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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김남국 "광야에서 싸우겠다"…국민의힘 "꼬리자르기"

입력 2023-05-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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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액의 코인 거래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결국 탈당을 선택했습니다. 어제(14일) 당 쇄신 의총을 약 2시간 앞두고서인데요.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고개를 숙였지만, 의총에선 김 의원과 이 대표를 향한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은 '탈당'은 '꼬리 자르기'라면서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압박했는데,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조금 전에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이었던 김남국 의원께서 최근에 벌어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김남국 의원은 탈당했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의원의 '60억 코인' 투자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면섭니다. 국회 상임위 도중에도 코인 거래를 했다는 점이 공분을 샀는데요. 김 의원은 오늘 이 부분에 대해선 두말할 여지가 없다며 사과했습니다.

[김남국/무소속 의원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 너무나 제가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 많은 국민 여러분과 우리 동료 의원님들, 그리고 당원 분들에게도 죄송하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두말할 여지없이 반성하고 깊이 성찰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임위 도중 거래한 규모가 크지는 않다고 했는데요. 앞서 자료를 찾아보겠다고 했던 김 의원은 "액수가 크냐 작냐, 쉬는 시간이냐 아니냐와 상관없이 잘못했다고 했지만 당시 거래했던 건 '몇천원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굳이 몇천원 투자를, 한동훈 장관을 검증하는 청문회에서,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묻는 법사위에서 했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습니다.

[김남국/무소속 의원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 금액은 0.99개인가 0. 몇 개라고 해서 금액은, 액수는 많지는 않은 것으로 이렇게 또 나왔고… 너무 소액이어서 이제 정확하게 기억을 못 하고 있고 {액수가 이 정도 되면 얼마나 되는 거예요, 뭐 예를 들어서.} 몇천 원, 몇천 원 정도 수준입니다. {몇천 원이요?}]

김 의원은 "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광야에서 개인적 의혹을 모두 해소하겠다"고 탈당의 이유를 밝혔는데요. 또다른 탈당의 이유는 1년 전 의혹이 하필 지금 언론을 통해 불거진 '정치적' 배경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싸워보기 위해서, 라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김남국/무소속 의원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 결국에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실정들을 전부 다 이 이슈로 덮어버리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수사기관에서 또는 국가기관 어디에서 이것을 흘린 것이 아닌가. {왜 하필 지금이냐, 그리고 그 정보는 어디서 났느냐, 이 문제를 개인으로 싸우겠다는 겁니까?} 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탈당할 게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도마뱀의 꼬리자르기'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는데요. 민주당에서 탈당은 '징계조치'가 아니라면서, 지난 사례들을 언급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돈봉투 쩐당대회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 이성만 의원이 같은 수순을 밟은 것이 불과 몇 주 전의 일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앞세워서 자기 배를 불렸던 윤미향 의원, 충격적 권력형 성범죄 사건의 피의자 박완주 의원 역시 민주당 당적을 잠시 벗어나있을 뿐, 무소속 신분으로 국회의원 급여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습니다. 꼼수 탈당을 평소 입법 독재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민주당에게 탈당은 징계조치가 아닙니다.]

김 의원의 '탈당' 입장문도 문제 삼았습니다.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 "'잠시' 우리 민주당을 떠나지만" 라고 썼는데요. '잠시'라는 단어가 두 번이나 있죠. 얼마 전 민주당은 부정적 여론과는 상관 없이 '검수완박' 국면 때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1년 만에 복당시켰는데요. 국민의힘은 '잠시만 안녕' 쇼에 속지 않는다며 민주당을 향해 국회 윤리특위를 통해 김 의원을 제명하는 데 동참하라고 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김남국 의원의 의원직 사퇴에 민주당이 앞장서서 나서야 합니다. 국회 윤리위의 신속한 개최를 요구하여 의원직 제명을 하도록 먼저 나서야 합니다.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민주당의 지긋지긋한 '잠시만 안녕쇼'에 속지 않습니다.]

민주당에선 김 의원의 '탈당'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내년 공천을 포기한, 최고수준의 정치적 '결단'이란 겁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민주당에서는 탈당은 정치적 최고 수준의 결단이고요. 김남국 의원님 같은 경우는 총선 1년이 남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 이상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정말 최고 수준의 결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잠시' 탈당에 대해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있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본인이 당을 사랑한다고 하시고 곧 돌아오겠다고 하시는데 당이 무슨 회전문도 아니고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데도 아니니까요.]

