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초대 경찰국장인 김순호 치안감의 이른바 '밀정 특채' 의혹과 관련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하는 이성만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오늘(11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국장이 심경의 변화를 통해서 고백한 것이 아니라 노동 활동을 하면서 채집한 증거를 다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국장이 단순히 전향한 것이 아닌 녹화사업을 거쳐 프락치가 됐고, 이후에 인노회(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에 침투했다는 주장입니다. 이 의원은 "녹화사업의 대상자가 됐던 사람들을 일련의 번호로 기술한 서류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습니다. 녹화사업은 군사독재 시절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이뤄진 프락치화 작업을 말합니다.
결국 김 국장이 녹화사업을 통해 밀정 역할을 하게 됐는지는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존안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을 전망입니다. 개인정보인 이 자료는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 열람이 가능합니다. 민주당은 이 자료도 공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김현정 민주당 비대위원은 어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김 치안감의 활동이 국가기록원에 보존돼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공안 통치 시도에 국민께 사과하고 국가기록원 자료를 공개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국장은 인노회에서 활동하다 경찰에 특채됐단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89년 인천·부천 지역 노동자 단체 '인노회'는 당시 이적단체로 규정돼 조직원 여러 명이 구속됐고, 같은 해 6월쯤 해체됐습니다. 김 국장은 이 단체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잠적했고, 단체가 해체된 뒤에 경찰로 특채됐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 김 국장의 '밀고'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기자 간담회 참석하는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 〈사진=연합뉴스〉 계속되는 논란에 김 국장이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김 국장은 오늘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 시선 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김 국장은 "총경 때도, 경무관 때도 아무 말이 없었는데, 경찰국장이 되니까 갖은 억측과 의혹을 제기하면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국장은 자신이 특채된 이유를 '주사파에 대한 전문지식'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국장은 "전문지식이 있는 자로 해당돼 특채가 된 걸로 안다"며 "주사파로 오래 활동을 했다"고 했고, 당시에 얻은 지식이 채용에 도움이 됐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인노회 사건 당시 이른바 '밀정' 역할을 했다는 의혹엔 "의심받을 게 뻔한데 인노회 사건이 끝나자마자 어떻게 특채가 되겠는가"라며 반문했습니다. 자신의 특채를 주도한 사람이 홍승상 당시 경감이었냐는 질문엔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존안 자료를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는 "고민 중이고 조만간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