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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애도기간' 도발 감행…그대로 되갚은 우리 군

입력 2022-11-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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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기간에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특히 그 중 미사일 한 발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는데요.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북한 도발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관련된 내용을 뉴스픽 5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 분단 뒤 처음 > 첫 번째 픽은 이태원 참사의 슬픔에 잠겨 있는 중에 들려온 북한 도발 소식입니다. 북한이 오늘(2일) 오전 8시 51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3발을 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북방한계선, NLL 남쪽 공해상에 떨어졌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입니다. 그보다도 6·25 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강신철/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접에 떨어진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고 결코 용납할 수 없음. 우리 군은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을 천명함.]

미사일이 떨어진 위치, 강원도 속초 동북 방향으로 57km 지점, 울릉도 서북쪽으로 167km입니다. 앞서 들으셨지만 공해이지만, 우리 영해와 근접한 위치이기도 합니다. 울릉도 전역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됐습니다. 하지만 울릉군, 실제 상황인 줄 알리는 대피방송은 30분 뒤에야 했습니다. 대피 안내 문자도 25분 뒤에 보냈습니다. 실제 대피한 주민들은 없었습니다.

[신성자/울릉도 도동 주민 (JTBC '뉴스특보') : {그런 경우도 없었습니까?} 방송은 없었어요. {아, 설명 방송이 없었군요.} 예예. {지금까지 없는 상황입니까?} 네, 지금까지 특별한 방송은 없었어요. {신성자 씨는 울릉도에는 얼마나 계셨는지요?} 저 한 10년 넘게 있었어요. {이런 사이렌을 들으신 건 이번이 처음이고요?} 네, 처음이에요. {이 상황을 그럼 어떻게 파악하셨습니까? 어떤 사이렌인지.} 이 사이렌에 대해서 오작동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지 친구가 전화가 먼저 와서, 별일 없냐고 안부를 물어서 그래서 소식을 알게 되고, 그다음에 핸드폰으로 확인하게 되었어요.]

북한은 이 단거리 탄도 미사일들을 포함해 아침 6시 41분부터 10발 넘게 섞어서 발사했습니다. 지난 6월 8발을 섞어쏜 적은 있지만 10발 이상은 처음입니다. 발사 시간과 장소 역시 다양했다고 합참은 밝혔는데요. 이러한 식의 '섞어 쏘기', 요격이 쉽지 않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JTBC '뉴스특보') : 이번 같은 경우는 물론 단거리 미사일이지만 NLL 선상을 넘어서 동해상으로 떨어졌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논란거리이고 또 북한이 남측에 대해서 상당히 위협적인 행동이 나왔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주재했습니다. 취임 뒤 두 번째인데요. 그만큼 이번 도발, 엄중한 상황이라고 본 것입니다.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인 영토 침해 행위다" 윤 대통령,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또 "우리 사회와 한미 동맹을 흔들어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는데요.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 도발에 대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우리 공군은 곧바로 공대지 미사일 3발을 쐈는데요. NLL 북쪽의 공해상, 북한이 딱 도발해온 만큼의 거리에 정밀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은 그런 우리 동해 완충구역에 포 100여발을 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긴급 NSC에 참석한 당국자들, 북한이 우리의 국가 애도기간에 도발을 감행했다는 사실에 한층 더 강한 규탄 쏟아냈습니다.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여야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비판에 나섰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했습니다.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는 상황임을 그들도 뻔히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아랑곳하지 않고 또 도발을 감행한 것입니다. 정말로 구제불능의 집단들입니다.]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북한에 군사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끝없는 고립의 길로 걸어들어가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군사 도발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앞서 '정치 9단'도 이렇게 북한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었는데 말이죠.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한마디 더 하면 저는 뭐 바이든, 시진핑, 푸틴, 다 조전을 표했는데 김정은 위원장도 지금 한·미 군사훈련, 남북 관계에 긴장이 있지마는 조의를 좀 표하는 것이 우리가 같은 민족으로, 형제다 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도록 저는 이 방송을 통해서 좀 말씀드립니다.]

