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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미래지향적 협력"…피해자들 "어느 나라 대통령?"

입력 2023-03-07 18:16 수정 2023-03-0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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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어제(6일) 발표한 강제동원 배상안을 둘러싼 논란이 오늘도 뜨겁습니다. 윤 대통령은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하면서, 피해자의 입장도 존중했다고 직접 설명했는데요. 피해자들은 이러한 발언에 더 반발하고 있습니다. 강제동원 배상 문제가 결국은 일본은 빠진 채 우리 내부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정치권 공방까지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대국민 설득 >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 발표, 그 후폭풍이 거셉니다. 그래서 오늘도 첫 번째 픽과 두 번째 픽을 함께 진행합니다. 먼저, 오늘 윤 대통령은 배상안 발표 뒤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는 윤 대통령,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부터 '대국민 설득'에 나설 것이라며 언론들은 주목했는데요. 3월 들어 부쩍 많이 듣는 이 단어,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제10회 국무회의 : 3·1절 기념사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지금은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 경제, 과학기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한·일 간의 미래지향적 협력은 한·일 양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을 지켜줄 것이 분명합니다.]

네, 바로 한일 간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인데요. 우리 정부가 특히 집중하는 부분은 안보와 경제입니다. 안보 문제부터 짚어드리면요. 한미 협력은 곧 한미일 3각 공조까지도 연결됩니다. 우리는 북핵 위협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 견제를 위해서 절실한 부분이죠. 따라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그래서일까요. 미국은 곧장 대대적인 환영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말씀하신 대로 이곳 시간 일요일 밤 11시였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명의로 신속하게 성명을 내고 '오늘(6일) 발표는 획기적인 새 장을 열었다, 미래 번영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공식 발표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요, 민감한 역사 이슈에 대한 한·일 정부의 역사적인 발표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 어제도 짚어드렸다시피 우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한국과 일본이 직접 풀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여전히 미온적입니다. 하야시 외무상, 어제 이 문제는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고 했죠. 그러면서 오히려 우리나라의 WTO 제소를 언급했는데요. 이쯤 되면 박진 장관이 언급한 '물컵 반잔'은 누구 몫인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어제) : 물컵에 비유하면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그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대통령실은 하지만, 외신 반응을 직접 모아 기자들에게 공지하면서 이번 배상안의 성과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는데요. 그래서 저도 일본 현지 언론을 찾아봤습니다. 대체적으로 일본 정부에 좀 더 적극적인 대응 주문하고 있는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 한국 측이 보여준 개선책에 따라 원상 복귀하는 것이 순리"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해서도 도쿄신문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일본 정부와 피고 기업의 적극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러한 보도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일본 정부의 반응이 미온적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겠죠.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아예 자민당 참의원의 한 중진의 말을 빌어서 "일본의 완승"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언론은 윤 대통령이 배상안을 서둘러 발표하라고 지시한 배경으로 외교 일정을 꼽았습니다. 대통령실이 구상하는 외교 일정, 저희 출입기자 설명으로 직접 들어보시죠. 

[JTBC '뉴스룸' (어제) : 내부적으로는 사실 3월 말에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이 얘기가 좀 나오고 있는데요. 또 윤석열 대통령이 4월 말에는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일정도 현재 검토가 되고 있는 중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한다는 숙제를 서둘러 끝내려고 한 것 아니냐, 그러다 보니까 해법이 다소 너무 성급하게 나온 것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3월과 4월 연쇄 정상회담을 거쳐 5월에는 기시다 총리의 초청을 받아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까지도 구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스타트를 끊을 한일 정상회담, 일본 매체는 윤 대통령이 오는 16~17일 일본을 방문해 갖는다고 보도했는데요. 대통령실은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면서도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이렇게 윤 대통령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모습인데요. 여기서 다시 윤 대통령의 오늘 국무회의 모두발언으로 돌아가봅니다.

[제10회 국무회의 : 정부는 어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한·일 관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과 미래 발전에 부합하는 방안을 모색해 온 결과입니다.]

