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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 교수 "청와대-장관 충돌, 토론 통한 접점 필요"

입력 2013-10-01 08:43 수정 2013-10-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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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셨듯이 진영 복지부 장관의 사퇴는 박근혜 정부 출범 7개월 만입니다. 양건 감사원장에 이어 진영 장관, 또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까지 뭔가 자꾸 인사에서 삐걱거리며 잡음이 나는 이유가 뭔지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서울대 김광웅 명예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Q. 진영 장관 사표가 결국 수리됐습니다. 처음 사표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수리되기까지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항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정권 초기에 대통령과 장관의 불협화음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경우가 많지는 않죠?

[김광웅/서울대 명예교수 :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에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것을 많이 강조했는데, 보니까 준비된 정부는 아니네요. 그리고 장관이 사표 내는 것을 좋게 말하면 선진국이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장관을 하려고 애를 얼마나 쓰는지 다들 아시잖아요. 모함까지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데, 그 좋은 장관자리를 안하겠다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다만 문제는 개인의 생각이나 이념이 아무리 다르다고 하더라도, 한 정부에 가서 일을 한다면 정부의 뜻과 정책의 취지에 자신을 적응시켜야하는 겁니다. 그런데 진 장관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장관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연계 문제만이 아니라요. 기획재정부는 예산 주관, 안전행정부는 조직인사 등 각 부처 장관들을 괴롭히는게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장관 일이 힘든 거죠. 거기다가 정책이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고 사표를 던지는 것이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얼마나 일을 못하겠으면 그걸 던지겠습니까? 충분히 진 장관의 심정도 이해는 하는데, 한 정부가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고, 이제는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얼마든지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부인 것은 맞지요. ]

Q. 아까 정홍원 총리 리포트에서 ‘이럴 거면 처음부터 장관직을 수락하지 말았어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습니다.

[김광웅/서울대 명예교수 : 그것도 맞습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해보니까 안 되는걸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저도 정부에서 일할 적에 한 다섯 번 사표를 낸 기억이 있는데, 무책임 하죠. 그리고 마지막에 내는 것은 늑대소년처럼 보인기도 하고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만 청와대며 장관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내버려 두지 않거든요.]

Q. 그렇다면 장관의 소신과 청와대의 입장이 다를 경우 어떻게 풀어가야 될까요?

[김광웅/서울대 명예교수 : 근데 정부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정책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정책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답이 없는 이유로 이글만의 신경민주모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뇌의 부위가 모두 다르고, 경쟁을 하고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최선의 대안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상충되는 안을 놓고 토론을 하고 결론해 가는 건데, 정부의 미로 클래스라고 하는 것이 전부다 하나만 우기고 밀어붙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경우도 연계하는 방안도 있고, 연계하지 않는 방안도 있고, 얼마 동안은 연계 한 번 해보거나 그 다음에는 시행착오가 있다면 고치는 여러 가지의 대안을 두고 설득시켰으면 아마 됐을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못하고 예전부터 정부는 모든 것을 다 무소불위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 큰 잘못이죠. 그리고 정부는 하나가 자기 것이 아닙니다. 무슨 배신자라는 이상한 단체가 이름이나 쓰고 말이죠. 우리말 안 듣는다고 떠난 사람 배신자다. 그런 것이 아니거든요. 이게 언론의 용어인지 모르겠지만 함부로 장관할 사람한테 그렇게 대접하는 것은 아니고요. 그리고 다른 의견은 얼마든지 있고, 다만 조금 더 적응했어야지 좋겠다는 평도 있겠죠.

Q. 네 알겠습니다. 실세 장관으로 알려졌던 진영 장관 아니겠습니까? 사퇴논란을 거치면서 이제 지쳤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청와대와 소통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비추었는데요.

[김광웅/서울대 명예교수 : 충분히 있을 수가 있죠. 다른 의견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고, 방금 전에 말씀 드린 대로 다른 부서가 못살게 굴기도 합니다. 하여튼 장관해보면 얼마나 힘들고 정말 끝까지 희생하고 봉사해야 하는지, 이런 정신이 투철한데도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들다는 것은 해 본 사람은 압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교수님 말씀하신대로 지금 이 사퇴에 대한 파동이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이기를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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