자로서 위상을 과시한 측면이 크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열병식 등의 공개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김 1위원장이 최고지도자로서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지난해 12월31일 최고사령관직을 승계한 김 1위원장은 지난 11일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로, 13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회의에서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됨으로써 당-정-군의 최고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4월 들어 숨 가쁘게 진행된 김정은 체제의 골격이 사실상 완성됐고, 3대 세습 작업도 외견상으로는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태양절' 행사에서는 `강성국가 진입' 선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이 자랑해온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실패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초 북한이 김 주석 100회 생일을 전후로 `광명성 3호' 발사를 성공시켜 `강성국가 원년'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북한 매체들이 13일 `광명성 3호' 발사 실패를 간략히 전한 뒤 평양 만수대 언덕에서 진행된 김정일 동상 제막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도 `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부담을 덜고 주민의 눈길을 `김일성·김정일'로 돌리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후계자 수업기간이 2년도 안되는 김 1위원장으로서는 당분간 `김일성·김정일'의 후광을 등에 업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또 김 1위원장이 한동안 `선군노선' 등 김 위원장의 유훈을 따르는 `유훈통치'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북한은 최근의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 위원장을 `영원한 당 총비서'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영원한 태양'으로 김 주석과 같은 반열에 올렸다.

또 노동당 규약과 헌법 서문에 노동당을 `김일성·김정일의 당'으로 규정하고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명시했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김정은이 외견상 모든 권력을 장악했지만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이 가졌던 카리스마와 권위는 하루아침에 완성할 수 없기 때문에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을 앞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1위원장이 이날 열병식 축하 연설에서 "나는 성스러운 선군혁명의 길에서 언제나 동지들과 생사운명을 함께하는 전우가 될 것이며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조국과 혁명앞에 지닌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김 1위원장은 한동안 유훈통치에 의존, 시간을 벌면서 자신의 통치스타일과 비전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외견상 3대세습을 완료했지만 김정은은 자신의 통치스타일을 드러내기보다는 장성택을 중심으로 한 후견세력의 도움 속에서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에 의존해 통치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북한 김정은, 군 열병식서 공개연설…최초 육성 공개 북한, 김일성 생일 대규모 군열병식으로 '자축' 북한 김정은, 인민군 무장장비관 시찰 "'로켓 발사 강행' 북한 강력한 제재로 대응해야" '물먹은' 평양 출장 기자들…"로켓 발사 까맣게 몰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