여기서 우리 정회원 분들은 어느 부분이 귀에 들어오셨나요? 저는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이 부분이 유독 크게 들렸는데요. 피해자들도 같은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소송 대리인을 맡고 있는 임재성 변호사를 통해 들어봅니다.

[임재성/강제동원 소송 법률 대리인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외교부 설명 자료에 이렇게 이렇게 많이 만났다라는 날짜가 기재돼 있는 걸 보고 저희도 좀 그렇게 느꼈고요. 실제로 피해자의 유족이죠, 한 분은 '아니, 이게 3월 초에 이렇게 발표한다는 게 정해져 있으면 우리가 2월 말에 만났는데 사실상 요식행위 아니었냐. 이미 우리 만나기 전에 안은 다 확정돼 있었는데 노력한다는 얘기 왜 하는 거냐' 이렇게 화를 내기도 하셨습니다.]

임 변호사는, 속도감 있는 해결을 주문했다는 윤 대통령 향해서도 "그렇다면 피해자들을, 정상회담 같은 다른 정치적 성과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생각하는 것인가" 이렇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보복 조치가 시작됐을 당시, 이춘식 할아버지의 눈물이 함께 떠오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춘식/강제동원 피해자 (JTBC '뉴스룸' / 2019년 8월 2일) : 마음이 아파서 눈물 나오지. 나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네. 나 하나 때문에 그러는가.]

두 번째 픽 이어서 갑니다. < "우리끼리의 싸움" >입니다. 조금 전 보신 이춘식 할아버지를 포함해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배상을 받아야 하는 15명 중 생존자는 단 3명뿐입니다. 다른 생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는 오늘 국회를 찾았습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함께 하는 긴급 시국선언에 함께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성주/강제동원 피해자 : 일본 사람들이 우리를 끌고 갔는데 어디다 대고 사죄를 하고, 어디다가 사죄를 받고 어디다가 요구를 하겠습니까. 공부도 하고 일을 하면 돈도 준다고 하고 그렇게 꼬셔서 데려가서 평생 골병이 들게 이렇게 만들어놓고 지금은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우리는 어디다 대고 하소연을 합니까.]

정치권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말 그대로 총공세 중입니다. 오늘 이재명 대표는 당 평화·안보대책위원회를 열었고요. 긴급 시국선언에도 직접 참석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즉각적인 국회 외통위 소집과 긴급 현안질의를 위한 본회의 개최도 여당에 제안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윤석열 정권이 역사의 정의를 저버리고 일본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 배상안은 일본에 전쟁범죄 면죄부를 주는 최악의 외교적 패착이자 국치입니다. 국가의 자존심을 짓밟고 피해자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계묘늑약과 진배가 없습니다.]

여기에 맞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는 점을 입을 모아 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불붙는 전현 정권 공방입니다. 오늘로 임기를 마치는 정진석 비대위원장, 2019년에 나왔던 이른바 '문희상안'을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이 "누구도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던 폭탄 처리에 나선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문희상안', 한일 기업과 국민 성금으로 기억·화해·미래 재단을 설립하고, 이 재단이 피해자에게 제3자 변제하도록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피해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은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문재인 정권 출신 생각은 다릅니다. 지난 정권에서 외교부 제1차관으로 이 문제를 챙겨봤던 최종건 교수의 말입니다.

[최종건/연세대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건 안 되는 해법이었죠. 우리 헌법체계의 문제입니다.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최고인 대법원이 민사소송에 대해서 판결을 내린 것이고, 일본 기업의 사죄와 그리고 배상조치가 있어야 된다라고 했는데 행정부가 나서서 외교적이라고 하는 문제 때문에 사법부에 내린 판결을 일종의 흔들거나 무효화시키는 행위를 하면 그것은 매우 헌법체계를 유린하는 상황과 마찬가지입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배상안은 일본은 쏙 빠진 채 우리끼리 '갈라치기' 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는데요. 소송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도 같은 지적을 합니다. '제3자 변제', 민법에 따르면 피해 당사자가 동의해야 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안부 산하 재단이 피해자들에게 "돈 받고, 대법원 배상 판결로 생긴 채권 포기하라" 설득을 할 텐데 여기서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임재성/강제동원 소송 법률 대리인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그리고 이제 싸움의 주체도 이제는 한국에 있는, 행안부 산하에 재단이 있습니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지원재단이라고요. 그 재단이 피해자들의 채권을 없애는 역할을 할 겁니다. 그 재단이 '채권을 없애는 절차가 위법하다' 이렇게 싸워야 되는 형국이 돼서 이제는 일본과 싸우거나 일본 기업과 싸우는 게 아니라 한국의 공공기관과 싸워야 되는 형국이 됐고, '한·일 관계는 정상화됐다' 이런 식의 홍보, 설명들이 이루어지겠죠.]

