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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 책 들고 귀국한 김성태, "이재명 전화번호도 몰라"

입력 2023-01-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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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오늘(17일) 태국에서 송환됐습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검찰에 체포가 됐고요. 내려서는 수원지검으로 바로 압송이 됐습니다. 김 전 회장은 변호사비 대납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또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오늘 출석 여부엔 말을 아꼈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 검찰청에 대거 항의방문을 갔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인기 연예인의 척도 중 하나, 공항패션이 화제가 되느냐 마느냐입니다.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차림새를 연출하는 게 관건인데요. 국회상황실에서는 인기 연예인은 아니지만 가장 화제가 되는 뉴스 인물을 다루곤 하죠. 바로 오늘 오전 태국에서 송환된 화제의 인물,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의 공항패션,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 : 저희 가족들, 저 때문에 회사 사람들 구속된 것에 대해서 하루하루 지옥같이 살았습니다. 김치 먹고 생선은 좀 먹었는데 그걸 황제도피라고 하고, 다 제 모든 게 불찰이니까 제가 검찰에 가서 충실히 조사받고 소명하겠습니다.]

8개월 간의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힌 김 전 회장. '황제 도피' 의혹을 정면 반박한 본인의 주장을 증명한 걸까요. 헤어스타일, 다듬지 못한 듯한, 곱슬한 장발입니다. 과거 프로필 사진과는 다른 모습이죠. 골프장에서 검거될 당시 모습과는 머리도 옷차림 느낌도 비슷합니다. 공항에선 가벼운 바람막이를 걸쳤는데 가방 없이, 달랑 손에 든 한 권의 책이 눈에 띕니다. '시골무사 이성계'라는 책입니다. 의미심장한 제목인데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사실 고려에선 변방의 무사였죠. 책 뒷면엔 '46세의 이성계, 역성혁명을 꿈꾸기 시작하다'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1380년 황산대첩을 다뤘고 하는데 책에는 "이성계는 지면 죽음으로 답해야 하고, 이기면 그것으로 그만인 싸움'을 시작한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이성계'가 누구를 뜻하는지, 본격 검찰 수사를 앞둔 김 전 회장 본인인지, 아니면 비주류 출신으로 대선에 도전했던 특정 후보를 뜻하는지는 정회원님들의 해석에 맡기려고 합니다. 김 전 회장이 앞으로 할 진술에 힌트가 있을 텐데 일단 오늘은 비자금 관련 의혹부터 이재명 대표 관련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모두 부인했습니다.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 : 나중에 조사받아보면 알겠지만 무슨 비자금은, 에휴… 회사에 전환사채를 만드는데 무슨 비자금이 만들 수 있어요. {마치 그걸로 이제는 대북송금도 했다, 그걸로 변호사비 대납했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나와서…} 아니에요, 아니에요. 전혀 아닙니다.]

이재명 대표와도 연락한 적 없다,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와 같은 입장이죠.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 : 이재명 씨는 전화나 뭐 이런 거 한 적 없는데… {전화는 한 번 하신 적 } {있지 않으세요?} 없습니다. 전혀 없고요. 전화번호도 알지 못하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이재명' / 지난 13일) : 나도 몰라요. 도대체 저는 김성태라는 분 얼굴도 본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이런 말을 정면 반박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입니다. 김 전 회장이 앞서 진행했던 KBS와의 인터뷰, 범죄자들이 보내는 '말맞추기 신호'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해외에 도피한 중범죄자들이 언론사를 선택해서 일방적인 인터뷰를 하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보도되게 하고 관련자들에게 일종의 말맞추기 신호를 보내는 것은 과거에 자주 있었던 일입니다.]

김 전 회장과 검찰과의 신경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검찰의 수사는 일단 자금흐름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자금 관련 '키맨'인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쌍방울 그룹 재경 총괄본부장이 태국에서 정식 재판에 돌입하며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김 전 회장이 전격 귀국한 대신, 앞서 귀국 의사를 밝혔던 김 모 본부장은 입장을 바꿨습니다. 결국 김 전 회장의 입에 관심이 쏠립니다.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자금 흐름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재경총괄본부장, 이분 아직 남았잖아요. 원래 귀국 의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아마 김성태 회장의 압력이라고 추정을 하는 것 같아요, 언론에서는. 그래서 이게 검찰과 일종의 거래나 딜을 하는 카드로 남겨둔 게 아닌가…]

앞서 한동훈 장관의 발언 보셨지만 상당히 날이 서 있는 모습이죠. 체포된 김 전 회장의 전격적인 입국, 기획 입국이란 일각의 의혹에 정면 반박했는데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멀쩡한 기업을 사냥해서 주가조작하고, 돈 빼돌리고, 정치인에게 뒷돈 주고, 북한에 몰래 돈 주고, 범죄행위 수사받다가 해외로 도피하면 최선을 다해서 잡아와야 하는 것이 국가의 임무입니다.]

