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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빅마우스' 이준석, 한때 호흡 맞춘 김기현 맹비난

입력 2023-01-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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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적극적인 SNS 활동에 나섰습니다. 전당대회가 친윤 대 비윤의 구도로 흘러가면서 친윤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특히 한때 당내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등 돌린 김기현 의원을 맹비난하고 있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전당대회를 앞두고 활동을 재개했죠. 친윤계를 향해 특유의 공격력을 거침 없이 발산하고 있는데요. 최근 이 전 대표의 워딩을 너튜브 형식을 빌려 5개의 클립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첫번째 클립 "윤핵관 착각? 오히려 좋아ㅎㅎ"부터 클릭해보겠습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자기가 당대표였을 때 들어온 당원들의 구성안, 그리고 그들의 의견, 그들의 여러 가지 판단, 이런 것들을 저들이 아직 모를 거다, 윤핵관들이 모를 거다. 그들의 성향이 그냥 무조건 '그래, 윤석열 대통령 성공해야지. 그래, 윤핵관들 잘하고 있어' 이런 성향은 아닐 거다.]

이 전 대표, 보수 진영 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에게 먼저 톡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되죠. 윤핵관들은 바뀐 룰이 친윤 주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 전 대표는 당원들이 결코 윤핵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점친 겁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한테 표현이 아마 윤핵관들이 까무러칠 거다. 자기네들 생각과는 당원들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을 거다, 그런 식의 얘기를 하더라고요.]

국민의힘 책임당원, 이 전 대표가 취임한 이후 지난해 6·1 지방선거 직후까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28만명에서 79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하는데요. '이준석 징계 사태'로 다시 75만명 정도로 줄었다가 지난해 말 기준 다시 79만명 선까지 반등했다고 합니다. 일부가 탈당하긴 했지만 이 전 대표의 재임 기간 신규 가입한 당원들이 기존 당원들의 숫자를 훌쩍 뛰어넘은 셈인데요. 이 전 대표는 이들의 성향이 친윤 주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 겁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준석 당대표 때 들어온 사람들이 한 40만명 되는데 그때는 대선이었기 때문에 또 각 캠프에서도 막 대규모로 당원 홍보를 했었으니까. 그래서 결선투표 가면 결국에는 윤핵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과가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사실상 친윤계 단일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죠. 김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기 때문인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 지난 15일) : 원내대표 맡아서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지휘하면서 이겼잖아요. 이준석 대표는 사고 쳤죠, 대선 과정에서. 넉넉히 이길 수 있는 걸 사고를 쳤죠. {아, 넉넉히 이길 수 있는 거를.} 완전히 질 뻔했잖아요, 이준석 대표가 사고 쳐서요.]

이 전 대표, 이 발언은 참기 어려웠나 봅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섰는데요. 두번째 클립 살펴보겠습니다.

[이준석 (페이스북/음성대역) : 이준석 때문에 대선을 질 뻔했다면서 본인이 지휘했다고 하시면 이건 무슨 난센스입니까? 대선 일등공신 여론조사에서 어디계십니까? 윤핵관에 포함되어 계십니까? 지방선거는 제가 예우상 시켜드린 공동선대위원장 하신거 아닙니까. 입 씻는 것을 넘어서서 뒤통수까지 가지는 말자고요.]

'윤 대통령 당선 일등공신에 국민 34.8% 이준석…윤핵관은 4.7%'라는 제목의 한 여론조사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렸죠. 김 의원의 기여도는 윤핵관에 소속된 거 아니냐며 비꼰 건데요. '난센스', '뒤통수' 등 날 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대선 때 당 지도부의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었죠. 당시 비교적 손발이 잘 맞았다는 평을 들었는데요.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1년 6월 13일) : 오늘 따릉이 타고 오셨다면서요.]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2021년 6월 13일) : 예, 제가 원래 킥보드 타고 다녔었는데요. 킥보드가 각종 규제가 늘어나가지고 이제는 따릉이로 바꿔가지고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1년 6월 13일) : 대표님이 딱 따릉이 타고 백팩 메고 나오니까 딱 어울려요. 굉장히 당이 젊어지는 거 같아서 아주 좋습니다.]