오늘 도발, 북한은 지난밤 미리 예고한 바 있습니다. 바로 북한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부위원장이 낸 심야 담화입니다. 우리 군과 미군, 지난달 31일부터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진행 중인데요. 훈련을 시작했을 때 발표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이어서 이번에는 북한 군 1인자가 직접 나선 것입니다. 박정천은 '비질런트 스톰'이 1990년 초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할 때 사용한 작전명인 '데저트 스톰'에서 본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만큼 철저히 북한을 겨냥한 '침략적' 군사 훈련이라면서 한반도는 다른 지역처럼, 미국의 군사적 허세가 통하는 곳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박정천/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음성대역) :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없이 실행할 것이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미국은 '비질런트 스톰' 비판한 북한의 속내, "핵 도발 구실 찾기"로 봤습니다. 전문가들도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의 국가 애도 기간도 배려하지 않고 철저히 정해놓은 계획대로 나아가고 있는 북한, 도발 수위를 점점 높일 것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그 종착점,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으로 예측되는 7차 핵실험이죠. 핵실험도 문제이지만요. 지금 눈 앞에 닥친 위협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전문가 이야기 나옵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 (JTBC '뉴스특보') : 지금 이 위협 자체에 저희가 집중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상황이 만약에 더 심각해진다라고 하면은 낮게는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아니면 천안함 사건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거고요. 여기서 상황이 더 올라가게 되면 2015년에 목함지뢰하고 그 서부지역 포격 도발하고 연결됐었던 굉장히 안 좋았던 상황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 픽부터는 다시 이태원 참사 소식에 집중해보겠습니다. < 눈물의 이별 > 입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매일 이별해나가는 요즘입니다.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발인, 이틀째 엄수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156명 중 68명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여덟 살 아들을 두고 떠난 희생자도 있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입관을 10분 앞두고 고인의 휴대전화를 찾았다는 소식에 유족들은 참고 있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유족들은 여덟 살 아이에게 엄마의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희생자 사촌 동생 (JTBC '뉴스룸' / 어제) : 이태원 얘기를 학교에서 미리 들었더라고요. '엄마가 이태원에서 죽은 거예요?' 이렇게 물어봐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들은 무분별한 비난과 혐오에 마음이 다시 한번 무너져내립니다. 비난과 혐오보다는 공감과 위로가 중요한 때라고 어제도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올바른 공감은 무엇일까요. 

[정찬승/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 그 사람의 감정을 느껴보고 그 사람이 경험한 일들을 이해해 보고 그 사람을 이해하고자 애쓰는 게 공감입니다. 그래야 진정한 위로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좋은 곳에 가셨을 거예요', '신의 뜻입니다'라든지 그러면 그 사람이 이 사태에서 정말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 있는데 유가족이 그것이 신의 뜻이라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가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 오히려 그 사람의 입장에 서보고 얼마나 참담하고 얼마나 큰 상실감에 빠져 있는지 느낀다면 그 사람 옆에 말없이 앉아서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 진정한 공감과 위로를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방식의 공감과 위로, 다시 한번 새겨야 할 내용인 것 같고요.

여기에 그 공감과 위로를 건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희생자들이 다니던 학교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 차려진 분향소, 그리고 사고 현장 인근인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사흘째 찾는 시민들입니다.

[임지헌/서강대 대학원생 (JTBC '뉴스룸' / 어제) : 학생분들 중에 사망자가 있다고 해서, 지나가다가 마주쳤을 사람이고 같은 수업을 들었을 사람일 텐데 그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요.]

[김동희/추모객 (JTBC '뉴스룸' / 어제) : 편의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랑 친구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것들 사 와서 두고 갔어요. (희생자들이) 거기서는 걱정 없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편히 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다른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떠나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유실물 보관소를 찾는 유족들입니다. 참사 현장에서 주인을 잃은 물건은 약 800점, 1.5톤에 달합니다. 그런데 어제까지 겨우 40여 점만 주인에게 돌아갔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옷 더미를 뒤적이던 여성은 익숙한 검정색 자켓을 발견하고 고인이 매일 입던 옷이라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원효로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유실물센터에는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의 가족, 친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희생자의 마지막 기억을 두 손에 담아 갔습니다.]

그런데 세상과의 이별, 그 전에 가족 품에 안기기조차 쉽지 않은 희생자들도 있습니다. 바로 외국인 희생자 26명입니다. 그 중에는 스리랑카 출신 고나갈라 무나우페르 씨도 있는데요. 유족들이 비자 등의 문제로 한국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합니다. 따라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돈을 모아 스리랑카로 시신을 보내기로 했는데요. 여기에 드는 돈, 천만원으로 만만치 않은 액수입니다. 이러한 사연들 하나 둘씩 들려오자, 정부는 오늘 이러한 지원책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박종현/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 : 외국인 사상자에 대해서는 내국인에 준하여 지원하기로 하였고, 2명의 불법 체류자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본국 송환 비용을 포함한 장례비·치료비 및 구호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3, 4, 5픽도 마저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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