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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체인지업, 왜 강한가

입력 2013-08-08 08:02 수정 2013-08-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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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체인지업, 왜 강한가


류현진(26·LA 다저스)의 체인지업과 추신수(31·신시내티)의 선구안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야구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BA)는 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감독을 대상으로 한 올 시즌 부문별 최고 선수(MLB 2013 Best Tools)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리그별로 최고 타자와 최고 투수 등 25개 항목으로 나눠 각 부문 3위까지만 선정했다.

류현진은 2008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콜 하멜스(필라델피아)에 이어 내셔널리그 투수 중 최고의 체인지업 부문 2위에 올랐다. '명품 구종'으로 공인을 받은 셈이다. 3위는 최고 불펜 투수로 꼽히는 타일러 클리파드(워싱턴)가 차지했다.


제구까지 갖춘 최대 무기

체인지업(Changeup)은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속도가 떨어지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구종이다. 류현진이 갖춘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한화 신인 시절이던 2006년 팀 선배 구대성(44·호주 시드니)에게 배웠다. 하지만 구대성은 "내가 던진 체인지업과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다른 공이다"며 "류현진은 신체상의 차이를 잘 이해했고, 더 대단한 구질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구대성은 "내 체인지업은 팜볼에 가까웠다"고 소개했다. 엄지와 새끼손가락, 손바닥으로 공을 지탱한 뒤 공을 던졌다. 회전이 적어 타자의 눈에는 공이 흔들려 들어오는 것처럼 보였다. 단점은 제구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류현진은 손이 작은 편이다. 손가락이 짧아 '끼워던지는 공'을 던지지 못한다. 포크볼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배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으로 공을 쥐는 것도 쉽지 않았다. 류현진은 "처음에는 구대성 선배에게 배운 대로 던졌다. 점차 검지·중지·약지를 사용했다. 던지기 편해서였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세 손가락에 힘을 주면서 공의 낙하지점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구대성은 "류현진 체인지업의 최대 강점은 투수 마음대로 제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구와 거의 똑같은 투구 폼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자가 '대비'하기도 어렵다. 류현진의 데뷔 초기 한화 감독이었던 김인식(66)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현진이는 직구와 거의 똑같은 동작으로 체인지업을 던졌다. 투구 자세와 팔 각도, 스윙 속도까지 비슷했다"고 말했다. 다른 투수들도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투구 동작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류현진은 거의 완벽하게 같았다는 뜻이다.

단, 체인지업을 던질 때 류현진은 왼팔꿈치와 손목을 1루쪽으로 살짝 비튼다. 직구를 던질 때와 유일하게 다른 동작이다. 하지만 타자가 이 자세를 보고 '구종'을 판단했을 때는 이미 대처할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 흐른다.

류현진은 시속 130㎞대 중반의 빠른 체인지업을 던졌다. 때론 각을 키우고, 구속을 120㎞대로 낮추기도 했다. 타자가 '직구'를 생각한다면 타이밍이 늦다. 류현진은 "던지는 폼이 직구와 같은데, 타자 앞에서 각도가 크고 빠르게 변하면서 위력을 내는 것 같다"고 자신의 체인지업을 평가했다.

추신수는 선구안 '넘버 3'

추신수는 선구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조이 보토(신시내티)와 마르코 스쿠타로(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내셔널리그 선구안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추신수는 7일까지 72개의 볼넷을 골라내 보토(85개)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일본인 선수 중에선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슬라이더 부문 3위를 차지한 다르빗슈 유(텍사스)만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남직 기자·배중현 기자 jiks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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