이때 쌓은 유대감 덕분일까요? 김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에도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곤 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해 8월 25일) : 이준석 대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많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이런 것들이 남다른 아주 특출한 것들이 있고, 그런 것을 잘 활용하면 '선용'이라고 표현하죠. '좋은 방향으로 잘 활용하시면 굉장히 성숙될 수 있을 텐데'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이 전 대표도 김 의원을 신뢰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지난해 말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손을 잡고 김장연대를 형성했죠. 이때부터 김 의원에 대한 신뢰가 깨진 듯합니다. 이제 김 의원은 이 전 대표에게 새우 한 마리에 지나지 않는 존재가 됐는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22일) : 새우 두 마리가 모이면 새우 두 마리고요. 절대 고래가 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 헤비 유저인 이 전 대표, 한 번의 반격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김 의원에게 후속 2연타를 날렸는데요. 세번째 클립 "n성가노 ㅆㄷㄱ배틀?"입니다. 얼핏 봐서는 외계어 같기도 한 게시글인데요. '김기현 "이번 전대는 어대현…김장연대, 더 이상 의미 없다'''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올린 글입니다. 하나씩 뜯어 살펴보면요. 먼저 'n성가노'는 삼성가노(三姓家奴)의 확장판인 것 같은데요. '삼성가노'의 표면적 의미는 성을 셋 가진 종놈입니다. 삼국지의 인물 여포를 비하하는 용어로 사용됐다고 하는데요. 여포가 정원과 동탁 등 양아버지를 여럿 배신한 점을 가리킨 겁니다. 삼성가노는 이 전 대표가 지난해에도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썼던 표현이기도 한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8월 13일) :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표현은 사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였던 '삼성가노(三姓家奴)'보다도 훨씬 더 근본이 없는 용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 위기를 맞았던 원인으로 장 의원을 꼽았죠. 삼성가노 같은 장 의원이 윤핵관 중의 윤핵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문제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장 의원이 지난 2017년 3명의 대선주자를 지지했던 이력을 거론하며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꼬집은 건데요.

[장제원/당시 바른정당 대변인 (2017년 1월 12일) : 반기문 전 총장은 우리 미래세대에게 큰 희망이 될 것입니다. 바른정당은 반기문 전 총장의 대권 행보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장제원/당시 바른정당 의원 (유튜브 '국제신문' / 2017년 4월 29일) : 이 젊음의 힘으로 유승민을 세운 대한민국의 첫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십시오, 여러분!]

[홍문표/당시 바른정당 의원 (2017년 5월 2일) : 오늘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13명은 보수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 'n성가노'란 표현은 n개의 성을 가진 종놈이란 뜻일 텐데요. 삼성가노로 지목한 장 의원 의원을 포함해 당권을 위해 자신과의 신의를 저버린 김기현 의원까지, 김장연대 둘 모두를 저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ㅆㄷㄱ배틀'에서 'ㅆㄷㄱ'은 뺨의 비속어인데요. 김장연대를 통해 윤심을 얻으려던 김 의원도 최근 장 의원의 거친 발언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죠. 'ㅆㄷㄱ배틀'은 결국 이 둘의 엇박자를 가리킨 듯한데요. 김장독이 깨질 위기에 처한 상황을 비꼰 셈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 김장연대란 말은 이미 벌써 다 철 지난 것이니까요, 그런 용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라서 그런 용어는 안 써주셨으면 좋겠고요.]

다음 클립은 "곽상도 감쌀 땐 언제고"인데요. 이 전 대표는 김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곽상도 전 의원을 감싼 점도 들춰냈습니다. 대장동 의혹이 터지고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50억 클럽에 연루됐을 때 김 의원이 보인 태도를 짚은 건데요.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1년 9월 27일) : 곽상도 의원의 경우에도 그런 제보에 들어와 있던 것도 사실이고 본인에게 어떻게 된 경위인지 물었더니 언론에 보도된 것과 같은 형태의 그런 답변이었습니다. {바로 조치하지 않으신 이유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특검에 의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단 입장이라고 말씀을 방금 드렸습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김 의원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생각이죠. 그런 판단력으로 어떻게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냐며 김 의원을 깎아내렸는데요.

[이준석 (페이스북/음성대역) : 곽상도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곽상도 의원이 억울한 것 같으니 언급을 자제해야 된다고 저한테 이야기하던 분이 있었죠. 그 판단력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습니까? 적당히 합시다. 가만히 있는 사람 때려서 왜 일을 시작합니까?]

마지막 클립은 "충무공 때문에 임진왜란 질 뻔?!"입니다. 친이준석계인 김웅 의원도 측면 지원에 나섰죠. "'이준석 때문에 선거 질 뻔했다'는 말은 '충무공 때문에 임진왜란 질 뻔했다'는 말과 같다"며 이 전 대표를 옹호했습니다. 대선에서의 이 전 대표의 활약을 임진왜란 때 충무공의 전공에 빗댄 겁니다. 김기현 의원을 함께 공격하기도 했는데요. "다음 총선 때 당신 같으면 이준석에게 지원해달라고 하지 윤심 원툴인 구태들에게 지원해달라고 하겠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자, 이렇게 이 전 대표 관련 5개의 클립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전당대회 레이스가 '친윤 대 비윤' 구도로 전개되면서 이 전 대표도 참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왠지 전당대회 막판까지 적극적인 장외전을 펼칠 것 같은 느낌이죠.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과거 이 전 대표의 발언으로 정리합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6월 12일) : 제대로 자기 정치 하겠습니다.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가지고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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