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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깊은 주호영…'이준석 가처분' '전당대회' 과제 산적

입력 2022-08-11 18:36 수정 2022-08-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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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 김성원 의원의 발언 논란도 다뤘지만요.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고민은 이것뿐이 아니죠. 비대위 출범을 앞두고 고심이 깊습니다. 일단, 이준석 대표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란 산을 넘어야 되죠. 권성동 원내대표의 비대위 포함, 또 전당대회 개최 시기도 역시 고민스러운 부분인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한 장면입니다. 가부좌를 튼 '닥터 스트레인지'가 뭔가 명상에 잠긴 모습이죠.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이리저리 흔드는데요. 뭘 하는 중일까요?

미래에 벌어질 수많은 경우의 수를 살펴봤다고 하는군요.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술대에 올랐죠. 메스를 잡을 집도의로는 주호영 닥터가 임명됐는데요. 주호영 비대위원장, 지금쯤 '닥터 스트레인지'에 빙의했을 듯싶습니다. 발생 가능한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을 텐데요.

오늘(11일) '줌 인'은 전지적 닥터 주트레인지 시점으로 주호영 위원장이 구상하는 시나리오를 살펴볼까 합니다. 주 위원장 앞에는 일단 3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이준석 대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인데요. 이 대표, 어제 법원에 비대위 출범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죠. 가처분 신청으로 당이 분열하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향후 비대위의 행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텐데요. 주 비대위원장의 생각은 "일단 말려!"인 것 같습니다. 이 대표를 만나 가처분 신청 철회를 설득해볼 요량인 듯한데요.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튜브 'KBS News' / 어제) : 저는 이제 다각도로 (이준석 대표와) 접촉, 노력을 하고 있고 이제 이 대표 측에서 마음을 내서 만날 결심을 내야 일이 이뤄지지 않겠어요?]

이 대표가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라고 있는 눈치죠. 하지만 이 대표 측은 법적 대응을 철회할 움직임도 전혀 없어보이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바라보는 민심이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발표된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 관련 여론조사를 살펴보면요.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야 한다'는 응답이 46.4%로 '기각돼야 한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대표 측은 과거 주 위원장 역시 당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했던 사실도 지적했는데요.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그리고 이준석 대표에게 정치적인 해결책을 찾아라, 명예로운 퇴진을 해라라고 하는 분들이 과연 어떤 현실적인 노력을 하셨는지도 의문이고요. 실제 저희 당에 계시는 많은 분들,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포함해서 과거에 당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하셨던 적들이 있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만 유독 엄격하게 봐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주 위원장도 이 대표를 말릴 명분이 없다는 얘기를 에둘러 한 셈입니다. 결국 이 대표가 인용이든 기각이든 결과에 상관 없이 'My way'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모임이죠.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도 오늘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이 대표에게 힘을 보탰는데요.

[신인규/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어제) : 내일 아마 저희가 단체소송할 것 같은데 한 1560명 정도는 확실하게 의사를 표현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건 당원들이 그렇게 한다는 것은 저는 유례를 찾기 힘들고요. 이 당원들의 분노, 그리고 카페 가입자도 지금 2500명이 넘었거든요.]

주 위원장도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오늘 이 대표 관련 질문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이준석…} 이 자리에서 그 이야기하지 말라고. 장소에 맞는 것 좀 해라.]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이 대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버럭하는 장면입니다. 주 위원장, 이 대표와 접촉은 지속적으로 시도하겠지만요. 동시에 소송전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9일) : 만약 사법절차가 개시된다면 법적 과정을 통해서 정리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고 또 필요로 하다면 전문적인 법률가의 도움도 받을 생각입니다.]

이 대표의 전면전 선언과 별개로 주 위원장은 지금 비대위원 인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죠. 다만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 일각에서 책임론이 불거진 건데요. 권 원내대표가 비상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헌·당규로 고치든지 본인이 원내대표 자체를 사퇴하든지 하지 않는 이상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 만약에 들어오게 된다면 본인이 그런 비판을 의식해서 역할을 잘해 주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차기 당권주자들도 '권성동 책임론'을 제기 중인데요. 권 원내대표에게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겁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MBN '프레스룸' / 어제) : 거기에 대해서도 사실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재신임을 묻고 거기에 대해서 의원총회에서 거기에서 결정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는 책임론에 대해서 불쾌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는데요. 원내대표직 사퇴는 물론 비대위 불참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입니다.

주호영 위원장은 당내 여론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을 텐데요.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권 원내대표가 당연직이라 배제할 수 없다고 했었죠.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9일) :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석하게 돼 있는 경우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하루 사이 살짝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일단 빠져?", 카드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은 당연직으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계신 분들도 지금 이번 비대위에 포함되는 게 수순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새 인선으로 꾸려질지 좀 궁금해서…} 그것도 고민해 보겠습니다.]

최고위의 관례를 준용한다면 원내대표는 당연직이지만요. 다만 비대위 관련 규정이 명시된 국민의힘 당헌 96조엔 당연직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습니다. 당헌이야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주 위원장은 과연 어떤 정무적 결단을 내리게 될까요?

주 위원장의 또 다른 고심, 비대위 기간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인데요. 먼저 당권 주자들은 관리형 비대위를 바라고 있죠. 비대위 기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생각입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이번 비대위원장이 해야 될 일은 역시 다음 전당대회 준비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를 아예 다 끝내자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요. 그 중간도 가능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3일) : 비대위를 장기화시키는 것은 우리 스스로 계속 비상사태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과 비슷한 거죠. 이런 상황을 조기에 해소해서 당을 정상화, 안정을 시켜야 되는 것이지…]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차기 당 대표를 되도록 빨리 선출해야 한다는 건데요. 반면 주 위원장의 판단은 "일단 미뤄!"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당 일부에서는 실무적으로 짧게도 가능하다. 빠르게 안정화를 시켜야 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면 비대위를 할 게 뭐 있어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라 하면 되지.]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셈인데요. 주 위원장은 당장 당에 필요한 혁신과 전당대회 관리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심산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9일) : 우리 비대위는 혁신과 변화를 꾀함과 동시에 전당대회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비대위 성격을 지으라면 혁신형 관리 비대위다 이렇게 명명하고 싶습니다.]

자, 오늘은 닥터 주트레인지가 생각하는 향후 시나리오는 뭔지 살펴봤는데요. 주 위원장, 지난해 당 대표 선거 때도 정치적 연륜을 앞세웠었죠. 이번에도 연륜을 무기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과거 주 위원장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주호영/당시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5월 11일) : 우리가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 산들도 다녀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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