정부는 피해자가 배상금을 거부하면 공탁, 즉 법원에 맡겨두고 채권을 없애는 방안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피해자 측은 '2차 가해'라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소송은 3건, 원고는 15명에 불과합니다. 아직 진행 중인 강제동원 소송만 약 70건, 피해자와 유족 등 원고는 1천 명이 넘는데요.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고달픈 법적 다툼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 번째 픽, 일본 관련된 소식 하나 더 짚고 갑니다. < '일장기' 목사 > 입니다. 3·1절에 세종시의 한 아파트 주민이 일장기를 게양해서 소동이 벌어졌죠. 이 아파트 주민, 목사로 밝혀졌습니다. 유튜브에 교회 설교 영상을 올린 것도 뒤늦게 발견됐습니다.

[일장기 건 주민/A교회 설교 영상 : 이완용 선생과 데라우치 총독 사이에서 합병 조약이 이뤄졌습니다. 대일본제국의 시대가 됐습니다. 문명을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근대식 교육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일본 때문에 일본으로 인해서…]

이 목사가 소속된 교단 노회는 제명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는 제명 가능성까지도 언급했는데요. '일장기' 목사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요. 항의한 주민들을 처벌해달라며 국민신문고에 청원 글을 올린 상태입니다.

다음 픽은 < "나는 메시아" > 입니다. 기독교복음선교회 JMS 총재 정명석 씨, 저희 JTBC도 계속 추적 중인데요. 피해자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2명이 정씨를 추가로 고소하겠다고 저희 취재진한테 밝혔는데요. 정씨의 수법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정명석/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JTBC '뉴스룸' / 지난해 7월 12일) : 다른 사람 만지지 마. 이거는, 하나님 것이니까, 응? 알았어? 하나님이 선생님 것이고, 하나님 뜻인 거야, 알겠어? 이거는 하나님 뜻이야.]

이러한 식으로 자신을 '메시아'라고 칭하며 신도를 세뇌한 뒤 성폭력을 저지르는 거죠. 최근 한 다큐가 공개되면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대학생 때 잠시 JMS에 몸담았다가, '안티 JMS 운동'을 30년 동안 이어오고 있는 김도형 교수의 증언은 더 충격적입니다.

[김도형/JMS 탈퇴자모임 '엑소더스' 전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아주 뚜렷한 정명석의 취향이 있다면서요.} 키가 커야 됩니다. 최소 170은 넘어야, 주로. 워낙 집중적으로 교육을 하죠. 예쁜 여성일수록. 그래서 어느 정도 교육이 됐다 싶으면 정명석에게 면담이라는 이름으로 면담을 시키는데 그러면 바로 성폭행이 이어지는 겁니다. (자궁) 건강검진도 있고…]

이미 징역 10년을 살고 나온 정씨는 지금도 성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이원석 검찰총장은 어제 진행 상황을 보고 받고 "엄정한 형벌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마지막 픽은 < "미친 망발" > 입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독설'이 또 공개됐습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북한이 ICBM을 태평양에 쏘면 격추하겠다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 "엄청나고 미친 망발"이라고 한 것입니다. 연합훈련을 앞둔 우리와 미국을 향해서도 "언제든지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통일부는 "지금 악화된 정세는 북한이 초래한 것"이라면서 "평화를 위한 올바른 길을 선택하라" 이렇게 촉구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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