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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따라 꿈 키운 소방관, 침수된 다리 건너 아이 구조

입력 2022-08-11 15:09 수정 2022-08-11 15:10

"열이 39도까지 오른다" 신고 받고 출동
폭우로 다리 통행 불가…잔해물 헤치며 건너가 구조
"어릴 때부터 꿈…책임감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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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39도까지 오른다" 신고 받고 출동
폭우로 다리 통행 불가…잔해물 헤치며 건너가 구조
"어릴 때부터 꿈…책임감 더 커졌다"

불어난 강물.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불어난 강물.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폭우로 통행이 되지 않는 다리를 건너가 고열에 시달리는 2세 아이를 구조한 소방관이 화제입니다.

어제(10일) 오후 2시 16분쯤 경기도 양평소방서에는 개군면 한 마을에서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다리 통행이 불가능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신고자는 2세 아이의 엄마였습니다.

아이가 39도로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데 폭우로 나무 등 잔해물이 떠밀려와 다리 통행을 막고 있어 마을을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입구에서는 할머니가 아이를 등에 업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한 건 오후 2시 30분쯤이었습니다. 다리 위에 엉킨 잔해를 치우려면 장비가 장착된 큰 차량이 들어와야 했는데 길이 협소해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구조 작업이 곧바로 돌입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현장에 출동했던 개군119지역대 소속 최용수 소방관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최 소방관은 "아이를 최대한 빨리 구출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JTBC에 전했습니다.

최 소방관은 "아이가 열이 나는 등 긴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물 수위도 높고 물살이 거세 쉽지 않았다. 출동하면서 아이 걱정을 많이 하면서 갔는데 병원으로 신속히 인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구조 작업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소 그쪽 지리를 알고 있었다. 땅밟기가 가능한 곳들을 밟으며 아이를 등에 업은 할머니가 걸을 수 있도록 앞으로 유도했다"며 "이후 남아있는 (가족의) 짐을 조금씩 챙겨 건너게 됐다"고 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많이 위험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엔 "용기도 필요했지만 2인1조로 활동해 같이 출동한 대원이 안전 확보를 하고 있었다. 나 역시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진입해 괜찮았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10일 연일 쏟아진 폭우로 통행이 불가능한 다리를 건너 고열인 아이를 구조한 최용수 소방관. 〈사진=본인 제공〉지난 10일 연일 쏟아진 폭우로 통행이 불가능한 다리를 건너 고열인 아이를 구조한 최용수 소방관. 〈사진=본인 제공〉
지난 1월 임용한 최 소방관은 외할아버지를 보며 꿈을 키워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외할아버지가 소방공무원 출신이셨다. 자라면서 이야기와 경험, 조언 등을 많이 들었다"며 "이에 소방관이 꿈이 됐고 한 길만 바라보고 오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 소방공무원을 준비해 꿈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최 소방관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책임감이 좀 더 커졌다"며 앞으로 구조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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