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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 도·감청은 무주공산, 우리나라도 마음만 먹으면…"

입력 2013-10-30 17:53 수정 2013-11-27 20:00

"미국, 준 슈퍼컴퓨터 트랩도어 8만대 보유"
"일반 통화까지 감시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아"
"적극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 공세적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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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준 슈퍼컴퓨터 트랩도어 8만대 보유"
"일반 통화까지 감시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아"
"적극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 공세적 정책 필요"

[앵커]

미국 정부가 해외 35개국 정상들에 대해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정보전쟁, 그 실태에 대해 국가정보기관 전문가, 한희원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미국 우방국 대통령 전화까지 도청했는데
- 미 도청은 오래된 얘기다. 노출 안 됐다면 통상적으로 계속 이뤄졌을 것이다. 아마 이번에 발끈한 독일도 미국 등 다른 나라를 도청하고 있을 것이다.

Q. 미국 NSA의 도청대상, 한국 포함됐을까?
- 한국은 동북아의 축을 담당하고 미군이 주둔해 있는 나라다. 또 북핵까지 고려하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나라에 대한 도청은 너무나 당연하다. 대통령도 아마 도청되고 있는 걸 알 것이다.

Q. 미국 도청에 대한 우리의 대응 어때야 하나
-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 할 것이다. 그러나 한 국가 내에서는 인권이 보장되지만, 전세계상의, 사이버세계상에서는 어떤 국익 정보를 얻는 것은 그 나라 역량이다.

[앵커]

미국의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이 이번 도청 문제에 관해 "대화 의지를 표명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협의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해 9개 나라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미국이 한국을 도청해왔음을 우회적으로 시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 정부의 입장, 성문규 기자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성 문규 기자! (네, 성문규입니다.) 정부가 미국에 우리 대통령 도청 여부에 대해
확인 요청을 했었죠?

[기자]

우리 정부도 영국 가디언지의 폭로 직후 우리 대통령이 도청 대상이었는지 미국 측에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답변은 "문제제기를 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원론적인 것이었는데요.

도청을 했다는 것도, 안 했다는 것도 아니고 참 애매한 답변이죠.

그런데 이런 미국 측의 답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주미대사관 측이 미국 국무부 관계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더니, 그 자리에서 이렇게 답변을 했다는 건데요.

따라서 우리 외교부는 "이것이 미국 측의 최종 답변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최종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미국의 답변은 사실상 도청을 시인한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런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우리와 미국 측의 요청.답변 내용을 봤을 때 "미국이 도청을 사실상 인정하고 이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앞서 지난 25일에는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미국의 도청 의혹을 보도했던
전 '가디언'지 기자가 "미국 국가정보국, NSA가 한국에 대해서도 도청을 해왔다.
한국에 대한 도청 기록을 갖고 있는데 정리해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들에 대한 도청 행위를 금지시키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게다가 북한 문제가 미국의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죠,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보면 미국이 우리 정부나 청와대를 상대로 도청을 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반응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권도 이 문제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만 여야가 조금씩 접근 방법이 다릅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우리 정보기관의 '도감청 방어 능력'에 초점을 두는 반면에

야당은 정부가 불법도청을 당하고도 제 할 말을 못한다며 청와대 책임론에 무게를 싣는 모습입니다.

+++

Q. 미국의 도청 사실일 경우, 우리정부의 대응은?
- 사실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현실적으로 논의되는 방안은 이것에 대한 국제규범을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어렵다. 다른 나라의 정보 파악은 그 나라의 책무다. 태평양에서 이뤄지는 것은 도청이 아니다. 자국내에서 이뤄지는게 도청이다. 타국에서, 무주공산에서 벌어진 것을 그냥 획득하는 것이다. 타국에 대한 도·감청은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Q. 독일 메르켈 총리, 미국에 항의했는데.
- 메르켈 총리의 항의전화는 하나의 정치적 쇼다. 아마 메르켈도 도청되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 우방국까지 이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Q. 청와대-대통령 도감청, 어떻게 가능한가?
- 미국 법에 의하면 정보기관의 경우 무기한 특허를 낼 수 있다. 거기서 내는 아이디어는 상상을 초월하는 과학기술이다. 한 예로 미국은 자신들이 여러 나라에 제공한 준 슈퍼컴퓨터에 트랩도어를 8만대 설치해서 언제든 접촉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고 한다. 직접 우리의 전화를 옆듣는게 아니다. 일반 통화까지 감시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슈퍼컴퓨터가 잡은 통화가 어떤 알고리즘을 가지고있는지 분석해서 도청이 된다. 자동 추출되서 도청되는 것이다.

Q. 35개국이나 도청했다고 하는데
- 정상뿐만 아니라 UN, EU까지 도청했다. 2008년 한 해에만 3조개의 정보를 수집했다. 가디언의 발표는 축소된 것이다. 87년에 이미 폭로성 기사가 있었다. 연연방 5개국이 에셜론이라는 하드웨어를 만들어 전 지구를 감시할 수 있게 했었다.

Q. 해외 정보 감시 법원 승인 안 받았다고 하는데
- 소위 스파이법원의 쟁점은 소집한 정보가 해외정보인가 국내정보인가 하는것이다. 2008년 법에 의해 이것은 해외정보라고 미 법원이 판단했다. 하지만 어느 부분 국내정보라고 하면 영장을 내기도 한다.

Q. 미국의 정보 독식 문제는 없나
- 미국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우방이 득본게 더 많다고 이야기 한다. 미국의 정보능력으로 지구의 평화와 안전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입 다물고 있는 것도 그렇다.

Q. 미국 도청에 대한 중국 러시아의 침묵은
- 스노든은 가디언 지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부분에 입다물고 있다. 중국, 러시아도 수도없이 지금 미국에 대해 도감청을 시도하고 있다.

Q. 힘있는 나라가 정보 독식하는 현실에 대해
- 우리가 극히 일부분의 예산을 이 부분에 투자한다면 거기서 얻을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도 마음 먹는다면 첩보 선진국이 될 수 있다.

Q. 타국가의 도청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은?
- 우리가 장비와 법도 없는데 당하지는 말아라 하면 안된다. 적극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 공세적 정책이 필요하다. 사이버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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