김 의원은 어제 오전, 전격적인 '탈당'을 선언했죠. 그 과정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김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한 건, 어제 오후 쇄신 의원총회를 약 2시간 앞두고였는데요. '탈당 수락은 안 된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탈당계를 받아들였습니다.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받아들인 모양샌데요. 한창 진행중이던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사실상 무력화했단 비판이 나왔습니다. 당 소속이 아닌 의원에 대한 당의 진상조사가, 강제성을 띠긴 어렵겠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본인이 탈당함으로써 이 진상조사 자체가 스톱되게 만들었고 당이 아무것도 못하는 자정 능력이 없는 정당으로 지금 되어 버렸으니까 저는 매우 무책임한 탈당이라고 생각하고 매우 화가 나는 조치를 본인이 취했다고 생각합니다. 엄청 화나 있습니다, 저는.]

김 의원은 당초 입장과는 달리, 당 소속이었을 때도 진상조사단에 자료를 다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언론에 일부 전자지갑이 공개됐지만, 핵심인 업비트나 빗썸에서의 거래 자료는 내지 않았다는 겁니다. 원래는 어제 의총에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진상조사단은, 이때문에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이소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어제) : 이용 거래소, 전자지갑, 거래 코인 종목, 수입 등 이런 거래현황과 관련해서는 조사단이 관련된 요청 자료를 제출받지 못한 상황이었다라고 하는 점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약속대로 코인을 매각했는지에 대해서도 '보고받지 못했다'고만 답했는데요. 애초에 당 차원의 대응이 잘못됐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선제적으로 '징계'를 할 수 있고 '출당'을 권고할 수도 있는데, 스스로 '탈당'해서 진상조사를 무력화할 때까지 방치했단 겁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징계를 할 수도 있고 혹은 뭐 출당을 할 수도 있고. 국회의원으로서 선출직 공직자로서 할 수 없는 행위들을 한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사익을 추구한 것 아니에요? 또 거짓 해명을 했던 몇 가지 사례, 이런 등등등이 조사와는 상관없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문제예요.]

민주당 쇄신 의총은 약 7시간 동안 진행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결과적으론 개별 의원 탈당으로 당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윤리규범을 엄격히 적용하고 윤리기구를 강화하겠다, 국회의원 재산 투명성을 강화하겠다 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는데요. 김 의원에 대한 성토대회 같은 분위기였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신임 요구와 퇴진론을 주장하는 의원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선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오늘 최고위에선 불쾌감을 그대로 표출했다고 합니다. 의원총회에서 "지도부가 아무 것도 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던 데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하는 등, '사실이 아니'라고 했단 겁니다. 오늘 최고위에선 유일한 비명계인 송갑석 최고위원이 어제 쇄신 의총,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부족했을 거라고 이 대표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우리 당에 지독하게 따라붙는 내로남불의 꼬리표부터 떼어내야 합니다. 전당대회의 돈봉투 의혹, 코인 논란 등의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자세가 내로남불과 다르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이제는 우리 스스로 혁신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당 차원의 미온적 대처 화살을 이재명 대표에게로 돌리고 있는 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죠. 김기현 대표는, 오늘 최고위에서 "김 의원 코치에 따라 코인 투자한 적 없느냐"고 따져물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본인이 권력형 부정부패 혐의로 검찰과 재판 법정을 오가는 신세인지라 김남국에 대한 사퇴 요구를 회피하거나 주저하는 것은 아닌 것인가요. 아니면 혹시 이재명 대표 스스로도 김남국 의원의 코치에 따라 코인 투자를 하면서 투기를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조차도 궁금합니다.]

이 대표는 "김 대표 측근들이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 같다"고 맞받았는데여야 전수조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그런 의심이 들면 우리가 제안한 대로 여야 의원들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기를 요청드립니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 김기현 대표나 그 측근들이 코인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긴 하네요, 그런 얘기 하는 걸 보면…]

이른바 '김남국 코인'의 여파 민주당 지지율에 일부 반영이 된 듯 한데요. 오늘 자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둘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다만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호남지역 지지율은 지난 주 보다 10%p이상 떨어졌습니다. 이 조사는 김 의원의 '탈당'까지는 아직 반영되기 전의 조사인데요. 김 의원의 '코인' 논란, 2030 청년 세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단 소식 전해드렸었죠. 민주당의 고민이 커질 듯 합니다.

민주당 쇄신 의총 사실상 '김남국 의총'이 됐는데 정작 결의문에는 '김남국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국회 윤리특위 제소, 코인 거래 자진 신고 등 이번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빠졌다는 겁니다. 김 의원의 자진 탈당에 대해 정회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튜브 '정치부회의 실시간'을 검색하셔서 의견 남겨주시면 잠시 후 백다혜 반장이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탈당' 김남국 "광야에서 싸우겠다"…'의원직 사퇴' 압박한 국민의힘 "더불어도마뱀의 꼬리자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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