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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혁 실종사건' 경찰수사 허술 비난 고조

입력 2012-10-23 17:45

고의잠적에 따른 3개월간 공권력 낭비…책임묻지 않고 귀가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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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잠적에 따른 3개월간 공권력 낭비…책임묻지 않고 귀가조치

'양재혁 실종사건' 경찰수사 허술 비난 고조


경찰이 삼부파이낸스 전 회장인 양재혁(58)씨 실종사건을 수사하면서 고의잠적에 따른 공권력 낭비 등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귀가조치시켜 비난이 일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 22일 오후 5시25분께 시민의 제보를 받고 부산 대연동의 한 커피숍에 있던 양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양씨를 상대로 그동안의 행적 등을 조사한 뒤 납치·감금된 사실이 없고, 실종신고 대상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오후 9시께 바로 귀가조치시켰다.

그러나 경찰의 이처럼 신속한 귀가조치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양씨는 경찰에서 그동안의 잠적 이유에 대해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게 되면 경찰이 잠적한 삼부파이낸스 정산법인 대표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행방을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부파이낸스의 남은 자산을 관리하는 정산법인 대표는 하모(63)씨로 지난해 11월 이 법인에 대한 부산지검의 수사 당시 잠적했던 인물이다. 양씨는 그동안 삼부파이낸스 은닉재산을 되찾기 위해 하씨를 찾아 다녔다.

양씨는 실종 직전 집을 나설때도 "하씨를 만나기 위해 속초로 간다"는 말을 남겼고, 가족들도 실종 신고 당시 "하씨를 만나러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서 양씨의 진술을 봐서도 양씨가 실종신고 이후 어느시점부터 경찰에 의해 하씨의 소재가 파악될때까지 고의로 잠적한 것이 분명한데도 경찰은 형사입건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실종신고는 사실로 보여지고, 이후 일부러 잠적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미필적 고의로 볼 수 없어 형사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7월19일 양씨 동생의 신고로 시작된 양씨 실종사건은 지난 3개월간 적지 않은 공권력 낭비를 가져왔다.

수사 초기에는 그의 행적을 찾기 위해 수많은 CCTV 등을 검색했고, 제보전화가 있을때마다 사실확인에 들어가는 등 경찰력 낭비가 적지 않았다.

더구나 양씨가 하씨의 검거를 위해 고의잠적해 경찰력을 사적인 것에 사용했는데도 경찰은 공권력 낭비에 따른 공무집행방해죄 적용은 물론 경범죄 처벌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양씨에 대해 경범죄 처벌 등 어떤 형태로든지 책임을 묻지 않을 경우 경찰력을 사사로이 이용하는 사례가 빈발할 수 있다"며 "경찰은 실종신고 진위부터 다시 밝히고, 고의잠적에 대한 공권력 낭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을 너무 안이하게 처리한 것 같다"며 "3개월 동안 경찰을 갖고 돈 인물을 그냥 귀가조치한 것은 납득이 안간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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