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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기름 부은 개각 발표…불붙은 '대통령 하야론'

입력 2016-11-03 18:17 수정 2016-11-0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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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조금 전인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국무총리로서의 권한은 100%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양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죠. 하지만 이번 개각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은 더 커지고 있어서 총리 인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특히 야권에선 하야론이 공개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3일) 여당 발제에선 급박한 정치권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국회에 전시돼 있는 조각 작품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옆에 거만하게 서 있는 이 인물. 우리가 다 아는 그분, '순실 씨'을 연상시킵니다. 작가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걸로 보여집니다.

'최순실 닮은꼴' 조각이 전시돼 있는 국회. 오늘도 하루 종일 최씨와 대통령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특히 총리 발표 이후 야당은 공개적으로 하야를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오전, 이상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6명은 "대통령은 하루빨리 퇴진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도 하야 요구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대통령 하야를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기자회견을 하셨는데 그것도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게 국민의 뜻 아닌가요? 지금 이미 대통령은 거의 식물대통령에 지나지 않게 됐고 그야말로 대통령의 위기가 나라의 위기, 또 국민의 불행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문재인 전 대표/더불어민주당 (어제) : 국민들의 압도적인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하야하고 퇴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민심을 잘 알고 있고 또 그 민심에 공감합니다.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저도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라는 점을 말씀드려 둡니다.]

오늘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하야 요구를 당론으로 정하는 문제를 놓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야"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늘었다고 합니다.

[이재정 원내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어제, 오늘 민심들이 다 반영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서 하야, 퇴진, 탄핵 뭐 궁금하시죠? 그런 얘기들도 있었고요. 내일쯤에는 당이 어떤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도의 의견수렴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재로선 대통령이 하야를 결심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야당에서 순차적으로 '탄핵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실제로 민주당 일각에선 "탄핵안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에서 하야까지 거론하기 시작한 건 어제 발표된 총리 개각 때문입니다. 개각이 하야론에 기름을 부은 셈입니다.

여론도 더 악화됐습니다. 개각 발표 직후 여론조사에서 "하야 또는 탄핵해야 한다"는 응답이 55%에 달했습니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던 지난 25일에 비해 10%p 이상 늘어났습니다.

새누리당에서도 거친 발언들이 쏟아졌습니다. "대통령이 정쟁을 유도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총리 지명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대통령도 이해가 되지를 않고요. 또 김병준 총리 지명자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아요. 지금 청와대에서 하는 행태도 결국은 극단적으로 치닫게 해서 이 상황을 바꿔보겠다,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최순실 본질의 문제를 덮어보자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정도로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이렇게 보여요.]

이런 가운데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국정이 붕괴되는 걸 두고볼 수 없어서 총리 직을 수락했다"면서 정치권의 협조를 구했습니다.

[김병준/신임 국무총리 후보자 : 왜 박근혜 대통령 방패막이를 하려 하느냐. 같이 하야를 외쳐도 시원치 않은 사람이 도대체 왜 그러느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정이 붕괴되는 상황을 보고 그대로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국무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한 국무총리로서의 권한을 100% 행사할 겁니다.]

그러나 사실상 총리 인준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야당은 인사청문회 자체를 보이콧 했고, 여당도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내일 예정돼 있는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이 문제로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박계에선 분당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무한한 책임을 지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앞으로 그냥 가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러면 진짜 분당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모든 걸 다 주어도 아깝지 않다가
대책없이 속은 걸 알게 되지
첨부터 다 속은 걸 알게 되지

토마스쿡의 '사라진 불빛'이란 노래입니다. "하야하라"는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모든 걸 다 줘도 아깝지 않다"면서 대통령을 옹호하던 보수 지지층도 등을 돌리는 상황입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속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데,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아직 많이 모자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정치권에 불붙은 대통령 하야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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