민주당의 '정치보복' 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지금의 수사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수사라는 점을 들면서 이 대표를 향해서도 "당당하게 수사받으라"고 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맥락에 맞지 않는 공허한 음모론이나 다수당의 힘자랑 뒤에 숨을 단계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팩트와 증거로 말씀하시는 게 어떨까, 국민들께서 진짜로 궁금해하시는 거는 민주당이 말씀하시는 깡패 잡아오는 배후가 아니라, 깡패 배후일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장관의 발언들,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무게도 있지만요. 여당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대장동 의혹을 '토착비리 의혹' 으로 규정했는데 국민의힘 역시 이 프레임을 그대로 복사해 붙였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이 사건은 성남시라는 지자체에 있었던 지역 토착비리 사건들입니다. 나중에 이걸로 수사받던 분이 나중에 우연히 당대표가 되었다는 그런 식의 특수성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검찰은 이걸 그 성남시라는 지역에 있었던 지역 토착비리를 통상적으로 수사하는 방식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이제 조폭 출신 김성태 전 회장이 귀국하니 쉴드를 이재명 대표가 치고 있습니다. 조폭과 손을 잡고 토착세력과 검은 거래를 했던 부정비리 의혹을 덮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끓고 있던 민주당, 한 장관의 발언으로 마치 기름을 부은 듯 했는데요. 한 장관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습니다. 개별 사건에 대한 상세한 발언, 장관 발언 치고는 가볍다, '그만두라'고도 했는데, "국무위원이 아닌 정치 지망생의 처신" 이란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토착비리 범죄 뭐 이런 단어도 장관이 쓰셨다고 했는데 사실은 그분은 이제 장관을 그만두셔야 하는 발언들을 너무 많이 하시는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그 사람은 법무부 장관인데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특정 사건에 대해서 원래 물어봐도 대답 안 하는 것이 법무장관의 무거운 태도인데 너무 가벼워요. 이재명 대표 잡으려고 하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너무 야유성 발언을 많이 해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만약에 추미애 (전) 장관이나 조국 (전) 장관이 이런 말 했으면 법무부 장관이 개별 사건에 대한 지휘권도 없으면서 수사 가이드라인 주나, 이러면서 융단 폭격을 했을 만한 그런 발언이에요.]

검찰에 직접 달려간 민주당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당 원내대표단과 검찰독재탄압대책위원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소속원들입니다. 이들은 검찰이 이 대표를 대장동 의혹으로 또다시 소환 통보한 점에 대해서 집중항의 했는데요. 현수막에 내건 구호는 이 대표가 아니라 '김건희 주가조작 수사하라'는 거였습니다. '증거인멸 처벌하라'는 손피켓도 들었는데 이 대표와 김건희 여사를 비교하면, 공정하게 수사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검찰독재'에 의한 '사법살인'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주가조작 진상조사 김건희를 수사하라! 수사하라! 수사하라! 수사하라!}]

[{고발사주 다 보인다! 증거인멸 처벌하라! 처벌하라! 처벌하라! 처벌하라!}]

[박범계/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 : 오로지 선거에 패배한 정적을 죽이려고 윤석열 검찰이 혈안이 되어 있는 것 아닌가. 이쯤 되면 법의 외관을 빙자한 사법살인이라 할만하다. 검찰 독재가 계속되면 전국민적 저항운동이 필연이란 점을 경고한다.]

이런 모습은 검찰 수사에 대한 이 대표와 민주 '당'의 대응이 분리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내 일각의 주장과는 다른 방향인데요. '비명계'인 박영선 전 장관은 당내 율사들이 나서서 이 대표의 수사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구분 지어달라고 했었죠. 그런데 오히려 한 목소리로 똘똘 뭉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우리가 이것은 우리가 단일대오로 국민과 함께 싸워나가겠다. 나머지 이런, 이런 사안들은 정치적 탄압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어떤 실수라든지 아니면 뭔가가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좀 정리를 해주면 저는 오히려 민주당이 훨씬 더 새해를 맞아서 새로운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공격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는 당 지도부, 또 친명계 의원들과는 달리 이재명 대표는 오늘 검찰 출석 여부에 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쪼개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거라고 하셨는데 출석 여부 결정하셨을까요?} … 나와주세요, 대변인님. {주위에서 출석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안 나가실 예정이신가요?} … 수고하셨습니다. {김성태 회장 귀국길에 대해서 좀 보셨을까요? 어떻게 보셨을까요?} …]

당내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출석을 통보한 검찰의 정치적 의도가 뻔하니 출석해선 안 된다"는 의견부터 "지난 번 처럼 당당하게 출석해야 한다"는 의견, "이 대표 홀로 고독하게 출석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분분한 상황입니다. 시점의 문제지 결국은 이 대표가 출석할 수밖에 없을 거란 의견이 많은데요. 검찰이 건건이 소환하며 수사를 길게 끌고 가고 있는 데 대해선,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에게서 비판이 나왔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빨리 수사를 해서 사실관계가 뭔지를 빨리 정리를 해줘야 됩니다. 그래야 우리 민주당 내에서도 '아 이거 이재명 대표 책임이 뭐다 이것에 대해서는 책임은 있지만 그냥 우리가 수용하고 가자' 이런 판단을 할 것 아닙니까?]

검찰은 48시간 내에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전에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낼지도 주목됩니다. 모두 저희 다정회에서 소식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성태 "이재명 전화번호도 몰라"…한동훈 "말맞추기 신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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