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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키친 캐비닛?…야, 박 대통령 답변서에 "궤변"

입력 2016-12-19 18:24 수정 2016-12-1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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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 대통령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탄핵소추사유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심지어 최 씨를 '키친 캐비닛'이라면서 대통령에게 국정 조언을 해주는 인물이라는 식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이 내용은 어제 공개됐는데, 오늘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답변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습니다.

오늘(19일) 청와대 발제에서 박 대통령 측의 답변서에 남긴 내용과 문제점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리인을 통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탄핵소추사유는 '모두 다 거짓말'이라는 겁니다.

박 대통령측은 답변서 첫 장에 탄핵소추 사유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그걸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분명히 99% 입증 가능한 것만 공소장에 썼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 대리인은 답변서에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사의 의견을 적은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재단관련 지시사항을 수첩에 깨알처럼 기록으로 남기고 따랐던 안 전 수석에 대해서도 답변서에는 이런 대목이 등장합니다.

'참모진 등이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오해하여 과도한 직무 집행이 이루어진 경우' 라는건데요. 그러니까 안 전 수석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오버'해서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겁니다.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답변서의 내용은 또 이런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나는 몰랐다'는 겁니다. 최 씨가 사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다녔더라도 그건 최 씨 혼자서 한 일이고, 최 씨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검찰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최씨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에 납품을 할 수 있도록 직접 뛰었다는 정황이 고스란히 적혀 있습니다. 최 씨는 그 대가로 샤넬백과 현금 수천만원을 챙겼습니다. 제3자 뇌물수수혐의 적용이 불가피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준 것 뿐이었다며 맞섰습니다. 그렇게 많고 많은 회사 중에 왜, 유독, 하필이면 최 씨 딸 정유라의 초등학교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를 콕 집어서 박 대통령은 밀었을까요?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회사와 최 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못한 게 하나도 없고 떳떳하다면,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는 왜 국민 앞에 세차례나 고개를 숙인거냐고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국민의당 : 법률 미꾸라지, 법률 뱀장어들에게 자문을 받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후안무치한 답변서입니다. 촛불을 짓밟는 반 촛불 투쟁 지침서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박 대통령은 유일하게 인정했던 문건 유출건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은 질 수 없다며 맞섰습니다. 그러면서 '키친 캐비닛'이라는 미국 정가 용어를 거론했는데요. 미국 대통령에게 식사를 격의없이 함께하며 여론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최 씨 역시 박 대통령에게 그런 존재였다는 겁니다.

당장 야당에선 '궤변'이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우상호/민주당 원내대표 : 제가 한참 웃었습니다. 최순실씨가 캐비닛이라는 말도 잘 이해가 안가고요. 무슨 캐비닛입니까? 어느 분야를 전담하시는…주로 프로포폴 전담 캐비닛? '키친 캐비닛'이 아니라 '키친 오퍼레이터'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조종자였다, 저는 이렇게 보고 '쓸데없는 변명으로 국민들 더 분노하게 만드는 그 변호인단부터 해체하는 게 맞겠다' 이런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박 대통령의 답변서는 이밖에도 곳곳에 허술한 구석이 많은데요. 대리인단은 최 씨가 국정에 관여한 비율은 계량화 해봐도 1% 미만에 불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이 400조가 넘는데, 1%라면 최 씨가 4조를 좌지우지 했던거냐고 반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거짓말이다. 나는 몰랐다'…야당, 박 대통령 답변서는 '궤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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