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인체 내 단백질·바이러스 등 바이오 물질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영상장치를 개발했다.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미터 정도 되는 미세한 크기도 분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김동현 교수와 김규정 박사가 일반 현미경에 자체 제작한 금속 구조칩을 접합해 기존 전반사 형광 현미경의 문제점인 광학적 회절한계(diffraction limit)를 극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의·과학이 발달하면서 세포 내 단백질의 움직임이나 바이러스간 상호작용처럼 더 작고 미세한 현상을 관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현미경의 회절한계로 인한 해상도 문제가 있었다.
회절한계란 관찰하려는 두 물체간 간격이 현미경에서 사용하는 광원의 반파장 크기 이하에 해당될 때 이들을 서로 구분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수 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크기까지 볼 수 있게 됐지만 상당히 고가의 특수장비가 필요한 단점이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반사 형광 현미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쉽고 간편한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동그란 구멍이 주기적으로 있는 금속 구조칩을 제작한 뒤 현미경에 접목시켰다.
그 결과 나노구멍 표면에 국소 크기의 매우 강한 전자기파가 만들어졌고, 이 핫스팟(Hot spot)이 횃불 역할을 해 이를 지나는 생체분자의 영상정보를 복원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나노 구조칩의 전자 배열이 바뀌면서 약 35 나노미터 크기의 핫스팟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영상법으로 움직이는 바이오 물질의 영상을 수십 나노미터까지 분별할 수 있다"며 "특정 세포 내에서 움직이는 기질 또는 단분자 영상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와 마이크로 과학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 '스몰(Small)'에 표지논문으로 최근 소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