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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방까지 뒤졌지만…'훈민정음 상주본' 회수 못 해

입력 2022-07-21 20:37 수정 2022-07-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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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상에 공개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이 물건이 어디 있는지는 단 한 사람만 알고 있습니다. 바로 훈민정음 상주본 얘기인데요. 이게 어디에 있는지는 고서적을 수집하는 배익기 씨만 알고 있지만, 소유권은 정부가 가지고 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최근 문화재청이 상주본을 강제로 회수하기 위해서 배씨의 집과 사무실, 근처 가게도 뒤져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다짜고짜 훈민정음 상주본이 잘 있는지부터 물었습니다.

[배익기/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 잘 있지 못하죠. 이미 잘 있지 못한 것 다 아시면서 물으면 뭐라고 이야기합니까?]

잘 있지 못하다고 한 건 훈민정음 상주본 일부가 불에 타버렸기 때문입니다.

7년 전 자택에서 불이 나면서 그 안에 숨겨둔 상주본도 훼손됐습니다.

배익기 씨 자택은 2015년 불 탄 그 모습 그대로이고 당시 불에 탔던 골동품들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배씨가 여러 물건을 넣어두는 창고로 들어가자 파란 박스가 보입니다.

테이프로 꽁꽁 묶여 있고 빨간 딱지가 붙었습니다.

얼마 전 문화재청 직원들이 와서 배씨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압류한 겁니다.

[배익기/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 저 안에 책(고서)이 좀 있었어요. 책을 저 안에 두 박스 푸른색 가져온 통에 넣더라고요.]

자택만이 아닙니다, 배씨가 골동품 등을 모아놓고 운영하는 사무실도 수색했고 심지어 사무실 인근 다방까지 뒤졌습니다.

[다방 주인 : 해례본이 이 안에 있다 그런 식으로 제보가 들어왔나 봐요. 뭐 혹시나 나올까 하고 해례본이 나올까 하고 막 뒤지고 안에도 막 뒤져보고 했었어요.]

지난 2019년 배씨가 강제회수를 막아달라고 낸 소송이 기각되면서 상주본을 정부가 회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훼손 등의 이유로 집행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문화재청이 배씨 사무실이나 인근 다방에 있을 수 있다는 첩보를 받고 강제집행에 나선 겁니다.

하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김흥년/문화재청 문화재사범단속팀장 : 행방에 대해서 지속적인 탐문조사와 과정이 있었어요. 그런 과정에서 상주본이 은닉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특정 장소에 대한 첩보가 인지가 되어서…]

상주본 회수를 위한 배씨와 문화재청의 협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문화재청은 상주본 회수를 위해 배씨를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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