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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안론' 급부상…황교안 등 떠미는 보수의 딜레마

입력 2017-02-03 17:41 수정 2017-02-0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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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일)은 보수 진영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보수 진영에서 '황교안 대안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이 급작스럽게 물러난 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죠. 오늘 여당 발제에서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둘러싼 논란, 그리고 이와 관련된 정치권의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반기문 전 총장이 떠난 빈 자리, 그걸 재빠르게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있죠. 바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입니다. 지지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어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시죠. 지지율 11.8%로 전체 3위. 보수 후보 가운데는 1위에 올랐습니다.

궁지에 몰렸던 새누리당은 '메시아'라도 나타난 듯 반색하고 있습니다. 연일 출마를 압박하고 있죠.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 이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홍문종/새누리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황교안 권한대행께서 아직 후보 선언을 하지도 않았고 출마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말씀을 안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저 정도의 지지가 나온다는 거는 보수의 단일후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라는 것들을 지금 국민들이 암시해 주고 있는 거거든요. 출마 선언만 하면 제가 보기에는 최소한도 두 배 이상 나올 겁니다.]

어쨌든 지지율이 10% 이상 나온다는 건, '대선 후보' 황교안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국민들이 적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특히 반 전 총장이 물러난 뒤엔, 보수 지지층이 황 총리에게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새누리당, 그리고 이른바 '애국 보수' 세력에게 황 총리는 분명 매력적인 면이 있습니다. 이른바 종북 세력과 맞섰던 공안검사 출신이죠.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보수 성향의 대형 교회들은 보수 세력의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죠.

뿐만이 아닙니다. 황 총리에겐 이런 '반전 매력'도 숨어있었습니다. 수준급 색소폰 연주자입니다. 앨범을 두 장이나 냈습니다. 톱 연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부인도 복음성가 앨범을 낸 가수입니다.

그런데 '보수 후보'로서 약점도 뚜렷합니다. 담마진, 그러니까 두드러기 때문에 군대를 안 갔죠. 안보 문제를 중요하게 따지는 보수 입장에선 치명적인 약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군과 관련된 이야기는 조심스럽게 하는 게 좋을 텐데, 얼마 전 '건빵' 때문에 시끄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논산 육군훈련소 생활관 방문 (지난달 24일) : 하나 드시죠. 건빵 맛은 여전하네요.]

군대를 안 갔는데 군대 건빵 맛이 여전한 걸 어떻게 아는지는 지금까지도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지금은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국가 위기 상황이죠. 그런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권한대행이 무책임하게 물러나는 게 과연 온당하냐, 이런 비판이 많습니다. 만약에 황 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사상 초유의 직함을 보게 될 겁니다.

여기를 한 번 보시죠. 황 총리가 물러나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런 직함이 새로 붙게 됩니다. '유일호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 이건 마치 제가, '정강현 정치부장 권한대행 겸, 야당반장 직무대행 겸, 청와대반장 직무대행 겸, 국회반장 직무대형 겸, 여당반장'이란 직함을 다는 것 만큼이나 어색한, 초유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이건 어쩌면 더 큰 문제입니다. 황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해서 국무총리에 올랐고, 지금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은 최장수, 최고위 공직자입니다. 지금의 국정 파탄에 누구보다 책임이 큰 인물이죠. 만약에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상황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면, 책임져야 할 인물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황 대행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탄핵된 정권의 2인자에 불과합니다. 정말 깨알만큼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황 대행 역시 자중자애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 것입니다.]

물론 이런저런 문제가 있지만, 출마 자체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출마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습니다. 오늘은 과연 답을 내놨을까요.

[황교안/대통령 권한대행 : (총리님, 대선 출마 하실 건가요?) … (대선 출마 여부에 확답을 하지 않은 이유…) … (대선 출마 여부에 확답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뜻이 없으시다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말씀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

여전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침묵만 지키고 있습니다. 황 총리의 모호한 태도가 국정과 정치권에 불안감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말해줘 가지 말라고
어서 말해줘 망설이지 말고 한 번 더 말해줘
말해 말해 내게 말해줘야 해 야해
말해 말해 다시 말해줘

지누션의 '한 번 더 말해줘'입니다. 지금 보수 세력, 특히 새누리당이 황교안 총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딱 이거겠죠. '망설이지 말고, 출마하겠다고, 어서 말해줘'. 어쨌든 지금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황 총리가 가타부타 똑 부러지게 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국정 파탄의 공동 책임자로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답이 무엇인지, 고민 또 고민해보라는 정치권의 지적은 깊이 새겼으면 합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황교안 등 떠미는 보수의 딜레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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